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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제주도 여행_잘못을 알았을 때 멈춰야 한다_80730 빠니질리닉 понедельник

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먹기로 한 콩나물 해장국은 일어나지 못해 못 먹었다. 대신에 공항에서 그저 그런 우동 정식을 나눠 먹었다. 그리미의 화장품을 몇 개 사고 양주나 담배를 살까 했는데 사지 않았다. 초콜릿이나 청귤차도 눈에 띄었지만 무시했다. 태풍이 근접한다 해서 걱정했는데 날은 화창했다. 뜨고 내리는 것도 안정감이 있었고 스튜어디스들의 활기찬 모습도 보기에 좋았다. 총수 일가의 만행이 없었던 모양이다.





올리브 호텔의 청소 상태는 매우 훌륭했다. 시트를 갈아 달라고 계속 요청을 했는데 우리가 워낙 깨끗하게 사용하기도 했지만 차이를 느끼지 못해서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매일 교체해 주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가운은 교체해 주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요구하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어제 먹고 남긴 끌레도르를 아침으로 먹었다. 맛있게 잘 먹었다. 

 

주차비가 97,000원 나왔다. 둘이 타고 오기에는 아까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9천원 하는 선글라스가 눈부심을 잘 막아주어서 편안한 운전을 했다. 빨래를 하고 뒷정리를 한 다음에 책을 마저 읽었다. 추리소설은 이게 문제다. 별 것도 아닌데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한다. 그래도 이런 부분에는 공감한다. 잘못된 일이 있었다면, 얼른 멈추고 반성하고 사과하고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게 원점으로 돌아가야 더 큰 비극과 잘못을 예방할 수 있다.

 

노회찬의 죽음은 안타깝다. 잘못이 있었을 때 멈춰야 했다. 누구도 신은 아니다. 노회찬에게 신이 되라고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사람에 불과한, 그래서 야만의 티를 조금 벗은, 훌륭한 정치인이었다. 그런 그가 야만에서 막 벗어난 인간이라는, 자신의 한계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아쉬운 선택이었다. 그 때라도 멈추고 죄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죄에 대한 대가는 특별하지 않았다. 사람이 생명을 버려야 할만큼 끔찍한 죄는 그리 많지 않다. 하늘이 허락한 목숨이니, 그 목숨이 끝날 때까지 야만스러운 인간은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

 

우리 동네 한라산 도새기 집에서 제주도 돼지고기를 구워 먹으며 여행을 반성했다. 목소리 높이며 싸우지 않기로 했다. 꼭 지켜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또 약속을 해 본다.

 

이제 농원으로 내려가야 한다. 참 즐거운 여행이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우리집 가훈을 하나 추가했다. 잘 지키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부터.


1) 안에서도 잘 하자

2) 작은 목소리로 예쁜 말로 노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