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월요일은 날자가 좋아서 그랬는지 기분 좋은 날이었다. 정농의 보청기를 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 푹 쉬기로 했다. 보청기 상담 3시간 끝에 구매를 완료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땡볕에서 운전을 하고 농원에 늦게 도착하기도 했지만 중요한 일을 한 날은 기념으로 쉬어주는 것이 사람된 도리라고 생각한다. 두 분은 일하는게 남는 것이라고 하면서 두 시간여 풀을 매고 들어 오셨다. 무일은 쇠가 부서지도록 두들겼다. 정말로 쇠가 부셔졌다. 지난 한 달 동안 열심히 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쇠가 깨져버린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신중하게 골라서 사도록 해야겠다.
화요일은 뜨거운 시간을 피해 일을 하기는 했지만 하우스 창고의 골조를 세우는 일로 땀을 뻘뻘 흘렸다. 물론 작업량도 얼마 되지 않았다. 이런 식의 진도라면 3주가 걸릴지도 모르겠다. 태풍이 올라온다고 하니 이틀 정도는 비속에서 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다음 주까지는 일을 끝낼 수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두 분은 6, 7월에 이렇게 한가하게 창고나 짓고 있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신다. 우렁이가 논의 제초 작업을 훌륭하게 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농께서 5년 전에 두 해 정도 우렁이 농법을 시도해 보셨는데 실패하신 것에 비하면 올해는 참으로 훌륭하게 우렁이 농법을 성공시킨 것이다.
오늘은 태풍이 올라온다고 날이 흐릴 줄 알았더니 아침에는 땡볕이다. 비가 온다고 하니 그동안 미뤄 두었던 들깨 모종 심기에 세 식구가 모두 달라 붙었다. 아침 7시인데도 태양은 너무 강렬하고 기온은 뜨겁다. 등짝을 태양 아래 두었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질 것 같아서 해를 가슴에 안는 방향으로 작업을 했다. 뜨겁기는 하지만 아까보다는 견딜만 하다. 오전 열시가 넘으니 더 이상 작업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시간을 넘게 작업했으니 이만 끝내도 될 것이다.
점심을 먹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심하게 내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점잖게 내린다. 3시가 조금 넘어서 다시 세 식구가 가볍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모종을 심으러 나갔다. 생각 보다 더웠다.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면 5시에 나왔어도 일하기기 힘들었을테지만 말이다. 5시가 조금 넘어서 일을 끝내고 났더니 개운하다. 아직도 밭의 여기저기에 작업할 일이 남아 있지만 큰 일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여유롭다. 내일은 비가 많이 내려서 하루 푸욱 쉬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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