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도브라예 우뜨라 доброе утро. 어제 늦게까지 서울대병원에서 장인 어른 경과를 지켜 보기를 잘 했다. 큰 문제는 없고 다음 주 수요일에 진료하고 처치를 끝내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지만 그림 공부를 위해 눈꺼풀을 잡아 뜯었다. 그림도 그리고 장도 보고 해서 음성에 갈 준비를 끝냈다. 마침 학생들도 늦게 도착해서 오후 4시 반 이후에나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오전에는 길이 많이 밀렸지만 오후가 되니 소통도 원활해 진다. 오후 4시가 되어 마을회관에 도착해서 학생 네 명과 함께 집으로 가서 작업 준비를 했다.
4시 반 정도부터 작업하는 것을 보고 수박과 음료수 새참을 준비해서 논으로 갔다. 뜨거운 열기에도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다. 수박을 나눠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직장을 다니면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라 일주일이 매우 빡빡하게 흘러간다 한다. 그런 속에서도 이 먼 곳까지 봉사활동을 하러 와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학생들에게 부탁한 일의 내용은 간단하다. 예초기로 풀을 베어낸 논가를 따라 크게 자란 풀들을 뽑아내는 일이다. 네 명의 학생이 달려들어 일을 하다 보니 금방 진척이 된다. 초보 농사꾼들이라 세심하지는 못하지만 뒷마무리를 내가 하고 앞선 일들을 학생들이 하니 손발이 척척 맞는다. 그리미가 막걸리와 고추, 오이를 두 번째 새참으로 내왔다. 한 병의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노동의 고단함을 위로했다. 힘든 일인데도 잘 참고 해 주어서 고맙다. 아직 논에서 똥냄새가 나지만 두 주일만 지나고 나면 구수한 밥 냄새가 날 것이다.
해 넘어가기 전에 논 일을 끝마치기로 했다. 오늘 다 마치지 못하면 내일 또 논에서 진흙 묻히며 힘들게 일해야 하니 오늘 늦더라도 일을 끝내기로 했다. 다행이 해가 딸깍 넘어가자 마자 일을 끝마쳤다. 중간에 작업 내용을 점검하는 회의를 5분 정도 가지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을 바로 잡아 주었더니 일의 품질이 훨씬 좋아졌다. 샤워까지 마치고 났더니 8시가 훌쩍 넘었다. 간단하게 맥주와 고기로 힘든 노동을 무사히 마친 기쁨을 나눴다. 모두들 기분 좋게 일했다 하니 우리 가족들 모두 즐거웠다. 아버지의 일장 격려 훈시도 있었다.
혼자 했으면 일주일이 걸렸을 일을 반나절 만에 끝냈다. 고마운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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