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은 항상 백인들의 서빙을 받게 된다.
웃기는 일이지만, 매우 즐겁다.
오래 전에 미국의 대한민국 대사관 사택에서 식사를 한 일이 있었다.
놀랍게도 요리사에서부터 서빙하는 사람이 모두 백인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는데도 백인들은 언제나 다른 인종들을 부리는 사람들로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백인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 웃기지 않을 수 없다.
중국집에서 쫄쫄 굶은 그리미와 함께 빵집을 찾았다.
중국음식을 먹지 못하면,
또는 밥솥을 가지고 다니면서 밥을 해 먹지 못한다면,
여행경비가 많이 드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리미는 중국음식을 거의 먹지 못한다.
연어가 덮여 있는 샌드위치와 크라상, 맥주와 사이더로
점심식사를 한다. 배도 안 차는 음식이 가격은 제법이다.
그래도 맥주는 참 시원하다.
평온하고 즐거운 오후의 한 때다.
이 평범해 보이는 시계탑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탑이라고 한다.
여행기에서 시키는 대로 한 번 더 쳐다보고, 사진도 찍는다.
이런 평범한 광경이 우리에게는 독특해 보인다.
그래서 저 속에서 함께 차를 마시고,
빵 조각을 뜯어 보았다.
햇볕을 받으며 야외 식탁에서 이런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이곳이 평화로운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야외 카페문화가 이제 시작되고 있다.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깨끗하지 못한 공기와 좁은 광장이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 것이 재미를 더 주기도 한다.
기억은 금방 지워질 것이다.
왠지 그럴싸하다. 저 카메라를 바라보는 시선들과 여유로움이.
안경집 앞의 광고물이다.
만화 캐릭터로 만든 이 작품이 잠깐이지만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주었다.
루쩨른이 아마 최고의 도시는 아니었을 것이다.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 무려 9시간을
꾸준하고 찬찬히 돌아 보면서,
우리와 다른 무엇, 잔잔한 일상의 재미를 찾다 보니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녁식사를 근사하게 먹으려고 화이트 와인과 함께 주문한 퐁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짜다고 제대로 못 먹었다.
무일은 그런데로 맛있게 먹었다.
그렇지만 끓인 치즈에 끓여먹는 빵이 맛이 있으면 얼마나 맛있겠는가?
스위스 고유의 맛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먹어 주었다.
결국 다음 날 설사로 고생하고,
입이 부르터 버렸다.
꿈에 그리던 인터라켄으로 가는 도중에
이 근사한 시골 스키장 마을에서 노숙을 했다.
노숙을 잘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은.
호주에서부터 시작된 노숙이 뉴질랜드를 거쳐 유럽까지 넘어왔다.
노숙하기 가장 좋은 곳은 역시 호주다.
어느 곳에나 널려있는 맥카페 앞에서 노숙을 하면,
24시간 언제나 화장실을 갈 수 있고,
세수도 하고 밥을 사먹거나 해 먹을 수 있다.
해수욕장 근처면 - 대부분의 도시가 해수욕장 근처다 -
샤워까지 할 수 있다. 당연히 무료다.
게다가 바베큐 플레이트도 그냥 이용할 수 있다.
여행객은 그저 코펠에 식료품만 준비하면 된다.
유럽은 화장실부터 힘이 들어서
휴게소 이외의 곳에서는 노숙이 힘들다.
캠핑카라면 가능하다. 주차비가 조금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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