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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 나쁜 유전자_정우현_이른비 ] 그가 진화론에 도전장을 내밀었다_260226

정우현에 대해 이런 선입견이 있다. 이책을 읽으면 선입견이 바뀌게 될지 궁금하다.

선입견 때문에 엄청나게 따지며 읽게 될것이다.

 

우생학과 나쁜 유전자. 머리글에서 정우현은 나쁜 유전자는 없다고 했다. 나쁜 유전자를 제거해야 한다는 우생학이 퇴치된지 오래되었는데 왜 이런 주제를 골라야했을까? 우생학은 사라졌어도 다른 이름으로 그 생각이 살아있기 때문일까? 이성-계몽-세마science로는 어떤 진보도 이루어낼수 없으니, 세마의 시대를 끝내고 싶은것일까? 이성-계몽-세마science를 하느님 아래에 무릎꿇리고 싶을까? 그러면 그는 기즐=기쁘고 즐거운=happy할까?

 

대호가 사람은,
1) 믿음으로
2) 앎으로 산다고 한다.

둘중 어느 하나라고 한다.

앎과 믿음이 서로를 밀쳐낸다고?
그다지 고끄가 안된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사람은 믿음과 배움으로 살고, 두가지가 잘 섞여있어야 한다.

믿어도 믿지 말아야하고, 알아도 알지못해야 하며, 배움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삶을 제대로 살아낼수 있다.

 

1. 피부색 유전자

     피부색이 불러온 차별의 아픈 역사

 

골턴은 우생학으로 씻을수없는 죄를 지었고, 다윈도 인종차별의 마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린네와 괴테, 데이비드 흄 등의 위대한 학자들과 링컨도 백인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 아메리카에서 흑백결혼금지법이 위헌판결을 받아 폐지된것은 겨우 1967년이었다. 1910년에 테네시주는 원드롭룰을 법으로 만들었다. 흑인의 피가 한방울이라도 섞였다면 무조건 흑인이라는 법.

 

인종차별 발언을 드러내놓고 했다가 자리에서 쫓겨난 가장 유명한 인물이 DNA 구조를 밝혀내 노벨상을 받은, 왓슨이다. 인종주의는, 백인들이 넘어야할 드높은 망상이다.

 

정우현의 글은 재미있고 훌륭하다.

 

그런데, 이런 단순화의 오류에 빠져버리고 만다.

'세마는 인종차별을 없앤게 아니라 정당성을 부여했다'고.

 

세마학자들이 어리석은 짓을 많이 저질렀다는데 대해서는 고끄할수 있다.

그들도, 어리석은 사피엔스=사람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배우려는 일을 그만두지 않는다.
관찰하고 기록하고 경험하고 일반법칙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길위에서 세마학자들은 조금씩 쌓아나가며, 

어리석은 사피엔스의 길을 바로 잡아준다.

 

"(다윈의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이 책에는 문제가 될 만한 주장 (중략)

첫째, 남자는 여자보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성 능력이 훨씬 뛰어나고,
둘째, 남자가 여자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여자가 남자를 선택하며,
셋째, 흑인과 같은 미개인과 유럽인은 서로 다른 인종으로 진화하여 지성 능력과 도덕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중략) 다윈은 평소 노예제 철폐를 공개 주장하곤 했는데, 그런 그였을지라도 유색인종보다 백인이 더 우월하다는 생각까지 포기하지는 못했다. (중략 / 이성과 계몽의 시대에) 세마science는 인종차별을 없앤게 아니라 정당성을 부여했다." (36~49쪽)

 

말라리아는 단세포 기생충이다. 바이러스보다 크다. 말라리아는 모기와 사람을 오가며 생존번식하고, 사람에게 왔을때 적혈구에서 성장하며, 발열과 오한, 빈혈, 혈류장애를 일으켜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말라리아에 걸린 모기는 죽지않는다. 말라리아와 모기는 기생충과 죽지않는 숙주의 관계다.

 

적혈구의 생김새가 낫처럼 바뀌면 쉽게 파괴되는데, 이때 말라리아 원충이 낫적혈구sickle-cell와 같이 파괴되어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게 된다. 목숨은 건지지만 적혈구 부족으로 빈혈이 생길수 있다.

 

"낫적혈구빈혈증sickle-cell anemia은 주로 흑인이 걸리는 질병이라고 인식되어왔다. 헤모글로빈 유전자에 일어난 돌연변이 때문에 적혈구가 낫처럼 생김새가 변해 악성 빈혈을 일으키는 이 유전병은 주로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흑인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그러나 (중략)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이탈리아·그리스·터키 같은 지중해 연안의 다양한 지역에서 인종과 관계없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언급한 곳들은 놀랍게도 말라리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과 거의 일치한다. 이 빈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적혈구 내부 환경이 변화되어서 말라리아의 공격에 높은 저항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환경이라면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편이 오히려 생존하는 데 유리하다. 낫적혈구빈혈증은 말라리아 원충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우리 조상들이 발전시킨 방어기제 진화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55쪽)

 

*sickle 낫 / 낫적혈구빈혈증 =  겸상적혈구빈혈증 = 시클셀 어니미어 sickle-cell anemia

 

살색은, 80가지가 넘는 여러가지 유전인자가 결합해서 만드는데, 비슷한 살색을 가진 사람들이 한곳에 모인 이유는, 자연선택으로 수렴진화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살색은 키와 몸무게와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사실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러면 살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사피엔스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원래 어두운 살색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사는곳의 자외선지수와 음식에 따라서 살색이 바뀌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보통 흰색은 모든 색의 빛을 반사시키기 때문에 희게 보이고, 검은색은 모든 색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검게 보인다. 따라서 햇빛을 많이 받으려면, 살색은 검어야 한다. 그런데 햇빛의 양이 적은 고위도 지방의 사람들의 살색이 빛을 반사시키는 하얀색이 되었다. 왜 그런가?

 

사피엔스의 살색은, 너무 살 깊숙하게 많이 들어오면 독(엽산=비타민 B9 파괴)이 되고, 너무 적게 들어와도 독(비타민 D 결핍)이 되는 자외선을 적절히 필터링하기 위한 최적의 장치다. 놀라운 일이다. 

 

1) 저위도 지역 : 살의 겉면에서 햇빛을 모두 흡수해서 살속 깊숙이 햇빛을 못들어가게 하려고, 멜라닌 색소를 많이 만들어내므로 저위도 지역의 사람들의 살색은 검어졌다. 자외선은 엽산을 파괴하거나 DNA 사슬을 끊어 돌연변이를 일으켜 피부암 등을 일으킬수 있다.  

 

2) 고위도 지역 : 햇빛을 모두 흡수해버리는 멜라닌을 포기하고, 반사되지 않은 자외선의 일부라도 살속 깊이 들어갈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살색이 하얗게 되었다. 적게라도 흡수된 자외선이 피부 깊숙한 곳에서 비타민 D를 만든다.

 

살색이 어떻든 사피엔스는 99.9%가 같은 유전자 염기서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0.1%의 작은 차이가 이렇게도 많은 차이들을 만들어낸다. 80억의 사람들 중에서 똑같은 사람은 없다.

 

"인류는 유전적으로 사실상 '클론clone'에 가깝다. 어떤 사람이든 모든 유전체에 걸쳐 염기서열이 99.9퍼센트 똑같다. 차이는 단 0.1퍼센트뿐이다. 이렇게 동일한 종은 포유류 중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53쪽)

 

정우현은 인종차별에 몹시 분개하고 있다. 특히 거인 세마학자와 생학자들이 앞다투어 인종차별을 뒷받침하고 부추기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판타레이를 쓴 민태기는, 계몽시대의 세마학자들은 야만의 시대를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모두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변명한다.

 

정우현은 이 변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듯하다. 세마라는 이름으로 올바름을 추구하기는 어렵다고 믿는듯하다.

렇다면 무엇으로 사람은 올바름으로 나아가는가?

 

오직 신을 믿는 것으로? 

 

2. 희귀병 유전자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무서운 질환들

 

로마제국(~476) - 동로마제국(~1453) - 신성로마제국(962 오토1세 ~ 1806 프란츠 2세)으로 연결된다. 신성로마제국은 볼테르의 말대로, 신성하지도 로마도 제국도 아니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이 7선제후가 뽑는 황제를 오래도록 독식해서 합스부르크 = 신성로마제국으로 인식된다. 스페인의 카를5세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지만, 그 아들인 필리페 2세는, 황제가 아니라 스페인과 네덜란드, 아메리카의 왕이었다.

 

 "16세기 초 막시밀리안 1세는 손자 카를 5세를 포르투갈의 이자벨 왕녀와 결혼시켜 이베리아 반도 전체를 수중에 넣었으며, 그다음 카를 5세의 동생인 페르디난트 1세를 헝가리 왕실과 결혼시켜 중부유럽을 차지했다. 이들은 곧 보헤미아와 이탈리아 대부분의 영토를 장악했다.

 

이 시기에 페루를 중심으로 한 잉카 제국을 포함, 신대륙마저 상당 부분 스페인의 영토가 되었다. 1521년 탐험가 마젤란 (1480~1521)에 의해 스페인 영토로 편입된 동남아시아의 섬나라 필리핀의 명칭은 카를 5세의 아들인 펠리페 2세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불과 약 50년 만에 유럽 대륙의 절반을 포함해 세계 곳곳을 장악한 합스부르크 제국의 무기는 바로 결혼이었다.

 

“다른 이들은 전쟁을 하게 내버려두어라, 행복한 오스트리아여, 그대는 결혼을 하라!"라는 유명한 시구가 오랫동안 회자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였다.

 

(중략) 이후 합스부르크 가문은 막대한 정치권력의 분산을 막고 왕족 혈통을 굳건히 지키고자 가까운 친인척 사이에서만 반복적으로 혼인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중략) 왕가의 계통에서 있었던 11건의 결혼 중 9건이 8촌 이내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동물의 왕국도 이 정도까지는 아닐 것이다.

사실 훨씬 전에 '미남왕'이라 불렸던 펠리페 1세의 아들 카를 5세는 이미 흉하게 튀어나온 턱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그 유명한 '합스부르크 턱 Hapsburg jaw'이다. (중략)  잘생긴 펠리페 1세와 결혼한 후아나는 우울증 비슷한 정신질환이 있어 '카스티야의 광녀'라고도 불렸다. 그녀의 집안은 이미 오랜 기간 근친혼을 반복해온 전력이 있었다.

 

후아나는 증손자가 될 돈 카를로스Don Carlos de Austria(1545~1568)에게 광기를 물려주었다. 펠리페 2세의 후계자가 될 돈 카를로스는 흉골 기형에 척추가 굽은 신체장애가 있었을 뿐 아니라 정신병과 망상에도 시달렸다." (86~7쪽)

 

무통분만을 받아들인 빅토리아여왕을 보면 출산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알수 있다. 고통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이를수도 있다. 무통분만을 하는것이 당연하고, 그것도 안된다면 제왕절개로 출산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 좋다.

 

"당시 클로로포름을 이용한 무통수술법을 시행하던 의사는 런던 소호에서 창궐했던 콜레라의 전파 원인을 밝혀내 훗날 '근대 역학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는 존 스노우(1813~1858)였다.

빅토리아 여왕(1819~1901)은 존 스노우를 왕궁으로 불러 무통분만을 집도하게 했다. 당시 클로로포름은 마취제로서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에 주치의들은 크게 반대했다. (중략) 여왕은 마취 효과에 크게 만족했고, 4년 후 아홉 번째 베아트리스 공주를 출산할 때도 클로로포름의 축복을 다시 한 번 누리게 된다.

무통분만은 여성들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부류가 있었다. 출산의 고통은 원죄의 대가로 신이 이브에게 내린 징벌이기 때문에 이를 일부러 피하려는 시도는 어떤 것이라도 신의 섭리를 거역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비판한 종교계의 인사들이었다" (73쪽)

 

니꼴라이 2세 부부가 혈우병을 앓는 아들을 고치기 위해 애쓰다가 라스푸틴이라는 괴물을 받아들였고, 파탄에 빠진 러시아 제국이 결국 볼세비키혁명으로 무너졌다. 정우현은 볼세비키 혁명의 성공의 바탕에 혈우병이 있었고, 이것은 빅토리아 여왕이 뿌린 비극의 씨앗이라고 한다. 여왕의 자식이 혈우병의 인자를 가지고 있었으니 비극의 씨앗이었던 것만은 틀림없으나, 그것으로 러시아제국이 무너졌다고 보는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정우현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근거로 들면서 이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다.

 

모든 책임을 유전자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런 식의 문장은 참이기가 어렵다. 학자라면 누구도 어느 한가지로 인과관계를 설명하지 않는다, 도킨스도. 그런 생각이라면, 모든 것을=러시아 제국이 무너지게 된것을 유전병 탓으로 돌리는것도 돌아봐야할 일이다.

 

"(신승환은) 현대의 생명공학은 무엇보다 먼저 유전병이 발생하는 '원인'과 '작인'을 구별해야 한다 (중략) 유전질환은 유전자뿐 아니라 그것이 발현되는 환경조건에 따라 증상이 크게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화두가 되는 유전자 치료란 유전병이 생기는 수많은 요인을 유전자라는 단 하나의 개념으로만 환원시키는 극단 행위라 할 수 있다. 거기에 잘못된 결과들의 모든 책임을 유전자 탓으로만 돌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전자는 일찍이 세계의 역사를 수없이 바꿔왔다. 그러나 유전자는 우리에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 사룸life는 자신이 지닌 유전자로만 살아가고 결정되는 존재가 아니므로, 사룸은 역사 속에서 형성되고 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미래를 계획하고 하나하나 바꿔나가는 역동하는 존재이므로." (109쪽)

 

머리글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책을 쓰는 이유를 분명히 해두는게 좋겠다.

 

1) 유전자결정론은 틀렸다

2) 세마가 아니라, 세마science를 해석하는 방식이 틀렸다

 

"검은 피부를 만드는 유전자, 정신지체를 유발하는 유전자, 유대인의 정체성을 만드는 유전자, 범죄 유전자, 동성애나 불륜, 그리고 암과 같은 퇴행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까지, 나쁜 유전자는 늘 사람의 불안과 혐오의 대상이자 편견의 도구가 되어왔다. 유전자는 마치 우리의 인생을 옥죄는 올가미처럼, 벗어나기 힘든 숙명처럼 이해되었다. 그 뒤에는 세마science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잘못된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과거 우생학의 비극으로부터 현대의 유전자 치료담론까지, 우리가 유전자에 덧씌운 오해를 하나하나 벗겨내고자 했다. 무심코 믿어온 '유전자 결정론'이라는 견고한 신화를 최대한 부드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해체하려고 노력했다. (중략) 유전자에 새겨진 것은 가능성이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할 필연이 아니다.

(중략) 사람의 본성에 어떤 내재된 본질이나 발견되어야 할 보편의 사람됨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략) 나는 이와 비슷하게, 우리는 '완성' 존재가 아니라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의 존재임을 기억해달라고 책의 어딘가에서 말했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불안과 방황이야말로 사람다움의 증거라고 나는 믿는다. (중략)

세마science는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차별의 도구가 되기도 하고 연대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유전자에 관한 사실 중 무언가가 잘못 전달되었다면, 그것은 세마가 틀렸기 때문이 아니라 세마를 해석하는 방식이 틀렸기 때문이다." (373~4쪽)

 

3. 사나운 유전자

    우리는 어떻게 사람이 되었을까

 

자연선택과 적자생존 중에서 어떤 말이 더 잘 풀어쓴 말일까? 자연선택에 의해 삶과 죽음이 결정되었고, 살아남은 것은 살아가기에 알맞은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의 선택으로 알맞는 것이 살아남게 되었다. 원인과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이므로 둘중 어느 하나를 고를 필요가 없다. 다만, 적자생존이 원인이 되어 적자생존이 되었다고 말하는것은 엉터리다. 환경이 이러저러했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 맞춰진 사룸들이 살아남게 되었다고 해야 한다.  

 

'살아남는데 성공한 것이 살아남는다'가 아니라

'환경이 바뀌었고, 바뀐 환경에 잘 맞는 특성을 가진 사룸들이 살아남았다'고 해야 한다.

 

다정한 것에 대해서는 뭔가 생각이 필요하다. 정우현 스스로 답을 내놓았다. 끼리끼리 모였을때는 다정하고, 먹이사냥을 할때는 사나워야한다. 그래야 살아남기에 좋을 것이다. 

 

"다윈은 자연선택설을, 환경에 적합한 특성을 가진 사룸life가 다른 라이ㅍ보다 더 잘 살아남는다는 의미로 사용했지만, 사람들은 자연이 마치 의식있는 존재인 것처럼 특정 사룸체를 선택하는 것으로 오해했다.  (중략)

적자생존=서바이벌 옵 더 피티스ㅌ라는 용어는 진화론을 설명하기 위해 차용된 이후로 예기치 않게 많은 조롱을 받았다. (중략) '적자', 즉 '적합한 존재'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연선택이 일어날 때, (중략) '살아남는데 성공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식의 동어반복에 불과하다. (중략) 우리는 어떤 성질이 살아남기에 적합한지 미리 알 수 없다. 모든 사건이 끝난 다음에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중략) 다정함을 생태계 최고의 생존전략으로 꼽는다면 바보같은 판단이다. 다정해졌기 때문에 사람처럼 성공한 예는 아마도 사람이 유일할 것이다. (아니면 사람의 다정함에 동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개 정도를 추가할 수 있겠다.) 더구나 사람이 정말로 다정한지 깊이 따져보기 시작하면 할 말은 더 많아진다." (140쪽)

 

3장까지 읽을때는 도킨슨을 비판하려는 것인지 알았다. 아니다. 그는 진화론을 거부하고 있다.

진화론이든 아니든 괴롭지않은 나로서는 재미있게 바라본다.

창조론이 진리일 필요가 없듯이 진화론도 진리일 필요는 없다.

맞는게 맞으면 된다.

 

게다가 나도, 스스로 길들이기=다정하게 살기=가축화가 뿌리가치라는 주장이 몹시 거슬려왔다.

 

침팬지와 보노보의 분리가 콩고강이 만들어지는 지질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즐거웠다. 정우현은 자연환경의 다름이 두 유인원의 성격을 만들었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스스로를 길들이는 유전자는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나, 다정함은 넉넉함에서 나오지 유전자가 결정하지 않는다고 정우현은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럴듯한 말인데,

 

1) 부유한 사람들이 넉넉한가? 글쎄? 받아들이기 어렵다.

2) 랭엄은 자연환경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풍부한 자원과 안정된 환경속에서 다정한 성질을 가진 것들이 더 잘 살아남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정우현의 조심스런 진단은 그리 맞는것같지 않다.

 

둘, 스스로 길들여졌으면 가축처럼 뇌의 크기가 작아져야 하는데, 사람의 뇌는 두배 가까이 커졌다. 정우현은 길들여진 동물이 뇌가 작아졌으니, 길들여진 사람도 뇌가 작아져야 하는것 아니냐고 묻는다. 스스로 길들여진 보노보도 침팬지보다 뇌가 20% 작아졌다. 역시 그럴듯하다. 조금 달리보면, 보노보와 가축은 먹이경쟁에서 여유로웠다.

 

그러나, 사피엔스에게는 보노보와 가축들이 누리는 풍요로움이 없었다. 삶을 이어가기 위한 먹이경쟁이 치열해서 세땅earth 전체로 퍼져나가며 살아가야했으니, 뇌가 커질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셋, 그렇게 친화력이 높은 보노보는 왜 사라지고 있느냐고 정우현은 묻는다. 그런데, 침팬지와 보노보 모두 멸종위기종이다. 보노보가 위기단계가 더 높을뿐이다. 그리고, 사피엔스들이 살만한 곳을 모두 차지해버려, 침팬지와 보노보 모두 살만하지 못하다. 그들이 멸종하고 있는데는, 친화력 보다 더 힘을 쓰는 사람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사람 진화의 성공은, 폭력성을 억제하고 유순해진 개체들이 친화력을 획득하면서 선택의 이익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바로 그 주장이다.

 

그러나 이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그토록 닮았다는 침팬지와 사람은 약 700만 년 전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분리된 것에 비해, 침팬지와 보노보는 그보다 훨씬 가까운 약 200만 년 전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분리되었다는 사실이 분자유전학 연구를 통해 알려졌다.

 

(중략) 그런데도 그토록 난폭한 침팬지 무리에 비해 보노보의 사회는 너무나도 다정하고 평화롭다.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는 침팬지 집단과 달리 보노보는 암컷이 우위를 점한다. 침팬지는 새끼를 가지려고 할때만 교미를 하지만, 보노보는 시도 때도 없이 그저 즐기려는 목적으로 성행위를 한다.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늘 평화롭고 웃음가득 여유가 넘치는 일상을 보내는 이유다.


랭엄의 주장에 따르면 보노보는 가축화된 침팬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보노보는 뇌크기가 침팬지보다 20퍼센트가량 작고 이빨도 매우 작다. 보노보에게는 가축화되어 유순해진 동물에서 나타나는 유형성숙의 특징이 많이 발견된다. 그러나 보노보가 스스로 가축화된 것이 유전자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공교롭게도 이들이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갈라진 때는 그들의 서식지인 아프리카 중서부에 콩고강이 생기기 시작한 때와 겹친다. 지질변화로 인해 대륙 한가운데가 갈라져 지각이 침강하고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서 콩고강은 공통의 조상으로 이루어진 두 개체를 두 집단으로 갈라놓았다.

 

침팬지가 된 개체들은 우연히 강의 북쪽 척박한 땅에서 서식하며 식량을 얻는데 고군분투했고 고릴라와도 경쟁해야 했다. 반면 보노보가 된 개체들이 정착한 강의 남쪽 지역은 프랑스 넓이의 3배가 될 정도로 매우 넓고 식량자원도 풍부했다. 운좋게도 사나운 고릴라마저 전혀 없었다.

 

보노보는 자기가축화를 잘해서 다정해진 게 아니라 스트레스를 안받고, 경쟁없이 풍족하게 살 수 있어서 다정해지고 친화력이 높아진 것은 아니었을까? 생존을 위한 자기가축화가 아니라 넉넉한 환경이 다정함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략) 보노보는 자기가축화에 그 누구보다 최적의 조건으로 (심지어 사람보다 더 다정하게끔) 성공했지만 사람과 같은 지능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보통은 동물이 가축화가 되면 지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사육하는 가축들은 야생동물보다 뇌가 15퍼센트 이상 작아진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도 가축은 두뇌를 쓸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지능이 점점 떨어진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사람은 지난 200만 년 동안 뇌가 거의 두 배 이상 커졌다는 여러 증거가 있다. 브라이언 헤어는 사람의 뇌가 커진 것이 자제력을 키울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보았다.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논리가 사람의 진화성공을 설명하기 위한 상황에만 적용되고 있다.


게다가 누가 봐도 친화력이 최고인 보노보는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143~5)

 

'다정함은 그 자체로 살아남을 것을 보장해주는 보증수표일 수 없다'는 정우현의 말에 고끄한다. 다정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자는 그의 말에도 고끄한다. 네탄야후나 트럼프같은 유아동맹=유태인 아메리카동맹 의 만행을 보고 있으면, 측은지심과 다정함이, 사람사는 세상에 얼마나 뿌리내리기 어려운지에 고끄할수밖에 없다.

 

"다정함이란 오히려 늘 연약하고 깨지기 쉬워서, 전심을 다해 보살피고 책임져야만 겨우 지킬수 있는 소중한 가치다. 우리 사람이 자기가축화를 통해 얻은 친화력으로 서로에게 한없이 다정해지게 됨으로써 길고 긴 진화의 여정에서 마침내 생존에 성공하게 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우리의 모습을 만든 그 소중한 가치를 잃지 않도록 영원히 최선을 다해 다정한 이들을 책임져야한다." (149쪽)

 

그렇다고해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말을 거부할 생각도 없다. 거기에서 정우현과 생각이 달라진다.

 

4. 열등한 유전자

     우월함 숭배하는 사회와 당신이 열등하다는 착각

 

초파리의 눈색깔에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25개나 된다.

유전자가 모든것을 결정한다는 생각은 틀렸다.

우생학으로 지은 죄가 너무 크다.

우생학은 진화론이다.

진화론은 틀렸다.

 

렇게 나아간다. 맞는말과 틀린말을 뒤섞어가면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단순하게 만든다. 법칙이나 진리가 오컴의 면도날처럼 단순하고 깔끔하지만, 지나친 단순화는 사실과 거짓을 뒤집어버린다. 진화론이 우생학은 아니다. 우생학이 진화론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우생학은 진화론을 비뚤게 해석했다.

 

"(1929년) 컬럼비아대의 초파리 유전학자 토머스 모건은, 고더드가 쓴 칼리카크 가족의 이야기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거짓 선동인지를 간파하고 세마로 반박했던 대표 학자였다. 그로부터 약 20여년 전 멘델의 유전법칙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유전학자들은 하나의 유전자(유전형)가 하나의 형질(표현형)을 만든다고 믿었다.

 

(중략) 그러나 모건이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그런 단순한 법칙과는 완전히 달랐다. 하나의 형질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유전자가 함께 연관되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면 모건은 초파리의 눈색깔에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25개나 찾아냈다.

 

초파리의 유전자가 그처럼 복잡한 방식으로 작동한다면, 사람의 경우는 아마도 훨씬 더 복잡할 것이다." (163쪽)

 

로만 가톨릭이, 수많은 문제가 있어도 천년을 유지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이런 사룸존중이다. 트럼프가 교황을 연약한 사회주의자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사람을 생각하는 일은, 사회주의자들이 열심히 하고, 러셀 또한 그랬다. 

 

"영국처럼 청교도 산업국가들은 대부분 우생학 법률을 통과시켰고,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처럼 로마 가톨릭교회의 영향력이 강한 나라는 대부분 우생법이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영국은 청교도 국가인데 통과되지 못한 특이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중략) 노동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 (중략) 노동당은 하층 노동자중 일부를 사회의 문제 집단과 동일시하는 우생학에 찬성할 수 없었다.

 

러셀도 우생학에 관련된 법률을 제정하는 것은 사실상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체로 찬성은 하지만 선을 어디에 그어야 할지 결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략) 러셀은 당시로서는 어떤 사람이 가장 좋은 혈통인지 판가름하기 어렵지만 언젠가 세마science가 더 발전할 미래에는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고 입증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믿었다기 보다는 조심스럽게 미말했다predict / 무일)" (167~9쪽)

 

5. 범죄유전자

    당신은 오해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골상학과 롬브로소의 이론은, 보기만해도 범죄자를 알아낼수 있다고 한다. 틀렸다.
관상. 보지말아야 하고, 믿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데이터를 = 예를들어 관상데이터를 모았다고 해서 그것은 세마일까?

그 모은 데이터를=범죄인들의 관상데이터를 멋대로 해석한다면 그것은 사이언스일까?

그런 엉터리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진화이론은 만들어진 것일까?

 

내가 답할 문제가 아니라 정우현이 답해야 한다.

 

본성이냐, 양육이냐? 박구용에 따르면, 이것도 거의 끝난 물음이다.

본성은 없다, 모두 이리저리 교육받은 것이다.

 

"(유태인인) 그는 유태인 후손에게 자신도 모르게 돌이킬 수 없는 죄를 범하고 말았다. 롬브로소의 이론은 범죄가 유전된다는 단순한 추정에 그친 게 아니라 인체측정데이터에 기초한 일종의 진화이론이었다. 그가 본 것은 과거 폭력인류의 조상에게서 유래했을 격세유전이었다. (중략) 범죄를 막으려면 그가 자라난 환경 이나 상황을 볼 게 아니라 범죄자 자체를 연구하면 된다는 말이다. 롬브로소는 범죄자에 대한 설명을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가 아니라 '어떤 범죄형에 가까운지'로 바꿔놓았다.


(중략) 골턴은 '본성이냐 양육이냐? nature or nurture?'라는 논쟁을 처음 시작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우월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은 교육 • 환경의 요인보다는 타고난 본성과 유전에 따라 타나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209쪽)

 

* 타나로 = 타고 나기로 / 타나를 = 타고 나기를 = naturaly

 

* 테스토스테론 = 테스티스(부랄) + 스테론(스테로이드 호르몬) : 부랄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 2차성징을 만들어내는 안드로겐의 하나

* 옥시토신 = 옥시스(빠른) + 토코스(출산) : 자궁수축, 모유분비 호르몬 / 사람에게 분비되는 사랑의 호르몬

* 에스트로겐 = 오이스트로스(발정) + 젠(만들다) : 여성의 2차성징을 만들어내는 호르몬

 

본질주의=이센셜리즘은 거슬러올라가면 플라톤과 아리스의 이데아론=이원론에 다다른다. 사람은 인과론에 익숙하다보니 늘 원인과 결과 = 앞과 뒤의 사건을 찾으려는 노력을 한다. 삶을 안전하게 이어나가기 위해서다. 그런데, 그럴수 없는 것들도 있다. 아, 그런데 정우현은 왜 본질주의를 버리려는 것일까? 근원에 신이 필요하다면, 이센셜리즘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우현에 대한 나의 평가는, 나의 오해로부터 비롯된 건가?

 

아니다. 유전자 본질주의를 끌어내리기 위해서다. 그럴것이다.

 

"이런 구절이 우리의 마음을 잡아끄는 걸까? 사람이란 근본설명을 찾는 존재라서, 어떤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얼마나 복잡하게 얽혀있든지 우리는 숨어있는 본질에서 원인을 찾는것에 큰 매력을 느낀다. 사물의 근원 원인 때문에 지금 이러한 모습이 되었다는 본질주의의 믿음은 사람의 가장 보편이고 끈질긴 심리편향 중 하나다.

 

(중략) 유전자야말로 지금 일어나는 사건의 궁극의 원인이라는 믿음이 유전자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끈다." (220쪽)

 

나쁜 유전자는 없다.

a라는 유전자가 b 또는 c의 상황에 놓여서 오랜동안 자극을 받으면, 어떤 행동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그 행동은 나쁠수도 좋을수도 있다. 이렇게 알고 있으면 되지않을까?

 

1) 히틀러의 쫄따구로 내과의사였던 요제프 멩겔레는 40만명의 유태인을 생체실험했지만, 패전이 확실해지자 모든 자료를 불태우고 도망쳐, 20년을 더 살았다. 그는 뭘 찾고 싶었던 것일까? 그건 알수 없지만, 더 중요한 것은 멩겔레의 유전자를 검사해 봐야 하는걸까? 그가 자라온 환경도. 멩겔레는 진화론을 받아들인걸까 아니면 유전자결정론을 받아들인걸까. 쌍둥이 유전자를 천명이 넘게 검사한 것으로 보면, 유전자결정론의 증거를 찾고 싶었던 듯하다.

 

2) 트럼프가 이민자를 단속하는 이유중의 하나도 나쁜유전자=배드진을 가지고 들어와 나쁜범죄를 일으키는 이민자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트럼프는 배드진 검사를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주장할 뿐이다. 그는 진화론자는 아닐게 틀림없고, 유전자결정론을 받아들이고 있다.

 

결론은 고끄한다. 유전자는 어쩔수 없지만 환경은 이런저런 노력으로 바꿀수 있다. 그러므로 유전자보다 환경이 중요하다.

 

그리고 다른 문제로, 유전자를 크리스퍼가위로 조작할수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우리앞에 놓인 커다란 숙제다.

유전자 조작은 안된다고? 그럴수도 있다.

된다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 조작인가?

 

"(신경유전학자 새폴스키는) 유전자 결정론 같은 허튼소리는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나의 유전자가 곧바로 특별한 행동이나 질병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환경요인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중략) 유전자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어째서 그러냐고? 이미 태어난 이상 유전자는 어찌할 수 없지만 환경은 이제부터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 교육의 효과를 위해서도, 민주사회의 평등한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도 훨씬 더 많은 면에서 유익하다." (228쪽)

 

초음파와 염색체 검사 등 태아를 검사하는 일이 많다. 목적은 아기의 치료와 산모의 안전이다. 그런데, 염색체 이상이 발견되어, 다운증후군 - 심장기형(에드워드증후군) - 뇌기형(파타우증후군) 등등이 보인다고 진단이 내려지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백만명중 한명의 확률로 나타나는 염색체 이상에 대해 나는 무슨 결정을 내려야 하나? 태아의 유전자 조작은 불법이다. 그렇다면 약물치료가 되나? 환경을 잘 만들어주면 발현이 안되나? 사회가 알아서 돌봐주나? 돈이 많아야 치료가 되나? 그 무엇도 안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을 못하겠다.

 

"우리가 유전자 교정을 통해 더 나은 사람과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면, 아이러니하게도 환경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해진다." (234쪽)

 

경험론은=관찰로부터 일반법칙을 찾아내려는 노력은, 언제든 깨질수 있다. 데이비ㄷ 흄이 잘 정리해 뒀다.

언제든 깨질수 있으니 진리도 아니고, 가치도 없다고? 아니다.

 

모든 스완은 희다라고 주장하면 큰일이 벌어지나?

 

검은 스완이 나타났을때, 아 흑조도 있으니 '모든'은 빼자라고 하면 안되나.

완스라고 이름을 달리 붙일까? 왜 검은색이지? 등등의 관찰과 연구를 또하면 안되는가?

 

된다.

 

스티븐 핑커가, 그래도 우리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골라놓은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해주고 있어서, 기쁘고 즐거웠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핑커가 사망자수 통계에 집착한 것이 잘못이라고 한다면 개선하면 된다.

공공지능의 시대이므로, 사피엔스의 야만성 지표 또는 계몽지표를 새로이 만들고 고치거나 다듬어갈수 있다.

 

3차대전이 일어나면 핑커의 논리는 부셔질수 있다.

그런데, 안일어나면 더 쎄질수 있다.

3차대전이 일어나면=극우 아메리카와 유태가 지금 시작하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때가서 다시 연구하면 된다.

그게 원래 학자들의 일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나중에 난다, 일이 다 일어나고 해가 진뒤에.

 

핑커가 3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미말함으로써 우리들을 위로하는 한편,

3차대전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연구하도록=계몽하도록 우리를 격려하고 있다.

그것으로 그의 연구는, 하느님에게 기도하는 것만큼이나 뜻깊다.

 

게다가 핑커를 겨누다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고끄하는 범죄유전자라는 엉터리를 겨누면,
마치 핑커가 범죄유전자라는 엉터리를 만든 히틀러나 맹겔레나 골턴처럼 받아들여지기 쉽다.
이건 안된다.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

 

모든 생학은 윤리로 결말을 맺는다. 어떻게 살아야 한다. 모든 세마도 생학에서 나왔기 때문에 어떻게 할것인지에 대한 물음이며 답이다. 이센셜리즘이나 리덕션이즘이 문제라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악마를 키우는것보다는 천사를 키우는게 어떠냐는 주장은 할수 있다.

 

"대량의 물리폭력 못지않게 큰 고통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아마 일부러) 누락한 것도 문제다. 그의 책은 마치 '인류는 진보하고 있다'라는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이를 입증할 만한 통계자료만 선별해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


핑커의 논거들은 사실 유전자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에 기초한다. 오늘날 폭력이 줄어든 이유를 이성과 계몽주의의 진전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내일 당장 예기치 못한 세계대전이 다시 발발해 대량 살상이라도 일어난다면 그의 '선한 천사'이론은 즉시 폐기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핑커가 폭력을 측정하기 위해 단순히 사망자수 통계에 집착한 것이 잘못된 해석을 낳은 원인이었다고 지적받듯이, 우리가 지금껏 이야기해온 '범죄 유전자'도 어쩌면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극단의 결과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붙은 오명일지 모른다.

 

사람 행동의 한 형태로서 범죄는 그것이 원인인지 결과인지 모를 모호한 생물학 요인, 환경 조건, 그리고 사회 경험이 서로 복잡하게 상호작용함으로써 그 모습이 결정된다. 어떤 유전자의 변이체가 그것의 여러가지 성질이 모두 무시되고 단지 호적에 빨간줄이 그어지느냐 마느냐에 따라 가치가 부여된다면 부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전자에 흑백논리식 명칭과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것은 단백질이지, 일어나는 사건의 최종결말이 아니다." (236쪽)

 

* 리덕션이즘 = 리(다시, 뒤로) + 두세레(이끌다, 인도하다) : 단순하게 만들다. 환원주의

* 레이피케인션 = 레스(물질) + 피케이션(만들다) : 물질로 만들다

* 디코토미제이션 = 디코(두개로 분리하여) + 템네인(자르다) : 둘로 나누다. 이분법

* 하이어러키 = 히에로스(신성한) + 아르케인(이끌다, 통치하다) : 신성한 지배. 계급구조

 

6. 동성애유전자

    엄마, Xq28 유전자를 주셔서 고마워요.

 

이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가슴을 쓸어내렸는지 모른다.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의 혐오와 배타가 정우현에게도 나타날까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런 일은 없었다. 많은 교인들이 정우현의 이야기를 들어야한다.

 

"사람의 성은 아네모네피쉬와 달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동성애 성향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날 동성애를 비정상으로 치부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라 볼 수 없다. 동성애는 단지 소수에게서 나타나는 하나의 성향일 뿐이다. 동성애와 이성애가 공존할 수 없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중략) 계속해서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할 불변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의 끝없는 논쟁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들 모두가 이 세상에서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 (280쪽)

 

7. 암 유전자

    영생을 꿈꾼 세포의 다단계 일탈

 

거의 다 읽어가는데도 = 글을 너무 쉽고도 부드럽게 잘써서 그러는데, 걱정할만한 이야기는 없다. 부디 나의 오해와 편견이었기를 바란다.

 

BRAC1 유전자는 고치는유전자다. 유전자를 고치지 않으면, 우리 사룸이 얼마나 짧아질지 모른다. 이런 유전자에는 어떤 이름을 붙여야할까? 장수유전자라고 해도 안된다. 고치기는 하는데, 끝까지 살도록 하지는 않는다. 알맞게 고쳐 쓰다가 죽음에 이른다. 고쓰유전자=고쳐쓰는유전자라고 하자. 

 

"우리는 (그리고 특히 언론은) 유전자에 '유방암 유전자'나 '범죄 유전자' 따위의 자극적인 이름 붙이기를 선호한다. 이런 명명은 유전자가 의도를 가지고 행동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BRCA1 유전자의 기능은, 돌연변이가 일어났을 때 유방암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정상 작동할 때 망가진 DNA를 수선하는 것이다. 심장이 심장마비에 걸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듯이, 유전자도 자신의 '나쁜' 운명을 성취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유전자에 이름을 붙이는 방법, 그리고 그 유전자의 기능을 이해하는 방식에 근본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313~4쪽)

 

헬라세포는 뭔가? 1951년 암환자의 몸에서 채취되어 암을 비롯한 연구에 이용되고 있는 불멸의 세포다. 이 세포덕분에 소아마비백신을 개발할수 있었다. 지난 70년 동안 5천만톤으로 늘어났지만, 이 세포는 다른 세포들과 공생을 포기하고, 텔로미어를 수리하면서 홀로 끊임없이 살아가고 있다.

 

"암세포가 오래 살려고 아무리 발버둥친다 해도 그 세포의 주인이 사망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영생을 향한 암세포의 꿈은 결국 일장춘몽에 그친다.

 

그러나 주인이 이미 사망한 데다 주인의 몸을 떠난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몸 밖에서 살아남아 줄기차게 증식하는 별난 암세포가 있다. 바로 헬라Hela 세포다. 헨리에타 랙스라는 자궁경부암 환자에게서 1951년에 채취한 암세포로, 영원히 죽지 않는 불멸의 세포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상 분화된 사람의 세포는 아무리 좋은 조건에서 배양하더라도 50~60회 이상 분열하지 못한다. 이 현상을 (중략) '헤이 플릭의 한계라고 부른다. 정해진 횟수만큼 분열하고 나면 세포가 더 이상 분열하지 못하고 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사망에 이르는 이유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기 때문이다.


헨리에타의 자궁경부암 세포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 (중략 / 이 바이러스가) 세포의 무한분열을 유도했던 것이다. (중략 / 바이러스가 만든 이 세포는) 텔로미어가 다시 길어지게끔 복구하는 능력을 획득했다.


(중략) 헬라세포 덕분에 인류는 소아마비 백신을 발명하고 체외수정 시술법을 개발했으며, 인체에 미치는 방사능과 각종 독성물질의 영향을 테스트할 수 있었다. (중략) 모든 연구실에서 증식한 헬라세포의 총 중량은 5천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략) 그러나 헨리에타의 세포는 사실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한다. 그것은 퇴화된 세포의 모습을 하고 있다. (중략) 와인버그는 암세포를 무정부주의자라고 불렀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그들 주위의 공동체를 안중에 두지 않고, 오직 자기자신의 증식에만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중략) 그들이 영생을 좇은 대가로 얻은것은 획일화이며 다양성의 상실이다." (316~9쪽)

 

8. 이기 유전자

    유전자야말로 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속삭임

 

답을 모른다는 확신 또는 답을 안다는 확신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① 자연수 중 제일 큰수가 어떤수인지, 모른다는 것은 확신할수 있다.

② 이꽃은 하얀꽃이다, 안다는 것을 확신할수 있다. 그런가?

③ 몸이 없으면 정신과 영혼은 없다, 확신할수 있다. 그런가?

 

이 모든 사건이나 명제들을, 다룰수 있는 범위내에서 결정하고 갈수밖에 없다.

 

은 몰라도 상관없으니, 계산법칙을 만들고 활용한다.

는 하얗지 않아도 상관없고, 새로운 색이 나타나도 상관없다.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거워하면 된다.

③의 답이 무엇인지는 골라서 가질수 있다. 이것으로 사람을 겸손하고 협력하게 만드는것은 좋다. 그러나, 이것 가지고 사기치면 안된다.

 

"어떤 의미로든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가? 극복할 수 있다면 잠시뿐인가, 아니면 영원토록인가? 정신은 물질을 지배할 수 있는가, 아니면 물질이 정신을 완전히 지배하는가? 그도 아니라면 이 둘은 혹시 일부 독립된 것이 아닐까? 커미는 목적을 지니는가, 아니면 필요에 따라 그저 돌아가는가? 혹시 한울은 무질서한 혼돈일 뿐이고, 우리가 발견 했다고 착각하는 자연법칙들은 그저 질서를 사랑하는 우리 마음이 빚어낸 환상이 아닐까?

 

만약 우주 규모의 계획이라는 것이 있다면, 사룸life는 우리가 천문학의 힘을 빌려 상상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차지할까? 아니면 사룸을 강조하는 자세는 그저 편협한 자만일 뿐일까? 나는 이러한 문제의 답을 알지 못하며,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리라고 믿는다." (버트런드 러셀 / 인기 없는 에세이 / 장성주 옮김 / 함께읽는책, 2013, 73쪽)

 

데카르트는, 신으로부터 독립한 자아를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생각하는 나로 만들수없는 물리세계에 대해 어떤 답도 내놓을수 없다.

 

프로이트는, 섹스와 꿈으로 내가 또는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한심스런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르트르는, 커미universe의 모든것들처럼 사람도 그저 던져진 채로 삶을 만들어가면 된다고 했다. 그럴싸하다. 빈부귀천도 없고, 계급도 없다. 내삶의 뜻은 내가 만들어가면 된다.

 

푸코는, 자아가 사회의 의지와 사회가 몸안으로 들어와서 만들어진 존재라고 봤다.  

 

그리고 도킨스는, 유전자의 생존기계가 사람이라고 봤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내가 크게 다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유전자는 셀프의 하나다. 유전자에게 어떤 이름을 붙여도, 모든 나는 살아가고 있다. 나를 물질로 본다고해서 생각하는 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질이 없을때, 어떤 생각이 나타나는지를 증명하는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그래도 확신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 증명해내는지 기다려볼 생각은 있다. 글쎄. 

 

"나의 주체는 바로 나라는 인식은 근대의 산물이다. 근대 철학의 서막을 연 데카르트(1596~1650)는 단 하나의 명제 코기토 에르고 숨을 통해 사람의 자아를 세계의 중심으로 소환했다. '생각하는 나'를 의심할 수 없는 유일한 진리로 천명함으로써, 신의 섭리나 전통 질서에 종속되어 있던 중세의 사람을 자기 인식과 사유의 힘을 가진 독립존재로 끌어올렸다.

 

(중략) 프로이트는 사람의 의식 아래에 무의식이라는 구조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중략) '의식하지 못하는 나'야말로 진짜 주인이며, 의식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자아는 의식의 주체가 아니라 무의식의 산물이며, 우리가 아는 '나'는 실제의 나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 폴 사르트르(1905~1980)는 여기에 또 다른 관점을 덧입힌다. 그는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라는 명제로 사람 존재의 불확실성과 자유를 강조했다. 사람은 고정된 본질이나 목적없이 세상에 던져졌고, 각자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나가야만 한다. (중략)


자크 라캉(1902-1981)은 (중략) 주체가 자기 자신을, 다람=다른사람의 언어와 욕망을 통해 인식하며, 처음부터 완전한 자아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자아는 타자의 시선과 말 속에서 만들어진 흔적에 가깝다. "나는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각하고,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서 존재한다"라는 그의 선언은 자아의 분열성을 드러낸다.


미셸 푸코는 (중략) 사람의 주체성조차도 특정한 시대의 담론과 권력 장치가 만들어낸 효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푸코에게 주체란 자율 인식의 주체가 아니라, 규율과 제도, 담론의 네트워크 속에서 탄생한 산물이다. 우리가 믿어온 '자유로운 자아' 는 실은 권력이 부여한 하나의 형식일 뿐이다. 주체는 이제 완전히 낯선 다람의 얼굴을 하고 우리 앞에 선다.


그리고 마침내 리처드 도킨스가 등장한다. 이제 무대는 철학에서 생물학으로, 사유에서 분자로 이동한다. 그는 사람을 유전자의 생존과 복제를 위한 수단으로 본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나 윤리, 온갖 선택은 모두 유전자의 전략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람을 물질의 시각에서 새로 정의하려고 하는 그의 시도로 인해, 오랜 세월 탐구되어온 '나'라는개념은 해체되고 만다." (323~5쪽)

 

햇님이 있는 뜻을 알 수 있을까?

바람이 부는 뜻을 알수 있을까?

닭과 달걀이 살아가는 뜻을 알수 있을까?

사람의 살아가는 뜻을 알수 있을까?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표현형, 즉 사룸life의 겉모습에는 사실상 어떠한 내재 가치도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탓이다. 이 모든 것이 유전자의 은밀한 계략이었다니. 우리라는 존재, 우리가 영위해가는 삶에는 유전자의 증식이라는 목적말고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는 것일까? " (330쪽)

 

당-인산-염기 - 뉴클레오타이드 - 코돈 - 염색체 - 유전자로 이어지는 작은 세상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모른다. 그래서 유전자는 어렵다. 그것이 한낱 화학물질인지, 스스로 복제하는 복제자는 어디에서 시작하는지도 알기 어렵다. 원자들의 질투가 뭔지 알수 있나? 코끼리가 조용히 무엇을 생각하는지 확인했나? 비스킷이 되는 순간 어떤 목적을 실행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지 알수 있나?

 

정우현과 그 생학자들과 에세이스트들은, 모르는 세상에 대해 어떻게 이렇게 분명하고 확실하게 결론을 내릴수 있을까? 은유나 비유나 그림은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도킨스가 은유를 했다면, 정확하게 말한것이 아니다. 

 

"유전자는 당과 인산, 염기가 연속으로 연결된 이중나선 모양의 산성물질로 되어 있다. 유전자는 그 자체로 살아있지 않다. 한낱 화학물질에 불과한 유전자가 이기적일리 없다.

 

(중략) 유전자들은 이기적일 수도 이타적일 수도 없다. 원자가 질투할 수 없고, 코끼리가 관념적일 수 없고, 비스킷이 목적을 가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330쪽)

 

1) 유전자를 읽는 방식은 같다. 유전자가 발현하는 조건이 다르다.

2) 유전자는 사룸life을 만드는 기본단위이며, 유전자가 없으면 사룸은 없다. 사룸이 자연선택된다면, 유전자도 자연선택의 기본단위가 될수 있다. 확률 높게.

3) 이기적 유전자이론이 낡고 틀린것이라면, 학계에서 정리되어 나와야 한다. 논문이 필요하다.

4) 이기적 유전자이론을 아는 대중도 없다. 아는게 없으니 승승장구할 것도 없다. 설명해보라고 하면, 나조차도 말하기 어렵다. 말이 외우기 쉬우니까, 이기적 유전자를 쉽게 쓰는것 뿐이다. 적자생존도 진화이론에 꼭 맞는 말이라고 할수 없다. 자연선택으로 써야하지 않나.

5) 유전자와 환경 때문이다. 뭐가? 도킨스나 정우현이 그다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데, 정우현은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우생학을 연결하고 차별을 이야기한다. 도킨스가 차별과 우생학을 이야기한 것을 듣지 못했다. 도킨스는 신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할 뿐이다.

6) 사람의 삶에는 도대체 어떤 뜻이 있나? 그것을 정우현이 말해야 한다. 도킨스가 말하지 않는것을 틀렸다고 할수 있으려면, 정우현은 말해야 한다.

7) DNA가 단순히 성공한 화학물질인지 아니면, 의식을 만들어내는 사룸의 바탕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가?

8) 사람은 기계여서는 안되는가? 기계는 생각이 없고 쉼없이 일만 하는 노예와 같은 존재인가? 공공지능이 휴머노이드와 하나가 되면, 사람인가 기계인가? 사람의 대부분이 꿈도 꾸지 못하고 노예로 살았던 것이 불과 몇십년전이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거의 노예처럼 살고 있다. 한줌의 사람들이 생각하며 살았다고 해서 사람은 다르다고 말할수 있나?

 

"그들과 놀랍도록 유사한 유전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읽는 방식'이 애초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유전자를 자연선택의 기본 단위로 보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무시되었다는 정당한 지적이다.


(중략) 앞으로 유전자 중심 관점을 버리고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바뀌는 환경의존기능을 더 강조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전자 그 자체를 장인 건축가로 볼것이 아니라, 협력하여 건물을 개조하고 유지하는 팀의 일원으로 보아야 한다.

 

도킨스의 관점은 너무나 낡아버렸다. 이제는 이기적 유전자가 아니라 사회 유전체라 불리는게 더 어울리는 시대가 왔다. 그런데 왜 이기적 유전자는 죽지 않을까? 이렇게나 많이 틀린데다 낡아빠진 이론이 어째서 죽지 않고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걸까?


우리는 누구이며, 왜 이곳에 존재하는 걸까? 사룸life의 역사를 결국 DNA라는 기막히게 성공한 화학물질의 일대기로 보아도 좋을까? DNA의 무한한 증식만이 라이프가 존재해야 할 유일한 이유일까? 사람이 기계라는 견해는 과연 지금 당신의 삶에 잘 들어맞는 걸까? 사람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면 그것은 단지 사람중심주의의 편견에 불과한 걸까?" (369쪽)

 

아, 이런 결론은 참 아쉽다. 반죽보다 빵이 중요하다? 나의 한시간이 정말로 그렇게 깊고 소중할까? 성냥개비는 버려져도 되고, 불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설계도보다 건물이 중요하다고? 주인공은 나라고? 거의 틀린말을 너무 쉽게 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홀사individual로서 찬란하게 빛나는 단 한시간의 삶이, 유전자로서 한 시대를 견디는 것보다 더 크고 깊은 가치를 지닐 수 있다고. 잠재력이 중요한 것은 오로지 그것이 실현될 때 일어 날 일 때문이다. 성냥보다는 불이, 반죽보다는 빵이, 설계도보다는 건물이 더 중요하다. 우리는 유전자보다 훨씬 더 소중한 존재다. 자연선택의 단위가 유전자라는 세마의 사실이, 유전자를 당신 대신 주인공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정당화해주지 않는다. 이기적 유전자에 대한 열광은 이 정도로 충분하다. 이제 그 열광의 이면을 성찰할 때다." (371쪽)

 

나가는 글

 

정우현의 글은 거의 재미있고 거의다 올바른 바탕위에 서있다.

 

그래서 도킨스가 사라져야 할 이유도 모르겠고, 정우현의 바램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도킨스도 정우현과 유전자를 그다지 다르게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우현은 어떤 허수아비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다.

 

정우현이 정말로 바라는게 있다면=비판하고 싶은게 있다면, 콕 집어서 잘 풀어내야 한다. 사람이 저지른 온갖 나쁜짓을 유전자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잘못으로 몰아부쳐서는 안된다.

 

자연선택이 유전자 단위로 일어난다는 것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사람을 차별하거나 잘못된 신념을 갖지는 않는다. 범신론을 주장할수는 있다. 유전자를 숙명으로 받아들여 체념하는 경우는, 못난 나에게 바치는 작은 위로일수 있다. 잘못된 신념을 세마나 법이나 여러가지로 포장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렇다고해서 세마와 이기적 유전자와 진화론과 법과 유전자치료가 욕먹어서는 안된다.

 

"유전자는 마치 우리의 인생을 옥죄는 올가미처럼, 벗어나기 힘든 숙명처럼 이해되었다. 그 뒤에는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잘못된 신념이 자리하고 있다." (3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