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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제주도 여행_한라생태숲에서 비바리뱀을 만나다_180728 토

책을 좀 읽으며 여유를 즐기다가 렌터카를 빌리러 간다. 오전 9시 40분이다. 2박 3일에 24만원. 쌍용차 티볼리는 처음 타 본다. 힘이 딸려서 기아 변속 느낌이 좋지는 않지만 편안한 차다. 휘발유 차량이어서 그런 모양이다. 시내에서 김밥 세 줄을 사고, 15분을 달려 한라생태숲에 도착했다. 도로의 한가함과는 달리 주차장에는 차량이 엄청나게 많아서 서너 명의 주차 요원들이 매우 바쁘다. 토요일이어서 그런 모양이다. 제주도민들 말소리가 특히 많이 들린다. 주차장과 입장료가 모두 무료다. 오늘 아침에는 8시가 넘어서 간신히 눈을 떴다.  샤워를 하고 마트에서 사온 패스츄리 스틱과 크로아상, 믹스 커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숫마르 숲길로 들어선다. 참 시원하다. 오가는 사람들이 모두 편안해 보인다. 셋개오리오름 쪽으로 길을 돌려 절물휴양림으로 향한다. 까마귀 베개 나무를 만났다. 재미있는 이름이다. 숲해설 공부를 하고 싶은데, 수강료가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책으로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다. 편백림 산림욕장에서 김밥으로 점심 식사를 한다.

 

절물자연휴양림 쪽으로 접어들자 붉은 자갈흙으로 길이 바뀐다. 장생이길 교차로에서 비바리뱀을 만났다. 한라산에만 있는 멸종 위기종이라 한다. 오들오들 떠는 그리미가 정신을 차리도록 온 길을 되짚어 가기로 했다. 거의 팔천 보를 걸었고 오후 한 시 십분이다. 평상에 누워서 허리를 쉬었다.





 

잘 정돈된 길이고 나무들이 볕을 막아 주지만 15,000보에 다다르자 몸이 피곤하다. 마지막 김밥과 물을 마시고 마지막 땡볕의 오르막길을 오른다. 요란하지 않은 산수국과 진입로의 범부채가 꽃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다. 휴게소에서 사과 음료를 하나 사서 시원하게 마신다. 꽉 찬 주차장이 이제는 제법 빈자리가 눈에 띈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책을 좀 보다가 십여 분 졸았다. 개운하다. 곽지해수욕장으로 출발. 매우 혼잡한데 6시가 다 된 늦은 시간이라 빈 자리가 하나씩 생긴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빈 자리가 났다. 얼른 차를 세우고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한 시간을 놀았더니 안내 방송이 나온다. 7시에는 가드들이 철수하고 해수욕장을 통제한단다. 바다색은 아름답지 않았지만 제법 높은 파도 속에서 즐겁게 혼자 놀았다. 아들의 빈 자리가 그립다. 물이 찬 데도 아이들은 물을 떠나지 못한다. 별스런 놀이를 하지 않는 데도 즐거운 모양이다.

 

돌아오는 길에 애월 해안도로에서 지는 석양을 보았다. 지는 해는 구름을 앞서지 못하고 수평선이 아니라 구름 속으로 사라진다. 해가 지는 삼십 여 분 동안 시원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즐긴다. 제주도의 여름이 이처럼 좋은 줄 몰랐다.

 

보말 칼국수를 먹을까 하다가 도청 근처의 가정식 백반집을 검색해서 그 옆집에 있는 낙지덮밥 집으로 갔다. 2인분을 주문해서 맛있게 잘 먹고 남은 것은 포장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청국장과 단호박 튀김, 노각 무침이 맛있었다. 배가 고파서 더 맛이 좋았다. 민준이네 식당 낙지덮밥, 적당히 매콤하고 낙지는 끊임없이 나온다. 숙소에 남겨 둔 소주 반 병을 마저 마셔 버렸다. 마시자, 반 병의 술!

 

아쉽게도 휴가가 끝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