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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논에 물을 다시 대다_180607 취띠예르그

더 이상 물을 대지 않고 슬슬 논을 말리려던 계획은 돋아나는 풀을 보고 포기했다. 물을 빼려면 한 번에 물꼬를 터서 얼른 뺀 다음에 곧바로 채워넣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은 그리 하지만 실행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논둑이 약한 부분이 있어서 30분 여 밟아주고 왔다. 아들과 함께 다져놓은 논둑이 아직까지 터지지 않아 다행이다. 관심을 갖고 계속 밟아주고 흙으로 보강해 주면 장마철을 무사히 넘기지 않을까. 희망사항이다. 찰벼 논의 중앙 논둑이 가장 여린 부분이다.


야외샤워실 개통식을 했다. 아버지께서 꿈 속에서 들으신 것으로 부품을 찾아서 1차로 손 보시고 난 다음이다. 물이 새는 것을 고치는 간단한 일인데도 혼자 일하다 보니 거의 한 시간이나 걸려서야 설치를 끝냈다. 오전 일을 마치고 푸른 하늘을 보며 샤워를 했다. 선선한 바람이 좋고, 은은한 쥐똥나무 향기가 좋다. 물장화를 깨끗이 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빨래도 직접 할 수 있어서 어머니 일을 덜어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어제 늦게까지 풀을 베어 어깨와 허리가 무리이기는 하지만 밭둑과 집 울타리의 풀도 베어야 하기에 예초기를 돌렸다. 그 사이에 엄청나게 자란 돼지감자와 풀을 베어냈다. 도라지와 더불어 오랜 동안 정원을 차지하고 있는 돼지 감자는 땅 속에서 십여 년을 보내고 있다.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잘 크던 배롱나무가 말라 죽었다. 울타리 안에는 심지 말라는 뜻인 모양이다. 아로니아와 복분자도 풀 숲에서 잘 자라고 있고, 콩알 보다 조금 큰 딸기도 여기저기 열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