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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장학금도 받았으니 열심히 일하자_140331, 월

일찍 내려오려 했으나 아내를 출근시키고, 축축 처져있는 모종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놀랍게도 진딧물이 붙어있다. 작년 가을에 아파트 관리실에서 약을 놓아 사라졌던 개미들도 다시 등장하였다. 정말 대단한 개미들이다. 어디에서 생명을 유지하다가 다시 돌아왔을까. 개미와 함께 진디물이 돌아온 것인지 진딧물이 나타나자 개마가 돌아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수도물을 스프레이 통에 한 통(250ml 내외) 받고 설거지용 세제를 한 방울 넣어 흔들었더니 거품이 뽀얗게 일어난다. 이 액체를 고추잎에 뿌려줬다. 과연 이게 진딧물을 없앨 수 있는 깨끗한 방법일까.

 

포트에 담겨진 고추모종 세 판은 무일농원으로 가져왔다. 혹시 베란다에서 햇볕이 부족해서 키만 크고 줄기가 단단하지 못해서 생긴 일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22도에서 24도가 꾸준히 유지가 되니 자라기에는 좋은데 생명으로서의 힘은 갖지 못하는 모양이다. 아파트 거실을 고추 육묘장으로 하겠다는 계획이 이대로 실패하게 될까 두렵다. 돌아오는 길에 차 정비를 했다. 브레이크 라이닝과 오일을 갈았더니 25만원이다.

 

음성군청에서 장학증서 수여식이 있었다. 농부인 아버지가 학비를 내주지 못하니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아 준 것이 고맙다. 게다가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는 너무 자랑스러워 하신다. 음성군 장학회의 도움으로 아들들도 더욱 힘을 내어 공부에 매진하게 될 것이다. 귀중한 장학금을 마련하여 아이들을 격려해 주신 분들과 공부를 잘 한 아들들에게 모두 고맙다. 우리 아들들 말고도 수백명의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즐거웠다. 세상은 참 좋아졌으니 열심히 일해야 겠다.

 

 

 

기분이 좋다고 하셔서 돌아오는 길에 수타 짜장면으로 저녁식사를 대신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미처 퍼 담지 못한 퇴비를 경운기에 싣고 밭에 두 번 뿌리고 왔더니 어느 덧 7시다. 지난 이틀 동안 퇴비 총 1, 200kg을 아래밭에다 뿌렸다. 올해는 화학비료 주지 않고도 고추농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일은 내 생애 처음으로 작은 굴삭기를 빌려서 농로 작업과 창고 정리작업을 할 예정이다. 다치지 않게 천천히 하자.

 

차량 정비하면서 농산물 품질관리원에 전화를 하여 유기농 인증에 대해 문의하였다. 인증을 받으려면 무농약 인증을 거쳐 유기농 인증을 받게 되며, 인증을 받고도 2년이 경과해야 한다고 한다. 인증비용은 첫 해가 80만원이고 2차년도부터는 20만원이 든다고 한다. 인증을 받으면 군에서 30만원을 지원해 준다고 했으니 자부담 금액은 첫해 50만원이 된다. 논의 규모가 1,400평이면 너무 작아서 판매용으로 꼭 필요하지 않다면 인증에 대해서 고민해 보라고 조언을 하신다. 화학비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완전하게 탈피할 때까지는 굳이 유기 인증을 추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가족농의 한계가 이런 곳에서도 드러난다.

 

동절기에 식량 또는 사료용 작물을 논에 키우면 밭농사직불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그런 고민을 해 왔는데, 보리나 밀의 재배가 어려워서 포기하고 있었다. 보리나 밀은 힘들어도 사료용 작물은 재배가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하니 다시 한 번 농업기술센터를 통해서 확인을 해 봐야겠다. 그리고 이 작물은 수확을 해서 판매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판매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알아봐야겠다. 쉽지 않은 일이니 수익에 대한 기대는 하지말고, 논에 풀이 덜 나고 토질이 비옥해 질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