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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물달개비, 가막살이와 함께_170621 среда

6월이 거의 지나고 있다. 지난 주 월요일(понедельник 빠니질리닉 6.12)에 잠깐 소나기가 내린 뒤로 여전히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논바닥은 작업한 곳들은 잘 되어가고 있다. 메벼논의 중앙부위를 중심으로 벌써 두 차례에 걸쳐 김매기를 한 것이다. 한 번 작업하고 20초를 쉬는 방식으로 천천히 일을 해 나갔다. 6줄을 잡고 하다가 8줄을 작업하기도 하였다. 앞을 보지 않고 뒤를 돌아봄으로써 성과에 기대어 앞일의 팍팍함을 견뎌 나갔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볏잎이 눈을 찌르고, 그것이 지나면 물달개비가 보라색 꽃을 피울 것이다. 무려 5년(пять лет 뺘찌 롓) 만에 물달개비의 꽃을 보게 되는데, 이번 여름의 고생을 위로해 줄 것이다.


왜 김매기라고 표현하는 것일까. 국어사전을 보니 '김'은 순우리말로 논밭에 난 잡풀을 말하고, 이것을 뽑아내는 것을 '매다'라고 한다. '김매기'는 말 그대로 잡풀를 제거하는 행위다.


김매기를 하면서 걱정이 되는 일이 하나 있다. 가막살이나 물달개비가 모에 바짝 붙어서 자라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모를 자꾸 건드리게 되는데, 힘들게 내린 모의 뿌리가 상할까 걱정이 된다. 한참 새끼치기를 해서 한웅큼 튼실하게 자라야 하는데, 뿌리가 약해지면 그러지 못할 것이다. 결국 우렁이들이 일을 잘 해 줘야 모도 잘 크고 수확도 충분하다. 오리밥으로 사라져버린 우렁이들만 아까운 것이 아니라 김매기 하면서 모에 준 상처로 감소되는 수확량도 정말 아깝다.


2시간 반 만에 집으로 달려왔다. 허리가 덜 아픈 것을 보니 적당하게 일한 모양이다. 이제 5시까지는 휴식이다. 금년도에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