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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사는 이야기

머리를 감다_111101

벼를 베고 말리고 옮겨 담는 과정은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 쓰는 일이다.
일을 마치면 몸을 씻는 일, 특히 머리를 감는 일이 중요하다.
유전요인으로 대머리의 위험이 있으니 더욱 그렇다.

정성스럽게 두피마사지를 해 가며 머리를 감고 나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머리를 손으로 털면서 물기를 완전히 말린다.

그 과정에서 생명을 다한 머리카락 몇 개가 마당으로 떨어진다.
머리에 붙어 있던 온갖 잡스러운 것들도
같이 마당으로 흙으로 자연으로 돌아간다.
그것들은 다시 농작물을 덮거나 거름이 되거나 해서 나에게로 돌아올 것이다.

도시에서는 머리카락이 떨어지면 
전기를 써서 청소기로 빨아들여 쓰레기통에 모았다가
쓰레기봉투에 넣어 쓰레기차로 운반하여 매립지나 소각장에서 처리된다.

머리카락 한올을 처리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부가가치가 발생하여 생산은 늘어난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최소한 마당이 존재하는 도시가 되어
부가가치가 적더라도 순환이 가능해진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P 무일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