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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천재의 입학식_130228, 목

무일이 1983년에 대학을 입학했으니까 

그 후로 꼭 30년만에 천재가 대학 입학식을 가졌다.


30년 전, 무일의 입학식에는 심현과 함께 가서 듣는둥 마는둥 입학식 축사를 듣고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사진사에게 부탁해서 

교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 날 사진 속의 무일은 지금 다시 봐도

눈부시게 빛나는 젊은 모습이었다.

심현도 젊고 총기에 빛나는 모습으로 서 계셨다.


천재의 입학식은 굳이 갈 생각은 없었는데,

심현과 정농께서 꼭 가고 싶어 하셔서 입학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점심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3월 생일자들을 위한 만찬을 하기로 했다.

뭐든지 2개 이상의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게 되면

괜히 효율이 높아지는 것 같아서 없던 마음도 생기는 것이 무일인지라

입학식과 3월 행사를 하나로 합친다는 즐거운 마음에 입학식 참여를 결정했다.


입학식장 근처에도 가지는 않았지만

온 가족이 함께 입학식을 맞이하여 기념사진을 찍은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사진이 많겠지만 30년 후에 보아서 빛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비록 평화롭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지는 못했지만

폭력과 억압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몇발짝 빠져 나왔기에

천재의 앞날은 훨씬 밝을 것이다.


그래도 젊음은 언제나 고민스럽고 답답할 것이다.

즐거움을 많이 찾으면서 행복한 대학생활을 하기 바란다.

인생은 짧고, 

젊음은 더욱 짧다.


우리 세대야 마흔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안전하고 행복한 시대를 살게 되었지만,

우리 아이들은 그 시간이 훨씬 빠를 것이니

최대한 누리기를 바란다. 


평화로운 시기는 언제 또 끝날지 모른다. 

인간이 만들어가는 역사는 어떤 굴곡을 겪을지 알 수 없다. 

지금 평화롭다면 그것을 만끽하라고 말하고 싶다. 


수많은 험악한 세월이 다시 닥쳐왔을 때

즐거웠던 시절을 기억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기를 바란다.


평화와 기쁨이 충만한 젊은 시절을 보내기 바란다.


꼬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