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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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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의 KFC_170731, 이르쿠즈크에서 슬류댠카로 понедельник 빠니질리닉 보드카 한 잔과 샴페인 두 잔의 영향인지 밤새 잘 잤다. 날도 시원해서 이불을 덮었다 벗었다 하면서 푹 잤다. 7시 알람 소리에 잠을 깨서 커피물을 끓이는 동안에 오렌지 쥬스를 한 잔 마시고, 어제 밤에 돌려놓았던 빨래를 정리했다. 밤새 잘 말랐다. 공사장의 망치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알혼섬의 배는 고장나고, 슬류댠캬에서 멋진 저녁만찬을 즐기다_170801 вторник 프또르닉 간신히 6시 50분에 눈을 떴다. 화장실에 들렀다가 고양이 세수를 하고 내려갔더니 예브게니(Евгений)가 기다리고 있었다. 스틱을 준비했기에 사진을 찍어야 해서 필요없다고 했다. 빠르게 오른다. 모든 산이 그렇듯이 가파르다. 온통 자작나무다. 바위에 오른다. 멀리 바이칼의 안개가 보인다. 끝도 없는 자작나무 숲이 깊은 그늘을 드리워 줘서 높은 태양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고, 야지에 펼쳐진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자칫 지겨워질 만한 힘든 산행을 위로해 준다. 멀리 안개에 휩싸인 바이칼은 바라보는 것으로 그저 평안하다. 우주신이 작아서 못 신는 280mm 운동화를 신었더니 발이 불편하고, 오랜만에 하는 산행이라 숨이 가쁘다. 허리가 50은 되어 보이는 예브게니가 힘찬 발걸음으로 오르는 것에 비해 많이 뒤..
바이칼에서 수영을 하고 슬류단카에서 가족을 만들다_170802 쓰리다 среда 루피나의 부지런함과 풍부한 레시피가 오늘 아침도 새롭고 정성스럽게 차려지게 했다. 고소한 냄새는 우리의 밥짓는 냄새와는 다르지만 당장 밥상 앞으로 달려가고 싶게 만든다. 어제 밤새 약한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잠 자기 좋은 상태가 되었다. 깊은 잠을 잤다. 예브게니가 이르쿠즈..
살기 위해서 간디놀이를 하다_슬류댠카에서 울란우데까지_170803 취뜨예르그 Четверг 잠 자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는데, 계속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소리를 들어야 해서 깊은 잠은 들지 않았다. 저쪽 칸 어딘가에서는 담배를 피우기도 하는 모양인데, 객실과 잘 차단이 되어서 불쾌한 냄새도 들어오지 않는다. 다행스런 일이다. 그리미는 너무 피곤해서 깊이 잠들었다고 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스텐카라친을 부르다_울란우데에서 치타로_170804, 뺘뜨니쨔 пятница 어제 우주신이 만든 프랭글스 샤워기는 매우 성공적이다.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11시경에 화장실로 갔다. 일단 보온 도시락으로 물을 받았다. 수압이 좋아서 순식간에 물통이 찬다. 두 번을 받아서 프랭글스 샤워기에 부었더니 가득 찬다. 예비로 한 통의 물을 더 받아둔 뒤에 내가 먼저 머..
은빛처럼 반짝이며 시냇물이 흐른다_ 치타에서 하바롭스크로_170805 수보따 суббота 잠깐만 눈을 들어 밖을 내다보면 작은 시냇물이 은빛처럼 흐르고, 순한 소들은 메어있지 않아도 먹을 것이 널린 들판을 유유히 즐기고, 그런 소들과 시냇물과 초원과 숲을, 어린 왕자를 읽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즐긴다. 끝이 날 것 같지가 않다. 그의 별에서 길들여진 장미 한 송이가 그..
하바롭스크의 아름다운 교회들과 멋진 공원, 그리고 가로수_170806, 바스끄리씨예니예 8시가 되어 몸을 편안하게 일으켰고, 뜨거운 물을 끓여 그린필드 홍차 티백을 우렸다. 그리고 남은 물로 맥심커피를 탔다. 어제 쓰지 못한 일기를 쓰면서 음악을 들었다. 1층에서도 2층에서도 편안하게 잘들 잔다. 아침은 러시아 여행 최초로 누룽지탕을 끓였고, 비장의 반찬 무말랭이와 미..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_170807 понедельник 빠니질리닉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고 생각했으면서도 10시 반이 되어서야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1층에 위치했지만 경사진 곳에 지어진 건물이라 2층처럼 느껴지고, 습할 것처럼 보이지만 뽀송뽀송한 훌륭한 집이었다. 그녀는 장정들과 함께 자기에는 좁지 않느냐고 했지만 매우 넓고 편안한 집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