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태양광발전 과연 유효한가_2016년 발전량 검토_161222

동지날이라고 마을 어르신들이 팥죽을 쑤어서 주셨다. 도시에 살면서는 아주 가끔 해 먹었던 팥죽을 음성으로 내려오면서는 매년 빠지지 않고 먹게 된다. 그것뿐만 아니라 대보름, 삼짓날, 백중, 삼복 등 조상들이 반드시 보양하라고 한 날에는 어김없이 잔치가 벌어진다. 물론 매우 소박하다. 오늘도 정말 팥죽 한그릇과 김치 한 보시기로 함께 식사를 했다. 이런저런 안부들을 나누고, 마을의 관심사항인 도로공사의 진척 상황에 대하여 정보를 교환한다. 들리는 말로는 한 달 동안 열심히 진행되던 공사가 잔여부지 매입을 요청하는 지주와 합의를 하지 못해서 잠시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어쨌든 시작이 되었으니 끝은 날 것이다. 천천히 기다리자.


팥죽 잘 먹고 돌아온 따뜻한 동지날에 전기요금 고지서가 날아왔다. 총 333kw의 전기를 사용하고, 태양광 발전기가 163kw를 생산한 것을 생산량에서 빼면 170kw가 실사용 전력이다. 전년 동월에는 무려 450kw를 사용했었다. 날이 춥기도 했지만 전기온수기의 사용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기온수기를 일정 온도 이상으로 켜 놓으면 여름에는 덜한데(여름에도 제법 많은 전기를 쓴다), 겨울에는 쉬지 않고 계속 전기를 사용하여 물을 덮여야 한다. 280kw의 사용량 차이는 전적으로 전기온수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작년 말부터 전기온수기 사용 방법을 바꾸었다. 온수 사용 전에만 스위치를 올려서 물을 덮혔다가 사용이 끝나면 바로 꺼버리는 것이다. 그랬더니 이렇게 전기사용량이 대폭 줄어든 것이다. 물론 언제든지 온수를 사용할 수 있었을 때보다는 불편하지만 감수할 만하다. 특히, 한여름에도 전기온수기를 꺼놓음으로써 에어컨을 많이 사용하는데 따르는 누진제 적용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전기온수기 설치 업자들이 이런 사용방법을 지도해 주었다면 작년 1년 동안 겪었던 전기료 폭탄(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는데도 10만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냈으니 더욱 황당했다)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방식을 가정용 가스 보일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가스 보일러에는 일정량의 온수가 대기하고 있는데, 보일러를 계속 켜 놓거나 온수온도를 높게 책정해 놓으면 겨울의 가스비 폭탄은 물론이고 여름에도 가스비가 많이 나온다. 절약을 위해서도 그래야겠지만 불필요한 연료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모든 보일러의 전원은 사용하지 않을 때 꺼 두어야 한다.


태양광 발전에 대한 1년 결산을 간단히 해 보자. 일단 2015. 12. 5 ~ 2016. 12.4까지의 1년간 총 발전량은 2,381kw(59-118-241-303-324-207:전반기 / 168-197-250(자료가 분실되어 추정치로)-186-165-163:후반기)로 월평균 200kw의 전기를 생산한다고 할 수 있다. 평균 전기료를 kw당 100원이라 생각하면 연간 약 24만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물론 가정용 주택의 누진제 때문에 실제로는 30만원 이상의 전기료 절감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결국 보조비 빼고 자부담 투자비 500만원을 들여서 연간 30만원이 절약되니까 약 16년의 세월이 흘러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태양광 발전의 경제 효과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10년 후에도 현재와 같은 발전 효율이 유지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으니 더더욱 경제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태양전지판을 세우는 데 사용된 땅이 5평 정도 되니 경제적으로는 더욱 마이너스다. 환경 보호를 실천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 사업에 동참했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설치 전에는 누구도 이런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는다. 현재 태양광을 설치해서 쓰는 사람들이 이런 데이터를 많이 축적해서 공유했으면 좋겠다.


정부의 설치지원이 더 확대되지 않으면, 그리고 보조 사업자들의 농간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으면, 업자들은 배가 부르겠지만, 정부 예산도 낭비되고, 개인들의 경제 부담도 줄일 수 없게 된다. 다만, 원자력 발전소의 신규 건설이 없어도 되고, 화력발전소도 신설하지 않아도 되니 국가 예산과 위험 비용이 감소되는 효과는 매우 크다. 예산 절감과 사회 비용의 감소를 개인들에게 좀 더 분배하는 정책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책 집행자가 이런 내용들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신재생에너지 관리 담당 노동자들로부터는 아직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다. 십 여 년 이상을 이 사업의 성장에 제대로 기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매년 성과급 잔치를 하는 한국전력도 마찬가지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화력발전소 건설에만 관심을 두고 있으니 국가전력산업에 대한 시각이 왜곡되어 있을 것이다. 어떤 한국전력직원은, 개인 주택에서는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이 없으니 그냥 전기쓰라고 상담을 해 준다. 경제성의 관점에서만 국가전력사업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모르는 것이고, 경제성의 관점도 사회 총비용의 관점을 배제한 상태에서 바라봤으니 맞는다고 볼 수도 없다. 이런 노동자들의 불성실한 업무태도는 사회발전을 저해한다.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과 한국전력 노동자들이 늘어날 때만, 우리나라의 전력생산 안전도와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