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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콩 이렇게 털어서는 안되겠다_131202, 월

아무리 수작업이라지만 콩타작 하는데 두 사람이 이틀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비록 도리깨도 없이 콩을 털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왠걸 이틀째 콩을 털었지만 겨우 해야 할 일의 20% 밖에는 못한 것같다. 막대기로 콩대를 열심히 두드렸지만 콩대에서 콩깍지를 분리해 내는 것만 끝냈을 뿐이다. 이제부터 채로 쳐서 바닥에 떨어진 콩을 주워내고, 콩깍지가 터지지 않은 콩들을 일일이 손으로 까서 콩을 거둬들여야 한다. 그 일이 끝나면 상한 콩들을 골라내는 작업을 해야 메주를 쑤는 일까지 진척될 수 있다.


만만하게 보고 느긋하게 생각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에서 빌릴 수 없다면 읍의 농기계 임대센터를 활용해 보자. 아침에 검색을 해 보았더니 하루 빌려주는데 만원이고, 빌릴 수 있는 날자가 꽤 많았다. 이런 편리한 방식이 있는데 그동안 고생을 하셨던 모양이다.


내친 김에 회원가입을 하고 빌릴 수 있는 기계들과 자격조건, 교육훈련 등을 문의했다. 우리 농장에서 쓰는 기계들은 보편화된 것들이어서 부지런하게 예약을 한다면 충분히 임대가 가능하고, 농업인 안전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니 자격 조건은 갖추었다고 한다. 농기계 관련 교육도 시키고 있는데, 아직 확정은 안되었지만, 금년 2, 3, 4월에 임대농기계반을 운영하였다고 한다. 이틀 정도 교육을 받으면 기계는 무난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기계 사용 중에 고장이 날 경우 사용자가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배 보다 배꼽이 커질 위험이 있는 것이다. 물론 사용자의 부주의로 인한 고장이라고 하니까 사고를 내지 않으면 된다. 내년 초에 이루어지는 농기계교육을 잘 받아서 앞으로 내 기계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야겠다.


매년 논두렁이 무너져서 곤란을 겪었는데, 논두렁 조성기라는 기계가 있어서 튼튼하게 보수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글쎄, 우리도 그 기계 써 보았는데, 처음에는 좋지만 장마져서 물 넘치기 시작하면 소용 없던데. 어쨌든 현재의 기술로는 그것이 최선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