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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풀은 이겼으나 병은 이기지 못하고 있다_180611 빠니질리닉

아래 위 논들이 푸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논의 모들은 아직도 누렇다. 물바구미인지 뭔지 알 수 없는 벌레들의 피해를 보고 있는 모양이다. 요소 비료를 뿌려주었으나 상황이 크게 달라진 느낌은 없다. 모가 사흘 사이에 제법 자라기는 했는데 포기도 늘어나지 못했다. 풀은 잡았으나 병충해는 대책이 없다. 오리들이 논을 헤집고 다녔으면 저런 모양은 아닐텐데 아쉽다.


풀이 없으니 이제는 벌레 걱정이다. 생각해 보면 작년에도 비슷했다. 풀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모가 잘 크지 못한 것으로 보였지만 실제로는 벌레 때문인 모양이다. 올해는 풀이 전혀 없는데도 모가 크지를 않는다. 메벼논에 죽은 모들을 다시 한 번 심기로 했다. 물이 깊어서 모가 잠기다 보니 손으로 심어도 살지를 못한다. 주변에 큰 모들을 뽑아서 옮기는 방식으로 모뗴우기를 했다. 그래도 메벼논은 여유있는 모들이 있어서 작업이 된다. 모를 옮기는 방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매우 더디다. 할 수 없이 남아있는 모를 가져다가 심는 작업으로 바꿔서 했다. 일은 빨리 끝났으나 물속에 잠기는 모들이 많아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집 앞 인삼밭은 전부 갈아 엎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지붕까지 전부 설치했다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하니 3년은 그냥 흘러가 버렸다. 인건비와 땅 임대료로 천만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이런 직접 손실에 비하면 쌀이 덜 나오는 정도의 피해는 대수롭지 않다. 우리 논의 모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지만 워낙 수가 많으니 병을 이겨내기는 할 것이다. 벼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믿어야 한다. 오리 네 마리가 우리 논바닥에 내려 앉아 한 낮의 더위를 식히고 있다. 그래, 너희들이 좀 활약해서 벌레들을 처치해 줘라. 우렁이들은 손대지 말고. 적이 친구가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