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비행기라 잠을 푹자고 일어나서 좋다. 이번 길떠나기=뤼싱=트래블이 설레지 않는 이유는,
1) 쭝궈뤼싱은 우리와 비슷해서 크게 설레이지 않는다.
2) 길떠나기의 고갱이가 백두산인데, 우기에 장마철이라 잘 보기어렵기 때문이다.
3) 우리 둘이 떠나는 뤼싱은 늘 잔잔하다.
보온도시락을 챙겨서 컵라면을 뽀개어 넣었다. 지난 뤼싱에서도 라오샨 꼭대기에서 점심 먹을때 잘썼다. 단 한번을 위해서 이 짐을 챙긴다. 보온병도 두개를 챙겨넣었다. 러킹이라고 하는 운동이 있는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천천히 걷는 일이다. 지금까지는 배낭무게를 줄이려고 애썼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무거울수록 근육이 만들어질것이다. 감자탕 남은것을 끓여서 아점을 먹고 11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블랙박스의 전원을 꼭 끄고 가도록 하자.
책은 3권을 가지고 가는데, 아이패드에 담아가기로 했다. 종이책 읽기도 좋지만 부피도 줄이고, 책도 다치지않게 하려고 한다.
1) 자유론 : 존 스튜엍 밀 2) 중국인이야기 1 : 김명호 3)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하루키 글은 읽고 싶지 않은데, 친구 장균이가 꼭 읽어볼만한 이야기=샤오슈어라고 해서 이번에 가져가 보기로 했다. 기차 이동 시간이 많아서 이동중에 할일이 필요하다.
짐은 작은가방 두개에 싸기로 했다. 아메에서 6.6만원에 깎아준다고 해서 샀다. 중궈 주디엔들은 거저 세탁기가 있다. 옷도 많이 싸지 않아도 되고, 꼭 필요하면 사도 된다.
공항에 도착했더니 로봇이 우리 사진을 찍어 초상화를 그려주는데, 완전 할엄빠다.
배가 고픈데, 기내식을 준다고 하니 페이지 탈때까지 기다려보자.
오후 3시에 비행기는 이륙했다. 아쉽지만,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 창밖은 바라볼수 없었다. 기내식은 따뜻한 밥과 여러가지 빵들이 나왔다. 먹을만했다. 자스민차도 한잔 마셨다. 잠깐 졸았더니 착륙한다. 공항이 작아서 짐도 금방 찾고, 입국심사도 열사람 정도 기다리면 된다. 스페셜 체크인을 하는곳에 서있다가 바로 앞에서 장애인들과 승무원들이 오는 바람에 밀려난것이 억울했다. 한끝 차이다. 다시는 스페셜 체크인에 서지 말아야겠다.
짐을 찾고 문을 나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룽지아역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길을 가며 생각이 뒤섞인다. 저많은 사람들이 표를 산다면 4시 52분 차를 타지 못하겠는데, 어떻게 할까? 그래, 앱으로 사자. 표도 있고, 알리페이로 결제도 했다. 7월 6일 표로. 날자가 이렇게 중요한 것인지를 몰랐다.
공항의 개찰구는 10분전에 열린다. 중궈의 하이 스피ㄷ 레일웨이는 대체로 그런것으로 보인다. 너무 늦게 표를 살피다보니 실수를 알아내지 못했다. 어떤 역은 대합실로 들어갈때 한번, 플랫폼으로 이동할때 또한번 표검사를 하므로 이런 실수를 고칠 시간의 여유가 있는데, 룽지아역은 그렇지 못했다. 우리 여권과 표를 살펴보던 역무원이 난감한 표정을 짖는다.
‘내일 표군요.’
‘헉, 오, 오늘표로 바꿀수 있나요?’
내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변경을 하고, 마지막 결제단계로 넘어가는데, 이상하다. 알리페이가 결제가 안된다.
다시한번 난감해 하더니, 함께 매표소로 가자고 한다. 오, 고마워요.
역무원을 따라 표를 사는 키오스크 옆길로 들어가니 매표소가 나온다.
아까 이곳을 보았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두르다보니 이 커다란 샛길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번에는 위쳇페이로 결제하는데 성공했다.
서두르다 실수를 해서 30분 늦은 5시 20분 고속철로 창춘으로 간다.
멀리 희미하게 낮은 산이 보이고, 거의 모두 평지와 아파트와 밭으로 이루어진 만주벌판이다.
노래가 절로 나온다.
만주벌판 말달리던 호남벌에서 황톳길 달리며 우리 자랐다
노령의 힘찬 산맥 정기 받아서 바위같이 굳세게 힘을 길렀다
눈보라도 헤치고 쇠사슬 끊고 온 누리 달리던 우리 형제들
갈기갈기 찢겨진 상처를 안고 얼싸안고 춤을 추자 노래 부르자
우리들 가슴속엔 농민이 울고 우리들 머리위엔 횃불이 탄다.
농민아 농민아 우리 형제여, 죽창들고 일어서라 징이 울렸다.
아, 틀렸다.
녹두장군 말달리던이다.
그래도 호남벌판과 같은 만주벌판을 보니, 녹두장군과 동학민중들의 열띤 목소리들이 들리는듯 하다.
창춘쩐에 내렸더니 제법 크다. 북쪽으로 갈것인가, 남쪽으로 갈것인가?
트립닷컴의 지도를 보니 빙둘러서 가야 한단다. 말이 안된다.
북쪽 출구에서 남쪽 출구로 길게 지하도가 연결되어 있고, 남쪽출구로 나서면 또 빙 돌으라고 하는데, 지하철역 통로로 갈수 있다.
마지막 단계에서 또 실수. 런민다루로 나가는 길이 2개다. 왼쪽이냐 오른쪽이냐? 오른쪽을 골랐다. 실수였다.
런민다루에는 건널목이 드문드문 있다. 6차선 대로의 가운데에는 허리높이의 담장도 쳐져있다. 중궈렌들은 이곳을 수시로 넘나든다. 남녀노소를 따지지 않고. 대륙의 기상이다.
우리는 그럴수 없다보니 바로 앞의 호텔을 가기 위해 200m를 돌아야했다. 아, 덥다, 더워.
호텔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통역기도 기능을 못한다.
서로 인사만 나누고, 방배정을 받고 아침식사 하는곳만을 알아낸 다음에 방으로 갔다.
창춘역이 바라다보이는 전망좋은 방이다. 기차역에서부터 땀을 흘렸더니, 후덥지근하다. 씻자.
씻고 났더니 6시가 넘었다. 밥을 먹으러 가야한다. 호텔 프론트에는 다른 직원이 와 있었다.
렁몐-꿔바로-차오판을 먹고 싶다고 했더니, 건너편 골목으로 가라고 한다. 번역기를 돌렸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호텔 찾으려고 잠깐 헤매었던 그 골목으로 다시 들어간다. 양꼬치 골목의 반대쪽으로 걸었다. 가게들이 많다.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렁몐-꿔바로-차오판을 물어봤다. 렁몐은 메이여우다.
다른 직원이 나오더니 렁몐을 배달해 주겠다고 한다.
한 5분을 엉터리 번역기로 노력해 봤지만, 결국 쓰기-한위-눈치코치로 알아들었다.
음식을 기다리면 번역기를 다시 돌려봤다. 파파고는 천천히 짧은 문장을 말하면 잘 작동한다.
믿을것은 파파고밖에 없다.
지도는 애플맵을 써보기로 했다.
내일은 월요일이라 박물관이나 미술관들이 문을 닫는다.
신민대로를 걸으며 만주국의 상처를 간직한 건물들과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다.
1) 배달시킨 렁몐이 왔다. 새콤달콤하다. 고수가 적당하게 들어있어서, 고수를 먹을수 있었다. 찬음식이라 고수향이 덜한게 도움이 되었다.
2) 산처럼 쌓인 꿔바로가 나왔다. 뜨겁고 달콤하다. 고기가 너무 얇은게 흠이다.
3) 차오판을 빼고 지산센이 나왔다. 뜨겁고 기름기 좔좔 흐른다. 아스파라거스 대신에 매운 고추가 들어가서 맛이 덜했다.
4) 고량주 랑 작은병을 시켰다. 먹을만했다.
거의 다 먹었을 즈음에 똘똘해 보이는 중학생이 들어왔다. 영어 할줄 아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있게 그렇다고 한다.
그의 도움을 받아 남은 음식도 포장하고, 위쳇페이로 90원 결제도 했다.
야경을 보며 산책을 하려다가 더위에 지쳐 포기했다.
호텔로 돌아와 샤워를 하면서 양말을 빨았다.
송강민박에도 백두산 마을에도 빨래방이 없다고 한다.
창바이샨시쩐에서 송강민박으로 들어가는 택시도 예약을 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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