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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러시아여행_바이칼에서 블라디보스톡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스텐카라친을 부르다_울란우데에서 치타로_170804, 뺘뜨니쨔 пятница

어제 우주신이 만든 프랭글스 샤워기는 매우 성공적이다. 기온이 오르기 시작한 11시경에 화장실로 갔다. 일단 보온 도시락으로 물을 받았다. 수압이 좋아서 순식간에 물통이 찬다. 두 번을 받아서 프랭글스 샤워기에 부었더니 가득 찬다. 예비로 한 통의 물을 더 받아둔 뒤에 내가 먼저 머리 감기에 들어갔다. 이 때쯤부터 화장실의 암모니아 냄새가 더 이상 나지 않는다.


우주신이 내 머리 위에 적심물을 흘려 보냈다. 시원했다. 37시간 만에 머리에 물이 뿌려지는 것이다. 곧이어 비치된 비누로 머리에 거품을 냈다. 우주신이 비누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프랭글스 샤워기로 두 번째 물을 흘려 보냈다. 대뇌 피질까지 개운해졌다. 다음으로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감았다. 프랭글스 샤워기가 세 번째 마지막 헹굼물을 내려 보낸다. 신이 보내 준 선물과 같았다. 간뇌까지 시원해졌다. 물기를 완전히 털어내고 수건의 반쪽을 이용해 머리털을 말렸다.


이어서 우주신이 머리를 감았다. 매우 만족스럽다. 샤워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제는 폭염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평생동안 탈 수 있는 노우하우를 획득했다.


어린 왕자는 그의 별을 떠나는 날에 이렇게 느꼈다.


All these familiar tasks seem to sweet to him on this last morning.


나는 이렇게 느낀다.


All the difficult chores and tasks seemed very comfortable to me on the second day on the trans Siberian railway.










어제 하루 동안의 고생으로 획득한 시원하게 생활하기의 또 다른 노우하우는, 자연 선풍기 만들기다. 냉방이 잘 되고 있는 15호차에 비해 우리 13호차는 자연 냉방이 필요하다. 일단 햇빛 가리개를 완전히 내려서 햇볕을 차단한 다음에 공기 소통을 위해 반 만 열리는 창문을 최대한 개방하면 1층과 2층으로 자연 바람이 약하게 쏟아져 들어온다. 그러면 지독한 더위도 피할 수 있다. 게다가 오늘은 가끔 가다가 소나기가 내려서 달리는 깡통의 온도가 제법 떨어지고 있다.



약간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자 기차가 역에 선다. 시간표에 따르면 20분을 쉰다. 시간표는 전기 온수기 앞의 승무원 숙소에 붙어있다. 기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쉬고 있다. 철로 옆으로 노점이 벌어져 있어서 감자, 소세지, 양배추, 빵, 오이 등등 여러 가지를 팔고 있다. 감자 세 개와 양배추 한 사발에 보씸(восемь 8)py(1,600원). 따뜻한 미소를 기대했지만 돈을 받으면서도 무표정하다.












다시 차에 오른다. 어린왕자를 읽다가 일기를 쓴다. 심심해서 암모니아 냄새를 피하기 위해 버프를 뒤짚어 쓰고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다급한 그리미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차가 서고 있어." 다행이도 물을 내려야 하는 뒤처리만 남은 상태라 문을 닫고 나왔다. 30분을 서 있다가 기차가 출발한다. 출발과 함께 다시 화장실로 가서 뒤처리를 했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암모니아 냄새도 더 심해지지 않았다. 낡디 낡은 화장실이지만 승무원들이 하루 네 차례 청소를 하고, 손님들이 깨끗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역겹지 않다. 샤워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이니까. 이런 내용들을 기록한다.


샤워를 하고 기분이 좋아서 옆 침대의 아저씨들에게 말을 걸었다. "Do you know the song of Stenka Razin?" 고개를 흔든다. 노래를 시작했다. 미소를 띄우며 그들도 노래를 한다. 옆침대의 할아버지 그 앞의 아주머니까지 합창에 참여한다. 아주 조용하게. 노래가 끝나고, 한 바탕 웃고 우리의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 났다. 스텐까 라찐(Стенка Разин)은 짜르에 저항해서 농민 봉기를 일으킨 지도자로 17세기 러시아 평민들의 "승리의 상징"이다. 영웅을 유혹하기 위해 보내진 아름다운 페르시아 공주가 볼가강에 던져져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다시 기차역에서 잠깐 쉰다. 망치 하나 들고 바퀴를 두드리며 그가 지나간다. 얌전한 검은 개가 우리와 함께 열차를 타고 왔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더니 그러면 안된단다. 머리서부터 엉덩이까지 전체를 쓰다듬어 주어야 하고 특히 엉덩이를 쓰다듬어 주면 좋아한단다. 한 바탕 웃고 그것으로 우리의 대화는 끝났다.


그리미는 자다가 책을 보다가 먹다가 다시 잔다.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없고, 화장실을 가지 못하니 배도 고프지 않단다. 인당 550py 짜리 열차 정식을 맛보고 싶은데, 누구도 따라 나서지 않는다. 그 돈 아껴서 하바롭스크의 식당에 가서 맛 있는 요리를 사먹자고 한다. 좋다. 어제는 열차에 적응하지 못해서 식당칸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생각이었는데, 오늘은 잘 적응했기 때문에 굳이 불필요한 돈을 쓸 필요가 없다. 식당칸의 그녀가 어제부터 빵을 들고 다니며 팔고 있으니 그 빵이나 한 장 사 봐야겠다.


방금 신기한 두루마리 휴지를 보았다. 중간에 원기둥 심이 없이 휴지로만 돌돌 말려있다. 여행객의 짐을 줄여주기 위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혹시 사업을 하게 되면 시도해 볼 만한 아이템이다. 역시 여행을 해야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광궤열차라 열차 폭이 얼마나 넓은지 열차의 오른쪽은 해가 쨍쨍 내려쬐고, 열차의 바로 왼쪽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열차를 타려면 적어도 이 정도 넓이의 열차는 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옆집 아저씨들은 오늘 새벽 두 시에도 식사를 하시더니, 우리와 함께 아침을 먹고, 다시 또 점심을 드신다. 가만히 보면 하루에 여섯 끼는 드시는 것같다. 위대한 루시스키다.


머리를 감고 온 그리미와 천재는 기분이 상쾌해져서 얼굴 표정이 매우 밝아졌다. 책도 잘 읽히고 공부도 잘 된단다. 그래서 the little prince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어서 물어 보았더니 공부하는데 방해하지 말라고 하며, 가르쳐 준다.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니 짜증을 내면 안된다고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나중에 한꺼번에 모르는 단어들을 모았다가 천재가 원하는 시간에 가르쳐 주기로 하고, 사과를 받았다. 부모자식간에도 끊임없이 코드를 맞춰야 하고 사과를 해야 한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하다.


The little prince was surprised that there were no reproaches(책망, 질책). 이 문장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일기를 쓰는 나를 보고 무슨 쓸 것이 있냐고 묻는다. 아주 많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옆의 남자들에게 물었다. "이즈비니쩨, 씨보드냐 뺘뜨니짜? (Извините. Сегодня пятница Excuse me. Is it friday today?)?" "다(да yes), 다" 이렇게 한 번 웃고 우리의 대화는 끝났으나, 내 일기에 기록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우리 자리가 화장실과 가깝기 때문에 오고 가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어제부터 한 소녀가 천재와 눈을 마주치면 예쁜 미소를 띄워주고, 나와 눈이 마주치면 눈을 내리깔고 급히 걸어간다. 그 어린 소녀의 선입견을 해소해 줄 무언가를 기차 안의 나는 갖고 있지 못하다. 그래도 그 아이가 자주 왔으면 좋겠다.


화장실 앞 쓰레기통 쪽에도 가끔 나가 보는데, 4살 정도의 어린소녀가 열 살 정도의 언니 손을 잡고, 쓰레기가 가득 담긴 비닐 봉투를 들고 온다. 그러면 나는 쓰레기통 뚜껑을 열어주면서 그녀들과 인사 나누기를 시도한다. "쓰빠씨바" "It is my pleasure" 그렇게 소녀들은 밝게 웃으며 떠나간다. 아주 잠깐 더 쓰레기통 앞을 지키다가 그리미가 기다리는 우리의 침실로 간다.


누가 과연 가야할 것인가. 15호 열차에 비치되어 있는 전자레인지에 햇반을 돌려 와야 하는데 다들 가기 싫다고 한다. 화장실을 못간 세 명은 나와는 내부 상황이 다르다. 나는 더러운 것을 조금도 담고 있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성격까지 그들과 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창밖으로 시베리아 벌판을 바라본다. 작은 시내물들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작은 조약돌들이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속에서 맑게 반짝인다. 그런 개울 주변으로는 30여 호 남짓의 마을들이 있고, 아이들이 뛰놀고, 농부가 웃통을 벗어 던지고 감자밭을 맨다. 시베리아 평원에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진정한 평화를 맛보게 한다. 타이가 숲이 마을과 산과 개울을 둘러싸고 있고, 드넓은 초원에는 묶여 있지 않은 소들이 평화롭게 느릿느릿 풀을 뜯고 있다. 염소들은 보이지 않는다. 장에 다녀오는 백발의 할아버지는 비닐봉지를 손에 들고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향해 느릿느릿 달려 가신다. 걸음 보다 빠르다.



충북에서 온 학생들과 교사들이 매우 힘들어 한다. 몽골에서 시작해서 알혼섬을 거쳐 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톡으로 가서 그날 저녁에 바로 비행기로 귀국을 한다고 하는데, 냉방이 안되는 12호차에서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고 한다. 오로지 물과 음료수와 정차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다. 우리의 모든 노우하우를 전수해 주고 싶은데 차마 말하지 못했다. 여건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잘 버텨 낼 것이다. 루스키 만큼이나 적응력이 뛰어난 것이 한국인이라고 믿는다.





다시 도스토옙스키를 읽는다. 어린 왕자만 읽기에는 너무 지루하고 단어 실력이 딸린다. 쉬운 한글을 읽는다. 읽다 보니 좋다. 점심을 위해 두 개, 저녁을 위해 네 개 총 여섯 개의 햇반을 한 번에 가서 돌려오기로 했다. 나와 우주신이 가기로 했다. 약하지만 냉방이 되고 있는 14호차를 지나 새 차에다가 냉방까지 잘 되고 있는 15호차에 도착했다. 잘 생긴 젊은 승무원이 영어까지 할 줄 알면서 우리를 반긴다. 그래서 3개를 5분씩 두 번에 걸쳐서 뜨겁게 덥혀왔다. 쌀 밥이 브꾸스나 вкусно delicious. 온 김에 화장실도 점검해 보았다. 냄새도 나지 않는다. 깨끗하다. 너무 싼 기차를 예약했나보다. 돈 좀 쓰고 살자, 인성아. 


어제 오후에 구입한 삶은 감자는 벌써 다 먹어 버렸다. 이렇게 맛있을 줄 알았으면 더 사올 걸 그랬다. 오이와 토마토, 오뚜기 햇반과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다. 오순도순 먹고 있으니 맛이 참 좋다. 일년에 한 번도 먹기 힘든 도시락을 벌써 여섯 개를 먹었다. 행복한 일이다. 오이는 생각 보다 싱싱했다. 고추장에 찍어서 맛있게. 양배추 샐러드도 독특한 향이 있었지만 약해서 먹는데 문제가 없었다. 한 사발 더 사 올 걸 그랬다. 한 끼에 다 먹어 버렸다.






공부와 더위에 지친 천재가 갤러그를 시작한다. 아침에 우주신이 8만점을 넘겼다. 나는 3만 8천점. 한참을 하더니 5만점을 넘긴다. 내가 책을 읽는 동안에 옆칸의 꼬마까지 와서 전자오락 삼매경에 빠진다. 그리미는 테트리스. 시간이 잘 흐른다. 2층의 특실에서 시원하게 책을 보고 있자니 천국이 따로 없다. 뿌친의 게으름으로 우리 칸에는 에어컨이 가동하지 않지만 지식인의 지혜로 자연 냉방에 성공하고 있다.


모두의 기분이 좋아지고 난 뒤에 이발소 놀이를 했다. 그리고 미처 깎지 못한 수염은 잠들기 전에 마저 했다. 오늘은 오후 9시에 해가 졌고, 열 시가 되자 어제처럼 기차의 불빛이 꺼졌다. 기차의 운영 리듬을 알았기 때문에 열 시까지는 열심히 책을 보다가 화장실에서 취침 준비를 하고 마지막으로 일기를 쓰며 하루를 정리한다. 수건을 깨끗이 빨아서 그리미의 등을 닦아 주었다. 한결 시원하다고 한다. 낮에 더울 때 한 번씩 수건으로 등목을 하면 시원할텐데 말이다. 좀 더 여유가 되면 15호차에 놀러가서 에어컨 바람도 쐬고 깨끗한 화장실에서 볼 일도 보고 샤워까지 하고 나올 수 있다.





신이 창조한 인간들이 만든 세상을 거부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그런 세상을 만든 신을 거부한다. 까라마조프 가문의 둘째 아들 이반은 확고한 지성으로 이렇게 살기로 했다. 그러면 살기 힘들다. 신이 창조한 인간들이 만든 세상은 점점 변화해 갈 것이다. 반 발자국만 앞서서 가련다. 신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으므로 굳이 부정할 이유가 없다. 보다 많은 신이 나를 조금이나마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모든 신들을 경배한다.


계속해서 새로운 발명품이 나오고 있다. 열 시 소등 이후에도 책을 보기 위해서 우리는 비닐봉지와 스마트폰으로 간접조명을 개발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기록으로 남겨둔다.



우리 자리가 기막힌 자리다. 전기콘센트가 있기 때문이다. 열차 안의 모든 루스키들은 우리에게 와서 스마트폰을 충전해 간다. 단 하나 밖에 없는 콘센트에 우리가 준비해 온 멀티탭을 꽂으니 총 3대를 충전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 한국인의 준비성에 모든 루스키들이 경의를 표한다. 오직 쏘냐 그녀만이 나의 미소를 거부한다. 하루 여섯 끼를 드시던 루스키 한 분은 오후 5시에 인사도 없이 내렸다. 한참 책을 읽느라 신경을 안썼더니 외로웠던 모양이다. 그의 단짝이었던 브랴트 루시스키는 침대와 테이블을 독차지하고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다. 그의 특징은 하루 16시간 자기다. 오늘도 꾸준히 잘 자고 있다. 특히 남들이 더워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한 낮에 더욱 잘 자기 때문에 열차 여행에 매우 유리하다. 일곱 시 이후에 활동을 하게 되면 시원해서 자유로운 느낌을 준다. 나는 낮이고 밤이고 잘 논다. 군대를 다녀 온 한국 남자의 적응 능력과 위기 대처 방법들을 누가 감히 따라올 수 있을까. 맥가이버를 제외하고 말이다.


창 밖에 펼쳐지는 전경은 오늘도 어제처럼 평화롭고 아름답다. 중국을 여행할 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누군가 나를 태우고 경치 좋은 곳을 천천히 돌면서 구경할 수 있게 해 주면 다리도 아프지 않고, 배도 고프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으니 참 행복할텐데.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이 바로 그런 여행이다. 창 밖으로는 사람이 만들거나 상상하기 어려운 각양각색의 아름다움이 펼쳐지고 있는데, 나는 가만히 고개를 돌리면 된다. 딴 짓을 하느라 혹시 내가 보지 못한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을 염려하여 비슷한 그 무엇을 펼쳐보여 준다. 이렇게 편안하고 행복한 여행은 다시 없을 것이다. 게다가 무려 68시간이나. 우라(ура), 시베리아 횡단 철도. 뿌찐, 부지런히 노력해서 시설 개선해라.


저녁 식사 이야기가 빠졌다. 갤러그에 빠져 있던 일류샤가 가고 나서 저녁 준비를 했다. 점심 때 미리 준비했던 햇반을 꽁꽁 싸서 보관했더니 아직까지 따뜻하다. 오후 8시 반. 무려 다섯 시간이 지났는데도 말이다. 김과 우거지 된장국과 오이, 고추장, 햇반으로 푸짐하게 식사를 한다. 어떻게 그렇게 먹고 행복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가족과 함께 시장을 반찬 삼아서 즐거운 에피소드를 나누며 행복한 여행을 하면 단표누항도 진수성찬 부럽지 않다. 현대는 잘 먹어서 병이 드는 세상이다. 거친 음식이 건강을 지켜준다.


몇 개 안되는 저녁 설거지를 위해서 천재와 내가 붙었다. 동전 던지기. Head and Tail. 걸려서 설거지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Head. 천재가 걸렸다. 양치질을 한다면서 그리미가 설거지 거리를 들고 같이 일어선다. 우주신과 나란히 나서는 모양이 보기에 좋다. 드디어 마지막 밤이다. 잘 자기 위해서 커피도 두 잔만 마셨고, 낮잠도 즐기지 않았으며, 새벽추위에 대비해 담요도 준비해 두었다. 아쉬운 열차 여행이 이제 18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쏜 살처럼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