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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없는게 없어야 하니_131130, 토

앞의 밭에서는 콩타작이 한창이다. 1,400평의 밭에 작년에는 배추를 심었다가 헐값에 넘기고 올해는 봄에 옥수수를 심었다가 거두고 다시 콩을 심었다. 세사람이 기계로 부지런히 콩을 턴다. 같은 시각에 우리도 콩을 턴다. 원시시대 방식이다. 수천과 함께 작대기 하나씩 들고 콩대를 두들겨서 털어낸다. 이것 참, 시간은 잘 간다. 심심한 고양이들이 친구들이 뭐 하나 관심을 기울여 보이지만 그저 단순한 노동에 불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린다. 


학술용어로 하자면 복합소농이다. 자급자족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작물을 심어서 전통 종자를 보존하고 상업화된 농사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농부가 되기 위한 농사다. 다 좋은데 당장 비교가 된다. 건너편의 상업농부는 1,400평을 기계로 거의 다 털어내는데, 200평도 안되는 콩농사를 하루 종일 두들겼어도 70% 밖에는 하지 못했다. 백평을 하나 천평을 하나 있을 것은 다 있어야 한다. 콩타작기도 장만해야 하는 모양이다. 이럴 때 마을 공동의 타작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 콩타작기 뿐인가.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 포크레인 등등. 모든 농사용 기계가 공동으로 마련된다면 참 좋겠는데. 


사람의 힘 말고는 에너지도 쓰지 않았으니 깨끗하다. 그것으로 만족해야 할 모양이다.


어이구, 허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