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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허리가 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이다_140422, 화

어제 북을 치고 나서부터 슬슬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간신히 아침을 먹었지만 일은 할 수 없는 상태다. 읍내에 나가서 멀칭용 비닐과 상토 2개를 49천원에 구입하고, 새끼를 가진 고양이들에게 줄 고기(3천원), 빨간약(7백원)과 반코팅장갑(2천원)을 샀다. 집안 행사비 30만원을 입금하고 읍사무소에 들러 규산질 비료와 석회의 추가 지원 여부를 알아보았다. 금왕에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한다. 도서관에 들러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빌려왔다.

 

점심을 먹고 벌침을 6방 맞았는데도 큰 차도는 없다. 걷고 앉는 것은 가능하지만 물건을 들 수 없으니 일을 할 수가 없다. 하루 종일 우행시를 읽는다. 세월호로부터는 슬픈 소식이 들리고 윤수는 안타까운 삶을 마감한다.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아름다운 일이라는 것을 느낀다. 허리 아픈 것이야 시간 지나면 낫겠지.

 

결국 유박퇴비 뿌리는 일과 이앙기로 모심는 일은 이장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30만원은 절약할 수 있고, 내 손으로 농사를 완성하고 싶다는 기쁨도 물 건너 갔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 행복한 일이다. 건강할 때는 일 안하고 노는 것이 좋았는데, 아프니 일이 하고 싶어 답답했다. 역시 삶이 곧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