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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알고 기다려야 한다_140428, 월

화원에 가서 자스민과 만냥금을 사서 화분에 옮겨 왔다. 오래 키우던 나무가 싫증이 나서다. 무일농원에 옮겨 놓을 수 있는 나무였으면 좋았을텐데, 실내에서만 키울 수 있는 수종이라 어쩔 수 없이 파내어야 했다. 화원밭에 심어놓은 딸기가 벌써 빨갛게 익은 딸기를 내어 놓았다. 허락을 받아 하나를 따 먹었는데, 시면서도 달콤하고 싱싱해서 좋았다.

 

비를 맞으면서도 딸기꽃이 시원하게 피어있다. 작년에 모종을 사다가 심었는데, 꽃도 시원찮고 열매도 좋지 않아서 괜한 짓을 했다고 생각했다. 풀을 매면서 같이 뽑아낼까 하다가 그냥 두었더니 지난 겨울을 싱싱하게 잘 보내었다. 올해는 이파리도 싱싱하게 밭을 점령하더니 2주 전부터 꽃도 소담스럽게 잘 피었다. 농업대학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딸기는 밭에서 겨울을 나야 비로소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씨앗이 겨울을 나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식물의 본체가 겨울을 나야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으로 들었다. 고등학교 때 생물 공부를 하지 않은 것이 농부가 된 지금 여전히 지식 부족에 시달리게 한다. 역시 알아야 한다. 그나마 기다려보자는 생각을 실천했던 것이 실한 딸기꽃들을 구경하게 한 이유였다. 열매가 얼마나 잘 달릴지 모르겠지만 싱싱한 꽃과 잎을 본 것 만으로도 만족스럽다.

 

알고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