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미디어를 보지 않기 때문에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김현석의 분석으로 극우 미디어의 실체를 좀더 알아보는 것으로 한다.
들어가는말
퓰리처상때문에 퓰리처에 대한 이미지는 좋은데, 이 글로 보면 허스트와 별로 다를것이 없었나보다. 신문도 돈을 벌어야하는 사업이었으니, 힘을 가지려고 엉터리같은 짓을 한다. 그런데, 그것은 사람들을 전쟁으로 몰아넣는 일이었다. 전쟁의 결과로 아메리카는 엄청난 땅을 또 빼앗았다. 그러면 된것인가? 퓰리처와 허스트가 아니었어도 언젠가는 아메리카가 스페인의 땅들을 탐내어 쳐들어갔을까? 그랬을 것이다.
1868년에 시작한 10년전쟁의 실패를 딛고, 1895년 호세 마르티의 쿠바 독립운동이 다시 일어났다. 메인호의 침몰을 계기로 스페인과의 전쟁을 선동하여 마침내 그뜻을 이루어낸, 아메리카 사람들이 퓰리처와 허스트다. 쿠바는, 전쟁에서 이긴 아메리카가 군정을 실시한 다음, 1902년 공화국으로 독립한다. 스페인 식민지배와 미군정으로 고생이 끝난게 아니었다. 1959년 카스트로와 체게바라는 6년 = 끔찍하게 긴 전쟁을 거쳐 독재자 바티스타를 몰아내고 쿠바혁명에 성공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아, 100년이 걸렸다.
"(1898년) 재미없는 신문은 죄악이라는 믿음을 뿌린 (뉴욕월드의) 퓰리처, 신문을 흥분과 공포를 파는 극장으로 바꾸어낸 허스트. 19세기말 아메리카 신문업계를 나눠가졌던 신문왕이자 황색언론의 상징인물들이다. (중략 / 뉴욕저널) 허스트의 유명한 발언이 있다. (중략 / 쿠바에 그릴만한 전쟁이 없다는 삽화가에게) 당신은 그림만 제공하게. 전쟁은 내가 준비하겠네 I'll furnish the war.
(중략 / 황색언론은) 단순한 선정보도가 아니라 전쟁까지 만들수 있는 감정조작 공장이었다. (중략)
퓰리처가 전재산을 기부해 설립한 컬럼비아대학교 저널리즘 스쿨이 핵심역할을 했다. 이후 사실검증의 원칙, 균형잡힌 관점, 사실과 의견의 분리, 공익중심의 보도철학은 저널리즘의 기본원칙으로 자리잡았다." (6~8쪽)
게이트 키퍼로서의 언론은, 단순한 문지기가 아니었다. 정보의 통제자였고, 정의와 상식을 쥐고 흔드는 지배자였다. 그러므로 유튜브의 시대에 저널리즘은, 위기를 맞은것이 아니라 서야할 자리를 찾은 것이다. 더이상 세금으로 모든 언론사를 먹여살려, 엘리트 카르텔의 도구와 놀이터가 되어서는 안된다.
혐오와 거짓을 선동하는 언론이 너무 오랜동안 드넓게 우리 마음을 옭아매고 있었고, 이제 비로소 그들로부터 벗어나서 언론다운 언론들을 만나고 있다. 그것도 민주정치가 제대로 일하고 있을때만.
"기존 저널리즘 체계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선동가와 혐오론자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증폭시킬 수단 또한 주었다. (중략) 미디어와 수용자 그리고 디지털 알고리즘 기술의 이러한 조합은 민주정치를 파괴하고 공동체 전체를 분열시켜 한 사회를 내전마음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사실보다는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여론형성에 중요하다는 탈진실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략) 이책은 탈진실 현상이 디지털 기술이 만들어내는 미래라는 리 매킨타이어의 주장과 탈진실현상은 극우미디어 생태계에서 극단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는 벤클러의 주장 가운데 어느것이 현실 적합성이 더 높은지 비교 검토해 보려는 시도다." (8~10쪽)
이 부분이 제일 관심이 간다. 김어준의 부정선거 음모론이 제대로 살펴본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김현석이 자신있게 주장하니 먼저 읽어봐야겠다.
"4장에서는 진보 진영에서 완성된 형태로 제기된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다. 방송인 김어준이 완성한 'K값 음모론'이 그것인데, 그 음모론의 논리와 허구성을 지적할 것이다. 그리고 김어준의 부정선거 음모론이 진보 매체들에 의해 반박되고, 결국 힘을 잃어 가는 과정을 설명할 것이다" (11쪽)
제1부 극우미디어와 내전
1장 내전촉매자, 극우미디어
이런 이야기를 가장 잘 만들어낸것이 검사들과 언론들이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의혹제기와 추론에 자신의 새로운 추론을 덧붙이면서 서사가 풍부해졌다. 마치 집단창작소설을 쓰는것처럼 말이다. 이들이 참조한것은 사실이 아니라 서로의 주장일뿐이다." (25쪽)
저널리즘은 사실을 쌓아가는 진실로 가는 길이고, 극우미디어는 의혹과 감정을 쌓아가는 탈진실의 길이다.
"저널리즘이 추구하는 진실은 이런 여정 그 자체이다. 저널리즘이 도달하고자 하는 진실은 완벽한 진실이 아니다. 잠정적이며 조건부적인 진실이다. 새로운 사실이 확인되면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진실이다. (중략)
극우의 담론 구조 역시 여러 사람을 거치며 점점 더 내용이 풍성해지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일 수 있다.
(중략) 저널리즘이 추구하는 진실의 여정에는 새로운 사실과 맥락이 추가된다. 하지만 극우의 담론 구조에서는 사실이 아니라 새로운 의혹과 주장이 추가된다.
저널리즘이 추구하는 진실의 여정에서는 사실 검증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수정하고, 일부러 유포된 조작 정보 등을 제거하면서 진실에 다가간다. 그러나 극우의 담론 구조에서는 사실 검증이나 반론은 차단되며, 감정에 호소하거나 끊임없이 전달해서 사실로 뿌리내리게 한다." (30쪽)
내전은 함부로 쓸수있는 말이 아니다. 죽고죽이는 살육전이다. 우리는 내전으로 300만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고, 영원한 적을 만들었다. 중국의 내전희생자도 500만명에 달하였으며, 아메리카는 내전으로 70만명의 군인이 죽은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도 시리아 - 수단 - 예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고 있으며, 내전기간 동안 정치는 무너지고, 삶은 죽어없어진다.
한국사회가 의회에서 매우 격렬하게 부딪히고 있다는것은 매체가 많아지면서 아주 많이 만나고는 있다. 이것이 정말로 내전으로 갈것이라고 보는가?
지독한 말싸움을 벌이며 만들어지는 대통령 지지율을 살펴보자.
김영삼(84%) - 문재인(83%) - 김대중과 이명박(70% 이상) - 박근혜(67%) - 노무현(60% 이상) 등 출신당적에 관계없이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할 경우 80%를 넘기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국민들은, 지지율이 20%를 위태롭게 지키던 두 대통령을 탄핵으로 쫓아냈다. 이것은 국민들의 일치단결된 모습이 아닐까.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쫓아낸다.
그런데, 김현석은 조선일보가 2022년 12월에 조사한 1회성 여론조사를 너무 크게 받아들였다. 적어도 관련조사를 십여년에 걸쳐서 해봤더니, 어떤 변화가 = 심리내전상태로 볼만한 결과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폈어야하지 않을까? 예전에는 지금보다 더 나쁜 상태였는데, 지금은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원래 사람들은 끼리끼리 모여서 노는것인데, 그것을 가지고 심리내전상태로 키운것은 아닐까라고 의심해봐야 하지 않을까?
혹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 점잖게 걱정하며 말하는 사람들이 내전상태를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것은 아닐까? 극우미디어가 정말 문제일까? 언론이라는 사업영역이 문제가 있는것은 아닐까? 언론은, 재난 - 전쟁 - 혼란 - 비극을 통해 힘을 얻어왔다. 심판이기에는 너무 현실에 발을 담그고 있는, 언론이라는 커다란 집단이 문제가 아닐까? 갈등과 혐오를 풀어가는 방법을 알지못하는 언론이 문제가 아닐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에 이어 폭동까지 발생하자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고, 폭동을 선동하는 극우 미디어의 문제도 도드라지게 드러났다. 이전에도 대한민국이 일종의 '심리 내전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는 있었다.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은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식사나 술자리를 함께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여기고 있고,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43%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41쪽, 조선일보 23년 1월 4일자 여론조사 보도를 인용)
2장 극우와 탈진실 제2부 부정선거음모론은 어떻게 극우담론이 되었는가 제3장 2002년 대선, 부정선거음모론의 시작
제4장 2012년 대선, 부정선거음모론의 완성
1. 댓글조작과 셀프감금
사건일지(2012년)
12/11 19:10 강남 오피스텔 국정원 김모씨 숙소 선관위 관계자 2명 내부조사 3분
12/12 새벽까지 8시간 동안 셀프감금
12/13 김씨,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경찰에 임의제출
12/13 십자군알바단(윤정훈 목사), 선관위 적발
12/17 23:00 수서경찰서 수사결과 발표, 게시글과 댓글이 없다
12/19 12대 대선, 박근혜 51.55% - 문재인 48.9%
대선후, 채동욱 검찰총장 윤석렬 검사에게 수사 지시, 채동욱 낙마 - 윤석렬 좌천
박근혜 탄핵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 불법댓글사건으로 징역 4년
2. 김어준과 K값 음모론
음모론과 의혹제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진지하게 의혹제기를 하고, 열심히 의혹제기를 하면, 그것이 음모론인가? 의혹을 제기하고, 서로 열린마음으로 조사하고 검증해서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의혹제기라고 할수 있다. 김어준은 열심히 의혹을 제기했고, 뉴스타파는 그 의혹을 해소해줬다. 그리고 더이상 그 의혹은 제기되지 않았다. 어디에 음모론이 있다는 것인가?
김어준의 부정선거 의혹제기는, 검증의 역동성으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고, 의혹을 제기한 김어준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에 혼란을 야기시키지 않았다. 이런 의혹제기는 오히려 건강한 민주정치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야지 '부정선거 음모론의 완성'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
김어준은 또 정치관련 언론사 여론조사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여론조사 꽃'을 만들어서 공정한 여론조사를 해왔고, 그것을 바탕으로 언론사 여론조사들과 다른 결과를 내놓고 있다.
민주정치는 많은 문제들을 풀어가는 과정이다. 문제는 제기되어야 한다. 뉴스타파가 윤석렬 문제를 제기했을때, 왜 그러나며 등을 돌렸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때 우리가 그 문제를 진지하게 들여다봤다면, 적어도 윤석렬과 김명신과 김은순은 이렇게까지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잘못 제기된 문제가 있었다고 해서 음모론자라며 등을 돌려버리면, 민주정치는 앞으로 나아갈수 없다.
앞으로도 선거든 여론조사든 통계든 계속해서 문제제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음모가들 = 엘리트들 = 이제는 은순이와 명신이까지 달라붙어있는 사람들의 권력장악 음모를 막을수 있다. 조금만 마음놓고 있으면 장난질을 해대는, 음모가들 = 엘리트들 = 은순이 명신이들의 놀라운 성실함이 감탄스럽다.
"음모론을, '어떤 사건이나 관행을 설명하려는 시도로서, 권력 있는 사람들이 배후에서 음모를 꾸몄고, 동시에 그들의 역할을 숨기는데 성공했다는 식의 설명 방식으로 규정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음모론은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가지고 있다. 첫째, 사건의 배후에는 조작의도가 있다. 둘째, 숨은 권력자들이 존재한다. 셋째, 이들이 자신의 개입 사실을 은폐하고 있다.
(중략) 특히 뉴스타파가 김어준의 부정선거 음모론을 논리에 맞게 반박하는 콘텐츠를 공개했다. 결정타였다. 이후 진보진영에서 부정선거음모론은 자취를 감추었다. 사실 검증의 역동성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142쪽 / 153쪽)
김어준이 제기한 의혹의 핵심은 대수의 법칙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했다고 해서 음모론이 완성된 것이 아니다. 대수의 법칙을 잘못 적용하면, 논리로 검증하기가 쉽다. 미분류표의 경우처럼. 즉, 김어준이 대수의 법칙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에, 의혹은 해소될수 있었고,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대수의 법칙뿐만 아니라 아무거나 갖다 붙이고, 실마리도 없고, 검증도 논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김어준의 문제 제기가 부정 영향만 끼친 건 아니었다. 투표지 분류기를 조작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수검표로 확인하는 절차가 강화되었다. 이후 선거에서 일일이 사람이 직접 세어 혼표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내실있게 이루어진다. 비록 개표 속도는 늦어졌지만, 투표지 분류기를 둘러싼 의구심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김어준이 완성한 부정선거 음모론은 극우 세력에 의해 채택되었다. 대수의 법칙은 헌법 수준의 진리로 격상되었다. 의혹의 대상은 투표지 분류기에서 사전 투표로 바뀌었다. 물론 김어준의 논리는 그대로 채택되었다." (161쪽) kd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