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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외형은 창대하지만 손대면 부러지는 두릅나무 새순_180612 프또르닉 вторник

이런 날은 앞날의 험난함을 이야기해도 손해 볼 것이 없다. 예측이 틀려서 앞날이 창창하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고, 예상대로 험난한 고비들이 즐비하면 마음의 준비를 했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극복하기가 훨씬 좋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가 만났다. 합의문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기대한 것 보다는 수위가 매우 낮다. 결국 단계를 밟아가며 비핵화로 가자는 북한 외교의 천천히 전략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신뢰가 쌓여야 진정한 평화가 올 수 있다. 남이든 북이든 미국이든 중국이든.


음성에 다녀와서 뉴스를 보다가 엄청나게 자란 두릅나무를 베러 나갔다. 앞의 논둑 쪽으로 심어진 두릅나무는 봄에 잠깐 향그러운 나물을 선사하고는 거대한 나무로 자란다. 재미있는 것은 새로 자라기 시작한 가지는 그 거대한 위용에도 손을 대어 힘을 주면 쉽게 부러진다는 것이다. 나름 방어를 하느라고 가시를 만들어 내지만 6월 초순까지는 가시가 발달하지 않아 처리하기가 좋다. 두 시간여에 걸쳐서 두릅나무를 잘라내었다.


보일러실을 정리하다가 어머니가 버릴려다가 놓아둔 농약병을 발견했다. 콩과 배추에 사용했던 진딧물 방제약과 나방 방제약이다. 마침 고추에 진딧물이 생겼다면서 농약을 사오라 하셨는데 잘 되었다. 정말 농약을 쓰지 않고는 고추와 배추와 콩을 키울 수 없는 것일까. 농약병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오늘은 경사스런 날이라 계란말이에 소주 한 잔 했다. 부모님은 열차가 개통되면 평양을 구경하고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거쳐 중국 구경을 하셨으면 좋겠다 하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