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면수 구이에 아침을 두공기나 먹으며 오늘 할일에 대해 생각했다. 백두산은 막혔다. 날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기대를 했는데, 천지로 올라가는 길이 막혔다. 이말은 일당으로 고용하는 셔틀버스 기사들을 모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날씨가 좋아진다고 해도 천지로 올라갈 차가 없다는 말이 된다. 나로서는 재미있는 일인데, 일하는 사람들로서는 하루벌이가 날라가는 일이니 즐거울수가 없다. 오후에라도 날이개면 스키리조트가 있는 완다랜드로 산책을 가기로 했다(왕복 택시비 100원).
내일 예약해 두었던 베이포를 시포로 바꿨다. 베이포가 볼곳도 많고 제일 예쁜 곳인데, 사람이 매우 많다. 그러므로 나중에 아들 며느리와 함께 오고 싶었다. 그리고 시파는 계단을 올라 천지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고생끝에 낙이온다는 말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고생을 찾아 하고 싶다. 비가 조금 내려도 좋고, 천지가 안개에 가려도 좋다. 백두산을 두시간 가까이 걸을수 있다면 그것이 곧 기쁨이다.
12시가 넘었는데도 비가 그치지 않아서 이슬비가 내릴때 동네 차오시로 과자를 사러 나갔다. 어제 들은 정보에 따르면, 예감 토마토가 맛이 좋단다. 가게에 갔더니 정말로 여러가지 과자가 있었다. 라임맛 포테토칩과 자몽맛 포테토칩, 토마토맛 예감을 샀다.
그리고 쑹장허국가산림공원에를 갔는데 문이 닫혔다. 공사중인 모양이다. 빙빙돌아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에어컨을 돌렸다. 시원해진다. 편안하게 쉬고 있으니 좋다. 오후 늦게라도 비가 그치기를 바란다. 완다랜드에 가면 산마루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고, 그곳에서 백두산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즐거움이 있다. 마음을 비우고 기다린다.
오후 2시가 넘어서자 푸른 하늘이 드문드문 보이고, 햇살이 뜨겁다. 완다랜드로 가기로 했다. 백두산을 보기는 어려우니 곤돌라 타는것은 포기했다. 그래도 스키장 주변을 걷는 즐거움이 있으리라. 아, 전화기를 놓고왔네, 돈쓸일이 없으니 괜찮겠지. 그래, 그냥 가자. 외상으로 택시를 대절해(100원) 20분 정도 걸려 도착했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스키온천리조트 완다랜드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노는날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것을 보니, 내 마음이 다 뿌듯해진다. 조선도 하루빨리 이런날이 온다면 통일이든 연방이든 얼마든지 이야기해볼 수 있으리라. 적어도 평화롭게 딱딱한 울타리를 넘어다닐수도 있으리라, 마치 조선과 중궈처럼.
호수를 한바퀴 돌려고 했는데, 입구에 뱀을 조심하라는 커다란 조형물이 있다. 뭘, 이렇게까지 해놓나,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햇살이 뜨거운 오른쪽 길을 걸어서 아이들의 하늘나라인 섬으로 가는 다리를 건넜다. 조그만 섬에 아이들도 와글와글, 놀것도 많은데, 담배불도 가득하다. 중궈렌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곧 들어오리라. 의료기술도 좋아져 많이 고쳐내기는 하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 할 것이다. 공공지능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아픔을 모두 몰아낼수는 없다.
담배연기 가득한 아이들의 땅을 벗어나자마자 기다란 검고 초록색인 뱀이 길을 막고 가고있다. 유튜브 라이브를 하고 있던 여인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뱀이 지나갈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막대기를 들어 뱀을 쫓으려 했더니 오히려 나를 막아선다. 그리미는 뒤에서 벌벌 떨고있다. 발을 굴러 뱀이 빨리 지나가도록 자극을 주고 그리미를 안심시키며 = 겁에 질려있는 그리미와 함께 호수길을 걸었다.
바로 옆으로 커다란 숲이 있다. 데크와 시멘트 포장으로 길을 잘 만들어 놓았다. 풀들이 자라서 길의 한귀퉁이를 넘어오기는 했지만, 뱀의 습격은 막을수 있으리라. 5분 정도 혼자 걸어들어갔다가 포장상태가 좋아서 그리미와 함께 들어갔다. 싫다고 하는데, 겁내지 말라고 다독였다. 마침 중궈렌 5분이 꽃들을 보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이사람들의 뒤를 따라 붙었다. 우리가 뱀을 보고 놀라서 같이 다니려고 한다니, 미소를 지으며 반긴다. 20여분 동안 여러가지 꽃들의 이름을 부르고 사진을 찍으며 같이 놀았다. 그리미의 마음도 한결 가라앉았다. 그분들이 이제 많이 걸었다고 되돌아가잔다. 우리도 되돌아가기로 했다.
오면서 본 샛길 중에서 그리미가 가기 싫다는 길로 그분들이 들어섰다. 우리는 투덜대며 따라 걸었다. 앞서가던 그리미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벌에 쏘였다고 한다. 핸드폰도 돋보기도 가져오지 않는 나는, 가까운 거리에서 장님이다. 앞서가던 분들에게 도움을 청해 벌침이 남아있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했다. 한참이나 심각하게 들여다 보더니 벌침은 빠진것 같다고 한다. 가지고 있던 벌레물릴때 바르는 약을 눈썹속의 벌쏘인 곳에 발라 주었다. 괜찮아 보였다.
중궈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헤어져서 화장실도 갈겸 호수길을 걸었다. 운전기사와 약속한 시간이 한시간도 더 남았다. 화장실에 거의 다 왔을때부터 몸의 여기저기가 가렵다고 한다. 벌에 쏘인 부분은 1cm 이내로 부어올랐지만 다른 곳으로 부어오르지는 않았다. 볼이 빨개진 부분은 지난주부터 문제가 있었기에 벌의 공격으로 또 재발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가려운 부분이 점점 귓볼, 목, 팔, 허리, 무릎 심지어는 발바닥까지 나타난다.
원래 한시간을 더 산책하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너무 간지럽다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아, 그런데 기다리기로 한 택시가 보이지 않는다. 핸드폰도 두고 와서 연락할 방법이 없다. 택시를 타고 가자고 하는데, 숙소 주소를 모른다. 허걱, 그리미의 귀가 빨개지기 시작했다. 가려움증이 더 심해진다고 한다. 목이 빨개지고 있다. 한국 불고기집에 도움을 구하자. 목뒤가 빨개지면서 여기저기 두드러기가 나타난다. 얼굴을 더 붉어지기 시작했다.
불고기집에는 안타깝게도 한국어나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나 직원은 친절했다. 번역기를 들이댄다. 아까부터 약국을 찾고 싶었다. 집에 가서 먹는약을 여기에서 먹으면 되지 않는가. 이렇게 큰 리조트에 약국이 없을리 없다. 직원은 50미터만 가면 약국이 있다고 가르쳐준다. 저기 보인다.
약국에 도착하자 마음은 놓였는데, 약사가 영어를 못한다. 그냥 판매원이다. 몸을 보여주고, 번역기를 돌려 벌에 쏘였다고 하자, 약을 내어놓는다. 사진을 찍어 번역기를 돌려보니 우리가 찾던 항히스타민제다. 반가웠다.
그런데, 약을 주지 않는다. 계산부터 하란다. 약사가 아닌게 틀림없다. 그리미도 위쳇과 알리페이를 깔아오기는 했지만, 에러가 나서 지난번에 카드를 지워버렸다. 내 핸드폰이 없으니 다시 살려내야 한다. 그리미가 몸이 떨리고 얼굴이 붓고, 입술이 붓고, 목덜미는 벌걸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카메라가 카드를 읽지 못한다.
위챗에서 송강민박을 아무리 검색해도 찾지를 못하겠다. 5분여가 흐르고 몸은 더 가렵고 붉은 부위는 더 늘어난다. 카드를 살려야 한다. 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미는 반드시 약을 사야겠다는 생각으로 카드를 다시 알리페이에 집어넣었다. 어, 된다. 결제를 해봤다. 된다. 그제야 웃으며 약을 내어준다. 아, 이런. 두알을 씹어 먹으며 물을 마셨다.
마음이 조금 안심이 된다. 20분후 택시를 탔다. 얼굴의 가려움증이 살짝 사라졌다고 한다. 온몸에 두드러기와 붉은 발진은 똑같다. 약을 먹고 1시간 내에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야한단다. 더이상 나빠지지는 않았다. 집에 도착하니 약을 먹고 40분이 지났고, 샤워를 하면서 몸을 식혔다. 그다지 좋아지지는 않지만 나빠지지지도 않는다. 귀와 머리의 가려움증도 많이 줄었다.
집옆에 약국으로 갔다. 젠장 여기도 영어가 안된다. 몸을 보여주고 번역기를 돌려 두드러기에 바르는 약을 달라고 했다. 이약저약을 내어준다. 사진번역기로 확인해서 크림타입의 항히스타민제를 사가지고 와서 팔목에 시험삼아 발라봤다.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30분이 지났을때 조금 나은 느낌이라고 해서 몸 구석구석에 발랐다. 90분이 넘자 붉은기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한숨 돌릴수 있었다.
저녁도 먹고, 어제 남긴 고량주를 마시며 놀란 속을 달랬다. 내일 7시에 아침을 먹고 백두산 시포로 간다. 두드러기와 발진이 거의 다 사라졌다. 그런데, 얼굴 부위에 부기가 남아있고, 겨드랑이와 목이 아프면서 머리가 아프단다. 몸살기라고 보고 타이레놀 한알을 먹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땀에 흠뻑 젖은채 잠이 든다.
내일 아침에는 체크아웃을 해야해서 짐을 쌌다. 방이 좁고 여행가방이 작아서 짐이 없다. 10분 정도 정리했더니, 비맞으며 산에 오를 옷과 비옷, 산에서 먹을 컵라면 두개와 비상식량, 뜨거운과 보리차를 끓일 준비까지 끝냈다. 솜이불을 덮고 있어서 감기몸살에는 좋겠다.
백두산여행을 준비하며 남에게 모든것을 맡겼더니, 마음이 너무 편안해서 플랜비를 준비하지 않았다. 플랜에이가 다람일수는 없다. 그들은 돈을 버는게 목적이다. 우리 뤼싱=트래블에 그들이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리미는 카드조차 가지고 오지 않으려다가 호텔에서 숙박비 계산을 할때 필요할지 모르니 가져오기로 했다. 그것이 유일한 플랜비였고, 오늘 플랜비가 제대로 작동을 했다.
지난달부터 그리미의 알러지반응이 심해졌다. 뤼싱을 오기전에 주치의 노원장을 만났더니, 항히스타민제를 자주 먹는게 좋은 대책이라고 한단다. 약을 먹는게 사이ㄷ 이팩ㅌ 보다 많은 좋은일이 있기 때문이다. 약이 듣기만 한다면 삶이 좋아질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약을 지어왔고 이번 뤼싱=트래블에도 가지고 왔다. 가지고는 왔는데 짐가방속에 넣어두고 길떠나는 배낭속에는 넣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배낭안에 반드시 비상약을 가지고 다녀야 한다. 꼭 기억해둬야 할 일이다. 우리가 그런 나이가 되어버렸다.
지난 4일 아차산을 걷기에 앞서 기원정사에 마나님들의 건강을 지켜달라고 빌며 천원을 시주했다. 시주는 적었지만 마음만은 간절했다. 그 깊은 기도가 오늘의 어려움을 잘 넘길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미가 배가 고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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