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달 간은 운남성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자전거용 운반장치와 페니어 가방을 사서 달고,
열심히 자전거를 탔다.
약 5천 km에 달하는 거리를 45일만에 주파해야 하니까,
하루에 거의 100km를 달려야 한다.
게다가 라싸에서 쿤밍까지 거꾸로 내려 오더라도
해발고도가 5천미터에 달하는 주요한 고개만 10개가 넘는다.
높은 해발고도의 고통과 언덕길의 고통을 모두 이겨내야만 한다.
어차피 부천에서 용인까지 자전거 출퇴근을 하기로 예정되었지만,
체력 훈련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서 약간의 자신감이 붙기도 했다.
농사일도 45일이라는 시간을 빼내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바빳다.
시간 맞춰 하는 일을 제외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하려고 했다.
물론 주변 정리하는 일 말고는 거의 땔감 정리하는 일 위주였다.
고3인 천재아들의 대학 수시입학 문제도 미리 미리 준비하려고
입시설명회도 가고 담임선생님도 찾아뵙고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입시전략도 세웠다.
별 뾰족한 수는 없었다. 그저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여행이라 아쉬움도 컸으나
어쩔 수 없다고 모두들 응원해 주었다. 무리하지만 말라고.
그런데, 일요일 오후 저녁을 준비하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당국이 티벳 지역의 입국을 3사람에게만 허가했다고 한다.
무일은 다섯 번째로 신청해서 그만 탈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중국통은 아니지만 여기저기 부탁을 해 볼까 고민을 했다.
지난 두 달 동안 준비하고 기다려 온 모든 것들이 물거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비용을 아무리 적게 뽑아도 3백만원이 될 것으로 계산하였고,
마침 적금을 찾을 돈이 있어서 잘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ㅠㅠ
여행비용 3백만원을 벌기는 했지만,
왠지 기분은 울고 싶다.
그리미와 아이들은 안됐다고 하면서도 즐거운 모양이다.
대학문제나 농사, 가족 여행 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잘 되었다는 것이다.
여름방학이 되면 우주신과 트럭을 끌고 한반도 여행이나 하자고 한다.
위로가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한다.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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