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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 그들의 말 혹은 침묵_아니 에르노_정혜용 옮김_민음사_22년 1판 1쇄 ] 허접한 이야기로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수 있다_260414

힘들다. 60쪽을 읽었는데도 마음을 잡아끄는 그 어떤것도 만나지를 못했다.

이래서 클럽이 좋기는하다. 끝까지 읽어야 할말이 있다. 다 읽지 못하고는 말하기 어렵다.

 

나의 잡스러움도 견디기 어려운데, 그녀의 잡스러움까지 알아서 견뎌야한다. 힘든 일이다, 두배로.

 

사람이 더러워보이는 이 반사회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회의 폭력 - 억압 - 무시 등등을 온몸으로 겪는다면 그럴수 있을까?

깨지기 쉬운 삶을, 늘 두려움에 떨며 살아야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럴지도 모른다.  

 

"열여덟은 넘어보이는 그들 모두가 나이들고 추해보였다. 내눈에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은 늘 추해보인다." (99쪽)

번역자 정혜용은, "이 번역 왜 이래?" 라는 평이 나와야 비로소 성공한 번역이 되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202쪽)고 했다.

뭐, 이따위 이야기가 있어라고 말하면, 그말이 그말이다. 짧아서 정말로 다행이다.

 

나만이 아는 일들이 있다. 자랑스러운 일들은 아니다. 그게 삶이라면, 삶은 늘 부끄럽다.

그러지 않으려면, 오른손이 하는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나보다.

자랑스러운 일을 = 순겨둔 일을, 몰래 꺼내보며 즐기는 삶을 살고 싶어서. 그럴듯하다.

 

"삶은 그들이 숨기는 행위속에 들어있음을 알았다." (133쪽)

 

한가지만은 알겠다. 그 여자아이가 전쟁이 나기 앞서 한 남자를 잠깐 사랑했었다.

또 다른 남자도 사랑했었다. 그래도 첫번째 친구를 더 사랑했는데, 그에게 버림받아 상처를 받았다.

그 상처가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어쨌든 삶은 심심해졌고 + 모두가 보기 싫어졌다.

 

하루하루가 왜 그렇게 지나는지를 모른채 살아간다.

 

어제 대호가 사람은,
1) 믿음으로
2) 앎으로 산다고 한다. 둘중 어느 하나라고 한다.

앎과 믿음이 서로를 밀쳐낸다고?
그다지 고끄가 안되네.

 

그래, 믿음을 바탕으로 보면,
아는것과 알려는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니다.

 

앎을 바탕으로 보면,
믿음이 아니라 알지못하는것

= 알려고 하지 않는것이 기분나쁜 일이다.

 

그러므로 알면서는 믿을수 있지만,

믿으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못배웠어도 현명하게 = 슬기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고 우리는 믿는다.

왜 그것이 될까?

 

배우지 못했어도 알려고 하면,

알수 있는 것들이 많다.

배우면 = 끝까지 배우려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에 그냥 믿어버리고 만다.

못배운 사람보다 더 멍청해진다.

 

마당 한가운데에 막대기 하나를 꽂아두고,

매일 같은 시간에 나와서 그 막대의 길이와 방향을 표시만 해 보아도

1년과 해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그거나 해볼까!

 

클럽 토론을 위해서 두번째 읽고 있는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이런 허접한 책이, 두번째 읽으니까 갑자기 재미있어 지는거다.

 

그녀의 침묵속에서 머리속에서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온갖 허접한 생각들을
놀랄만큼 잘 정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오늘(4/27).

 

침묵을 강요당하지만,
결코 말하기와 생각하기를 멈추지 않는 여자아이 -

 

"뭔가 재미있는 일이라고는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으리라" (19쪽)

이러다보니 삶을 포기하기도 쉬워지지 않을까?
사춘기 시절에.

그런데, 교내 깡패들이 흐려놓은 물을 빼놓고 보면, 중고등학교 때, 정말 늘 즐거웠다 -

 

부모님께 왜 이렇게 날을 세우는 것일까?

그러고보면, 늘 부모님께 고맙다는 생각을 하다가
대학때 부모님과 부딪히면서 참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지금 20년 가까이 모시고 살면서 말년을 함께하고 있지만 
어릴때의 관계로 돌아가지지가 않아서 아쉽다. 

 

"잘게 자른 양파를 뿌린 토마토는 보기만 해도 토쏠렸다" (21쪽)

그리미는 이런 경험들이 있다고 한다.
장모님이 콩나물국에 늘 김치를 넣어 끓여주실때,
어머니가 산후에 몸보신하라고 가물치탕을 끓여 줬을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일에 두려움과 상처를 받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제는 김치콩나물국을 사랑하게 되었고,

다시는 가물치탕을 먹을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어려서부터 억압을 당하고,
남자들은, 군대를 가거나 돈을 벌기 시작할때부터 억압을 당한다.

아무래도 남자들이 많이 짧고, 억압하는 시간들로 일생을 채워나가기도 한다. 슬프다 -

 

존재의 가치를 부정당할 때, 무릎꿇지 말고 맞설수 있는 용기를 내어야 한다.

 

그 처음은,
침묵하면서 머리속으로 말을 하고, 말을 더욱더 많이 하고,
그리고 마침내 말해야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말해야 한다.

 

존재하는데 존중받지 못한다면,
존재를 존중하지 않는 그들은 야만의 상태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보들 -

 

질서는 부조리를 동반한다
= 민주정은 부조리를 동반한다
= 홀사 individual도 삶과 죽음의 균형잡기
= 부조리와 질서의 균형잡기가 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