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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이만하면 되었다_121223, 일

‎1박 2일에 걸친 가족 송년모임을 끝냈다.

가족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을 보고,

횟집에 가서 저녁을 먹으며 어머니 생신 축하도 하고,

대학에 입학한 아들의 아르바이트 경험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 식구 10장의 표를 사고 나니 '식구를 찾아서'라는 뮤지컬은

매진이 되어 버렸다. 내 눈 앞에서 매진되는 표를 보며 조금 기대를 했다.

그렇지만 뮤지컬의 내용은 완성도가 떨어졌다.

좀 더 수준이 높아져야 시간을 들여 관람한 보람이 있겠다.


대학생이 된 조카는 시험이 끝나고 동아리 선후배들과 엠티를 가는 모양이다.

계속 여자 선배로부터 전화가 온다.

그래도 차분하게 가족들과 함께 연극도 하고 저녁까지 간단하게 먹고

엠티 장소로 이동하는 것을 보니 다 컸다는 안도감이 든다.




처음으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천재아들은,

다른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는게 좋을지 몰라 걱정이지만

한 번 마주 앉아 공부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면 한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고 한다.

참 좋은 때다.


어머니 생신이며 조카의 생일이라

케익 하나로 두 번에 걸쳐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작고 보잘 것 없는 샴페인으로 축하 건배를 하였다.

나쁜 일은 잘 극복하고,

좋은 일만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밤늦게 처가집으로 이동해

미리 준비시켜 놓은 번데기 탕에 고량주를 한 잔 했다.

운전을 해야 해서 술을 마시지 못한 것이 아쉬었는데,

막상 좋은 술을 한 잔 하려고 하니 배가 그득하다.


밤 늦게 일이 끝난 처남이 '깐풍가지'라는 것을 안주로 만들어 왔다.

일본 출장을 다녀 온 처제가 사온 양주도 향긋해서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침대에 눕자마자 쓰러졌다.




점심 시간에 다시 한 차례 술판이 벌어졌는데,

고량주 석잔을 마시고 뒤로 물러 앉았다. 운전을 해야 해서다.

올해 수능을 본 천재 아들, 조카와 함께 산책을 하며

그동안 좋았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스와 이집트를 먼저 여행한 조카가

두 나라의 유적들 속에서 인간의 놀라운 능력을 보았다고 한다.

너무 추워서 긴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지만,

처음 해 보는 일이라 마음도 뿌듯했다.


배가 그득하고 속이 아릿아릿하다.

아무리 세상이 우리 뜻에 맞지 않는다 해도

양가 집안 30명과 이렇게 이틀 동안 어우러져 놀다보면

정말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욕심이 자꾸 늘어나는 모양이다.

이만하면 되었다.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