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짜투리 나무로 책상을 만들다_130417, 수

는개이기도 하고 이슬비 같기도 한 비가

외부 작업을 할 수 없게 해서

짜투리 나무를 가지고 책상을 짜 보기로 했다.

단순한 책상 하나 만드는데도 설계도만 몇 번을 그려 보았다.


특별히 모양을 낼 것도 아니고,

편안하게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수집한 나무들은 모두 집의 구조재로 쓰는 튼튼한 나무다.

집 짓는 동안 이리저리 받침대로 사용하느라

못자국에 발자국, 흙가루에 숯가루까지 묻어서

나무 전체에 다양하게 얼룩이 져 있다.




전기 사포(5만원)로 열심히 벗겨 보았지만

본래의 뽀얀 나무색은 찾아보기 어렵다.


상판은 나무 세 개를 목공용 친환경 본드로 붙이고,

30mm 각재를 이용해 틀을 잡아 주었다.

목재는 튼튼한데 각재는 매우 약해서

나사못을 돌려 박는데도 금이 가 버린다. 다행이 쪼개지지는 않았다




이 약한 나무가 튼튼한 나무에 기대어 버티고,

튼튼한 나무들은 약한 나무에 꿰어져서

제법 튼실한 상판(1,350mm x 650mm)이 탄생되었다.

어우러짐이 이렇게 좋은 일이다.


다리도 두 종류의 나무를 이용해서 만들기로 했다.

그나마 나무 하나는 불길에 그을린 나무다.

다행이 높이 700mm가 무난하게 맞춰진다.

역시 전기 사포로 박박 문질러 최대한 나무색을 찾아내었다.




이제는 다리를 상판에 연결하는 작업.

목공용 본드와 꺽쇠, 나사못을 이용하여 연결했다.

튼튼한 나무라 괜찮을 줄 알았더니 덜렁거린다.


다시 30mm 각재로 다리 아래 부분 세 곳을 연결해 주었더니

드디어 쓸만한 다리가 탄생한다.

연약한 각재의 작은 힘이 튼실한 나무의 힘을 되찾아 주었다.




마음이 급하여 칠도 하지 않고,

방에 들여놓고 컴퓨터를 올려 놓으니 그럴싸하다.


목공은 놀이다 -




'사는이야기 >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벗들과 칠하며 놀다_130928,토  (0) 2013.09.29
시_1,2,3 ... 4,5_130717, 수  (0) 2013.07.17
천재의 입학식_130228, 목  (0) 2013.03.02
이만하면 되었다_121223, 일  (0) 2012.12.24
우리집 침대차_050312  (0) 2012.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