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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아름다운 한반도 여행

[ 속리산 - 나주 빛가람호수 - 화순 시제 - 진도 시제 - 목포 유달산 ] 세상에는 가끔 너무너무 하고 싶은 일이 있다_240405 el viernes, el cinco de abril_Пятница, пять апрель

농원을 출발하여 멋진 37번 국도, 음성에서 괴산을 지나는 국도를 달린다. 꽃들이 만발하여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느릿느릿 차를 몰아서 속리산으로 향한다.

 

속리산 관광안내소 옆에 무료주차를 하고 천천히 가게골목을 지난다.

익숙한 모자가 있어서 물어봤더니,

내가 쓰고 있는 발리에서 산 모자는 플라스틱이고,

이곳에서 파는 모자는 진짜 밀집모자라고 한다.

아, 그렇구나.

내려오다가 하나 샀다.

 

금왕을 거쳐 속리산까지 오는 길에 선거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보았다.

김밥집(묵묵부답), 옷가게(적극 참여), 모자가게(적극 참여), 보쌈보리굴비집(적극 참여).

묘하게도 조국혁신당의 시원한 행보에 투표를 하고 싶어하신다.

 

김밥 두줄과 물2병을 등짐으로 지고, 속리산 세조길을 걷는다.

 

별꽃과 큰별꽃, 깽깽이꽃, 현호색, 수호초, 민들레와 꽃다지가 산책길 내내 색을 바꿔가며 맞이한다.

이 찬란한 봄을 스무번 남짓 더 맞이하게 될것이다.

 

너무나 주권을 행사하고 싶어서
읍사무소로 천천히 갔습니다.
서두르면 망하니까요.

김밥을 사면서 젓가락 2개를
챙겼습니다.

9분후에 정신이 들었습니다.
김밥집으로 되돌아 되돌아가서
두고 왔어요.

습관은 쉽게 고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뒤늦게라도
고치려면 천천히 생각해야 합니다.
시원하게 투표를 하구,
속리산 세조길을 걸으며
쓰레기를 주웠습니다.

김밥은 뚝 잘라 먹었습니다.
김밥을 싼 비닐은,
찢어질때까지
쓰레기를 주워담았어요.

산책길이 너무 힘들면
재미없겠다 싶어,
꽉 채우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제우스보다 시리우스가 밝았고,
시리우스는 벚꽃에 비하면
티끌처럼 가벼웠습니다. 

 

 

 

 

 

 

 

2시간에 걸친 산행을 마치고, 부리나케 나주의 호텔로 향했다.

오전 10시에 집을 나섰는데, 중간 기착지가 많아서,

나주의 빛가람호수 숙소에 도착한 것은 6시 반이 다 되어서다.

웨스턴 호텔의 직원은 정성을 다해 안내를 해준다.

 

특히, 1회용품을 무상제공할수 없는 상황에 대해 매우 미안해하면서 안내를 하는데,

너무 좋았다.

 

우리는 이미 1회용품을 쓰지 않고 있고,

그만큼 비용을 절감한 호텔에서는 그 내용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을 것이다.

깨끗한 시트가 깔리고, 방은 작지만 지붕이 높아 시원하게 느껴지는 방이 1박에 6만원.

 

이곳까지 오는 8시간 내내 사방은 꽃천지였다.

 

보쌈보리굴비집에서 엄청난 양의 저녁을 먹었다. 선거이야기로 열을 올리며 먹었는데도 소화는 쉽게 되지 않는다. 빛가람호수를 걷기로 했다. 얇은 바람막이를 입었더니 추워서 걷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소화를 시켜야해서 열심히 걷다가 하마터면, 넘길뻔했다.

 

빛가람호수는 잘 정돈되어 있는데다가 어린아이와 노인들을 비롯한 여러 연령층의 사람들이 주말저녁을 즐기러 나와 있어서 참 보기에 좋았다. 봄꽃이 활짝 피어있어 걷고 사랑하기에 더욱 좋았다.

 

 

느즈막하게 일어났다. 토요일 아침이다. 처남은 새벽 6시에 벌써 천안의 휴게소를 지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화순 시제를 참여하기로 했다. 어제 산 옷에 신발이 어울리지 않아서 운동화를 하나 더 사서 신고, 화순 폐역으로 갔다.

 

장인 어른 모시고 
시제에 참여했다. 
시제라 하지만 참여한 사람들은 99% 우리 식구들뿐이다.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절도 못하고
고기에 술만 실컷 먹었다. 

운주사에 가서
많이 걸었다. 

오가는 들이 정말 평화롭다. 

착취와 수탈이 사라진 
풍요로운 들을 가지기 위해
무려 1만 1천년이 걸렸다. 

평화는 힘이 세지만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운주사에서 꽤 시간을 쓰고 유달산에 도착하니 해가 지기 직전이다.

목포의 무인숙소에 방을 잡았다.

인근의 통닭집에서 무려 27,000원(배달료 포함)을 주고 양파순살튀김을 주문해서 먹었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 양이 워낙 많아서 나흘이나 걸려서 다 먹었다.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몸이 쉽게 따르지 않는다.

11시에 시제가 있으니 산소에 들렀다 가려면 9시 반에는 출발해야 한다.

차한잔 마시고, 진도농협으로 출발.

 

광주에서 오신 작은아버지를 만나서 함께 산소로 갔다.

벌써 풀이 가득하다.

 

산소 주변이 너무 아름답다.

만약에 이렇게 멋진 경치를 가진 시기에

모든 가족들이 성묘를 온다면,

훨씬 행복했을 것이다.

 

제각에서 올리는 시제에 많은 사람들이 오셨다.

올해는 많이 오지 않은 것이라고 했는데도

거의 50여명이 모여서 잔치가 벌어졌다.

 

시제를 끝내고 고모댁을 들렀다.

농사짓기를 포기하셔서 그런지 두분의 건강이 매우 좋다.

과도한 노동은 사람을 늙게 한다.

 

노동에서는 벗어나고,

놀이에 집중해야 한다.

 

 

 

시제를 마치고 유달산으로 왔다.

유달산을 너무 가볍게 봤다.

6.3km의 둘레길이면 90분이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망상이었다.

유달산은 정말 크고 아름다운 산이었다.

 

이순신해를 내려다보며
유달산 둘레길 6.3km를 걷는다.

편안한 길이라 쉽게 걸을수 있으리라.

그러나,
긴 길만큼
구비구비 이야기도 많다.

왜놈들을 혼쭐내신
장군의 노적봉에 도착해서야
비로소 시원한 바람이 분다.

봄이 맞다.
이렇게 찬란하게 아름답다니.

지구를 깨끗하게 물려주기 위해 쓰레기를 주워야 하는데,
보이지가 않아서 눈이 피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