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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거미줄을 걷지 않기로 했다_180719 취뜨예르그

야외 샤워실에서 늦은 샤워를 할 때마다 달려드는 모기들에게 피를 헌납해야 한다. 그들도 생명인지라 피를 조금 나눠 주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물린 부위가 가려워서 힘들다. 그래서 샤워실 주변의 거미줄을 걷지 않기로 했다. 오늘 저녁 샤워를 하다가 모기에 세 방을 뜯겼다. 거미줄이 딱히 효과가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어제 늦게까지 예초기를 돌렸지만 일을 끝내지는 못했다. 그렇더라도 이삭 거름은 뿌려야 한다. 질소 인산 칼륨과 붕소가 골고루 섞인 이 복합비료가 벼 생산을 풍성하게 하는 모양이다. 1,400평의 논에는 대략 20kg 4.5 포대가 시비 적정량인데, 찰벼 논의 상태가 거름이 부족해 보여서 2.2포를 뿌리고, 메벼논에는 2.3포, 흑미논에는 0.5포를 뿌렸다. 8시에 나와서 작업을 끝내고 났더니 10시가 되었다.


음성에 다녀오면서 술과 음료수와 고기를 사다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주말에 대학생들이 봉사 활동을 나오면 새참으로 나눠 먹기 위해서다. 1박 2일 동안 마을회관에서 자면서 일손을 돕는다고 한다.


일을 마무리 하기 위해 뜨거운 햇살이 내려쬐는 오후 4시 20 드바짜찌 двадцать분에 나가서 호스를 펴는 작업을 했다. 밭 한 귀퉁이에 그늘이 있어서 그쪽에 메인 작업실을 차리고 고추밭에 농약을 뿌릴 준비를 한다. 두 말의 농약을 지고 고추밭을 오가다 보니 땀이 비오듯 한다. 그런데도 고추밭 이랑에 가득한 풀이 눈에 자꾸만 들어온다. 이 녀석들은 허장성세라 한 두 포기만 뜯어내면 깨끗해질텐데. 이런 상태로 방치하면 나중에는 기에 밀려 버리고 만다. 결국 주저 앉아서 몇 개를 뽑아내고 나니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6시가 조금 넘어서 농약 뿌리기는 끝났다.


오전에 다 뿌리지 못한 이삭 거름을 뿌리기 위해 논으로 갔다. 예초기도 가지고. 어머니께서 오셔서 흑미논에 비료를 뿌려 주셨는데도 예초기 작업까지 끝내니 해는 이미 기울고 높이 눈썹달이 떠 있다. 시간은 8시 보씸 восемь 20분이다. 저녁을 먹고 몸이 아파서 스르르 잠이 들었다.


모든 일을 끝냈으니 좋은 하루다. 드브르이 진 Добрый ден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