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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집짓는 이야기

임금이 임금님이다_입주 -45_130311, 월

외숙모님이 현장을 보시고 일을 돕겠다고 하셔서 모시고 내려왔다.

현장을 둘러보는 수염목수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철거 폐기물을 쌓을 장소를 의논하였다.


오후에 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최목수와 동생분이 오셔서

한참 동안 하소연을 하셨다. 참 안타까웠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 우리 현장에서 일을 하시면서

일당과 함께 밀린 임금도 지불받으시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다행이 수염목수도 동의해서 내일부터 함께 일을 하고

착수금과 중도금을 지불할 때마다 밀린 임금을 현금으로 지불하기로 했다.

최목수의 일당은 일주일 단위로 계산을 해서 현금으로 지불하는 것까지도 합의하였다.


임금은 임금님처럼 소중한 것이니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임금을 지불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런 마음이 없는 사람은 사업가로서의 자질이 안되어 있는 것이다.


저녁에 수염목수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그와 함께 일하고 있는

모 재단에 전화를 걸었더니 매우 좋은 평을 한다.

이 재단은 목조주택학교를 개강할 계획이며,

수염목수를 강사로 초빙하려고 할 정도로 신뢰가 깊다.


수염목수가 이 소식을 듣고 항의 전화를 해 왔다.

무일로서는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확인할 것은 확인하고 싶었다.


수염목수를 믿고 일을 추진해 왔는데,

막상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인 임금지불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하니

무일로서는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수염목수가 신뢰를 쌓으려면 착실하게 일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수염목수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만큼 무일의 마음도 불안해졌다.

일손이 잡히지 않아 왔다갔다 하다 하루를 보냈다.




정농께서는 보일러실 뒷정리와 

밭에 비닐 거두기를 하셨고,

심현께서는 털다 남은 깨를 정리하시면서

일년 농사 준비를 하셨다.


저녁에 다시 전화가 와서 트럭이 고장이 나서

내일 작업하러 오기가 어렵다고 한다.

마침 모레 비가 온다고 하니 아예 공사 착수를 14일 목요일로 미루자고 한다.


오전에 작업 이야기를 하면서 무일이 제안했던 사항인데도

수염목수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왠지 가슴이 또 허전해진다.

그러면서 잠이 들었다.


인터넷은 지난 주말에 복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