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것에 대비해 우비와 얇은옷 여러벌, 맛밤을 비롯한 비상식량을 배낭에 챙겨놓고, 11시에 잠이 들어 오늘 5시 반에 일어났다. 따뜻한 물을 두병 끓여놓고, 6시 반에 밥을 먹으러 갔더니, 날씨가 아주 좋아졌다. 방에서 마치 북한산처럼 백두산이 보였다. 매우 드문일이라고 한다.
아침식사는 갈치조림과 가지조림과 순두부다. 개운해서 아침으로 먹기에 좋았다.
밥 먹기가 힘드니 많이 먹어두라고 한다.
7시 15분 숙소 출발 날씨가 좋다.
허름한 시골마을에 너른 밭들이 가꿔져 있다. 마을사람들이 열심히 농사를 짓고 있다. 듣기로는 나라땅을 텃밭으로 가꾸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개발계획이 세워지면 갈아엎어지는 일도 많다고 한다. 중궈렌들로서는 임대료도 없고 세금도 내지 않으니 그야말로 거저 누리는 혜택이라고 한다. 백두산 주변이 모두 자연보전권역이라서 모든 행위가 금지되어 있는데, 어르신들이 텃밭일구는 것까지는 융통성을 발휘해 준다.
7시 45분 해발 820m
벌을 키우는 분들도 많았다. 이분들은 일용직 노동자들이라고 한다. 나라에서 사업허가를 홀사=인디비듀얼에게 내주고, 사업권을 받은 홀사들이 노동자를 고용해서 벌을 키우고 꿀벌을 만든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중궈가 사회주의 나라라는게 실감이 난다.
8시 30분 해발 1390m
8시 45분 해발 1250m
9시 백두산 입구 도착
9시 15분 차량 탑승
올라갈 때는 경치를 보기위해 조수석이 좋다고 한다. 운좋게도 내차지가 되어 시원한 들꽃 벌판을 바라보며 한참을 올랐다. 매발톱-두메자운 - 박새 - 곰취 - 미나리아재비 - 노루오줌 등등의 꽃들이 백두산 오르는 길에서부터 중턱까지 계속 따라온다. 시원하고 맑은 바람과 하늘-구름-초원과 언덕이 어우려져 걷고 싶게 만드는 길이다.
그리미는 밀려서 한쪽 구석에 앉게 되어 답답해 보였다. 내려올때는 꼭 앞좌석에 타기를.
운전기사들이 모두 젊고, 운전들을 침착하게 아주 잘한다. 그래서 정규직 노동자들인줄 알았더니, 인근에서 모집되어온 일용직 노동자들이라고 한다. 날이 좋으면, 연락을 해서 새벽부터 나와 일을 하고 일당을 받는다고 한다. 사회주의나라에서도 노는 사람에게까지 생활비를 보조해주지 않는다. 그렇구나.
9시 50분 남파 도착
햇볕이 비추니 심하게 춥지 않다. 그리미는 가을 잠바를 입었고, 아이들은 아버지가 벗어준 패딩으로 몸을 가린다. 걷는동안 바람이 심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 춥게 느껴질뿐 그리 춥지도 덥지도 않다. 초원이 멋있어서 돌로미티나 스위스 부럽지 않은곳이다. 트래킹을 못하게 하는것이 조금 아쉬운 점이다. 개마고원 트래킹을 하게 되면 이 멋진 들판을 걸을수 있으리라.
천지의 둘레는 14.4km이고 백록담은 1.7km다. 백록담도 천지처럼 거대하게 느꼈는데, 아마도 물이 채워져 있지 않아서 깊이까지 느껴지니 더 크게 보이는게 아닐까? 바람이 불면서 깊이 384m로부터 일어나는 가벼운 물결이 더 보기가 좋다.
두메양귀비와 호범꼬리가 흐드러지게 피어있어서 2,700m의 높은 산이 느껴지지가 않는다.
한국돈 2만원을 주고 천지를 배경으로 3장의 사진을 찍어 받아왔다. 날이 너무 조항서 마치 공공지능이 그린 그림처럼 보인다.
사람이 많지 않은데도, 천지를 바로 바라볼수 있는 곳은 많은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아야 천지 구경을 할수 있다. 중궈가 천지이름을 바꾸지 않은것만해도 가슴 쓸어내릴 일이다.
맛밤과 두쫀쿠와 따뜻한 물로 천지를 즐긴다.
쓰레기통도 곳곳에 있고,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워주는 사람이 있어서 깨끗하다.
(생일축하) 노래를 하거나 국기를 흔드는 일은, 모두에게 금지되어 있다. 잡혀간단다.
그런 무시무시한 이야기에도 공안들은 매우 친절한 얼굴로 사람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날이 너무 좋아서 천지는 옅은 안개가 피었다 밝아지기를 거듭했다. 칼새가 바람을 타고 천지 가운데로 날아갔다가 돌아온다. 바람만으로도 살아갈수 있을까? 칼새는 열달 동안을 땅에 내리지않고 날수 있다고 한다. 믿기지 않는다. 오로지 번식을 위해서만 두달동안 둥지를 트는데, 이곳 백두산 천지 주변도 그중의 하나다. 칼새는 나르며 먹이를 먹는다고 한다.
두고 떠나기가 싫을 정도로 예쁜 모습과 놀라운 이야기다.

11시에 천지 출발
11시 22분 쌍둥이 폭포 도착 다람쥐와 놀기
하늘말나리-미나리아재비-매발톱-노루오줌-꿩의다리 등의 들꽃이 펼쳐진 언덕을 5분 정도 올라가면 이단 폭포가 나온다. 폭포를 본다는 핑계로 언덕을 오르내리며 들꽃을 즐기는 기쁨이 있다. 화산암 퇴적층이 드러난 절벽에 보라색 매발톱이 피어 흔들리고 있다. 해바라기 씨앗을 주워다 입구에서 놀고 있는 다람쥐 두마리에게 다.
드디어 그리미가 조수자리에 앉아서 내려왔다. 탄화목에서 입구까지니까 10분 정도이지만 좋은 추억이 되었다.
12시 25분 남파 산문 출발 -> 압록강 장백현 조선족자치구 도착 / 강변따라 걷기
압록강은 중랑천 정도의 아주 작은 개천이다. 강주변으로 조선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군인들이라고 한다. 60년대 슬레이트 지붕을 덕지덕지 이어붙여 지어진 집들에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한다. 산너머로 난 길로는 한눈에 4대 정도의 차들이 늘 지나다니고 있는데, 흙먼지가 날리는 것을 보니 비포장이다.
낡은 집 너머로 깨끗하게 지어진 아파트들이 늘어서 있는데, 아주 새것이고 깔끔하게 지어졌다.
조선사람들도 달러를 만지며 점점 잘살고 있다는 말들을 들었다. 압록강변의 중궈쪽은 산책과 달리기를 할수있는 길이 아주 잘 만들어져 있었다. 호텔도 새로 짓고 있고, 공원을 만드는 등 자꾸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 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중궈렌들도 많이 만났다. 반갑게 말을 거는데, 한위=차이니즈는 못알아듣겠다.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고싶은 말 떠든다. 할수없이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한-조-중 관계가 나아지려면 이렇게 시끄러워져야 한다. 마오쩌둥은 실컷 떠들게 놔두라고 했다. 새끼돼지가 나올때도 돼지울음소리가 떠들썩하게 동네를 울렸다고 했다.
15시 35분 해발 800m 도착.
검문소를 지나자, 오면서도 몇대 봤는데, 자전거를 타고 백두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내려가면서 보니 관광버스-자전거를 실은 화물차-자전거떼가 달려오는 모습까지 보인다. 해발 600m에서 800m까지 살살 올라가는 기다란 길을 자전거로 탈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길양쪽으로 울창한 숲이 펼쳐져 있어서 더없이 상쾌하다.
16시 10분 숙소 도착(9시간)
돌아오는 동안 깊은 숲을 이불처럼 덮고 작은 택시안에서 고양이처럼 잠들다깨기를 거듭했다. 졸음이 쏟아졌다가 나갈때마다 몸의 힘이 솟아난다. 잠은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낸다. 어째서 잠을 자지않으면 힘을 쓰지 못할까.
잠을 자지 못하면, 성장호르몬과 글리코겐 저장이 안되고 코르티솔이 너무 많이 나온다.
1) 성장호르몬 = 소마트로핀 : 일하면서 다친 근육을 낫게 해주는 호르몬으로 잠들었을때만 나온다. 잠을 자지 못하면, 소마트로핀이 나오지 못해 몸의 기운이 빠진다. 조금이라도 잠들게되면 소마트로핀이 일해서 지친 근육을 회복시켜주므로 몸의 힘이 솟는다.
2) 글리코겐 : 탄수화물이 연료로 쓰이려면 글리코겐으로 바뀌어 간과 근육에 모여있어야 한다. 글리코겐이 모아지려면 잠을 자야한다. 몸이 다른 일로 바쁘지 않아야 에너지 모으는 일에 힘을쏟기 때문이다. 잠깐이라도 자게되면 간과 근육에 에너지가 모이게 되므로 졸고 일어나면 힘이난다.
3) 코르티솔 : 사람이 바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싸울 것인가 도망칠 것인가를 골라야 한다. 파잍 오어 플라잍. 플라잍할 때에 나오는 호르몬이 코르티솔로 몸의 긴장을 높이고 에너지를 많이 쓴다. 잠을 자지 못하면 코르티솔이 자꾸 나와서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쓰게 된다. 잠깐이라도 졸게 되면 몸의 긴장이 풀어지면서 코르티솔 호르몬이 나오지 않으니, 몸이 편안해지고 에너지가 넘치게 되어 힘이 난다. kdk
18시 저녁식사
닭백숙으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수퍼에서 58원에 사온 52도 바이주를 뜯었다.
백두산으로 여행온 젊은이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내일 마실것만 남기고 다 마셨는데, 부드럽고 좋았다.
아, 그런데, 이 술을 사서 가지고 갈수가 없다. 고속철에는 술을 가지고 탈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
'호기심천국 > 백두산 셴양 따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백두산 서파_지안 광개토대왕릉 ] 베이포는 아들며느리를 위해 남겨두었다_260709 (0) | 2026.07.08 |
|---|---|
| [ 완다랜드 ] 바람이 불고 비가 쏟아진다_260708 (0) | 2026.07.08 |
| [ 장춘_장백산서 ] 여자는, 집안일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된다_260706 (0) | 2026.07.06 |
| [ 인천_창춘 ] 역무원의 도움으로 창춘역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다_260705 (0) | 2026.07.05 |
| [ 동화에서 광개토왕비 다녀오기 ] 머나먼 길에 나설수 있을까_260629 (0) | 2026.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