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제대로 못잔 그리미를 위해 아침에 갈릴레이 변환과 속도의 덧셈법칙을 설명하고 머리속으로 증명했다.
이게 될것이라고 믿었는데,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다시 거꾸로 돌아가야 했다.
어렵게 머릿속 증명을 끝내고, 차동우 교수가 증명하는 광속불변의 법칙과 이중슬릿 실험에서 간섭무늬가 생기는 조건. 고끄했기 때문에 증명할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둘다 실패했다. 간섭무늬가 생기는 조건은 쉬운데도 안된다.
뭘까?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어려운 계산은 없다. 중학생 또는 초등학생의 계산실력이면 할수 있는데도 못한다는 것은, 모른다는 이야기다.
언제나처럼 딸기-양상치-양배추 샐러드와 빵, 오뚜기 진라면 매운맛으로 아침을 먹는다. 프린스 호텔은 더블샷 라떼를 줘서 아침마다 더 영양이 많은 커피를 마시고 있다.
어제 일정을 짤때는 여기서부터 걸어서 통영의 동원고등학교로 갈려고 했는데, 걷는 방향을 보니 남쪽으로 걸어야 한다 그러면 역광이다. 통영에서 이쪽으로 걸어오기로 했다. 통영의 원문슈퍼에서 원동마을까지 걷는것을 목표로 한다. 전체 코스는 16km지만 10km 정도만 걷고 저녁을 먹고 나서 2km 정도를 더 걷기로 했다. 차를 어디에 둘것인지는 차시간에 따르면 되는데, 내일 미륵도를 걸을테니까 통영에 둬도 된다.
지도에 너무 정보가 없어서 답답하다.
통영시청쪽에서 고성으로 넘어가는 길을 따라 산을 넘어 걷겠다는 말이다.


손해평가사로부터 자료를 요청하는 연락이 와서 최사장에게 연락해서 자료를 받아 보내고,
필요한 서류를 출력해야 하는데, 나는 지금 프린스호텔에 있다. 어떻게 하지.
프런트로 내려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더니 서류들을 몽땅 출력해준다. 헐, 진짜 호텔이다.
서류를 작성해서 사진을 찍어 손해평가사에게 보냈다. 좋단다.
호텔을 나서는데, 이번에는 사장님이 부르신다.
걷는 동안에 입이 심심하면 안되니까 가져가라고 하면서 손수 만드신 한과를 한봉다리 싸준신다.
헐, 이거야말로 한국의 호텔사장님이다. 너무 고맙습니다.

통영군 농업기술센터에 주차를 하고 영하의 찬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른다. 정말 가차없이 오른다.
처음에는 산길이라 고즈넉하고 좋아했는데, 경사는 급해지고, 계단은 사라지고,
올라갈때는 땀이 나고, 내려갈때는 미끄러져 넘어질까봐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렇게 제석봉을 거쳐 발암산까지 무려 10km의 산을 오르락내리락 한다.
거센 겨울바람에 박주가리 씨앗이 터져 흩날린다.
그동안 뭐하고 오늘에야
황토흙 날리는 길위에 하얀꽃처럼 드물게 날린다.
산속은 바다길과는 달리 바람이 잠잠하다.
해발고도는 겨우 277m. 중간중간 가벼운 능선길이 기분을 좋게 하지만,
흐르는 콧물에 쉴곳도 별로 없다. 제석봉 앞뒤로 만들어진 벤치들이 유일한 휴식터다.
가파른 미끄럼틀에서 쉬어야 한다.
결국 손을 들고 10km 만에 한터마을 정류장에서 시외터미널로 오는 버스에 올랐다.
터미널에서 차를 갈아타야하는데, 몇번을 타야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데,
옆자리의 아저씨가 101번 660번 모두 괜찮다고 하신다. 고맙습니다.
멋진 여행이었다.
버스에서 숨을 고르고, 차를 가지고, 막끌리네 대구뽈찜을 먹으러 갔다.
힘들어서 과자를 많이 먹어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도
술도 없이 대구뽈찜과 순두부찌개와 밥한그릇을 뚝딱 헤치웠다.
숙소를 바다풍경모텔에 잡고(바다 안보이는 넓직한 방, 앞이 모텔촌과 아파트로 시원한 6층인데, 5만원)
하나로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그리미가 아침으로 먹는 샐러드가 없어서 빵만 잔뜩 사들고 돌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