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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서부여행

[ 포르투_리스본 ] 어디나 평화롭다_241226 el jueves, veintiséis de diciembre_Четверг, двадцать шесть декабрь

아침 준비를 서둘렀다. 얼른 준비를 끝내야 수정궁공원을 한번 더 둘러볼수 있다. 포르투공항(공항이름도 참 복잡하고 길다. OPO : 프란치스코 공항) 바로 앞의 cael(카엘) 렌트카 사무소까지 20분이면 갈수 있다고 하니, 시간은 충분하다. 카레 남은 것에 밥 남은 것을 비벼서 아침으로 먹었더니 든든하다. 모든 준비를 다해서 차에 싣고, 차도 아예 차고 밖으로 빼낸 다음에 열쇠와 리모콘 키를 모두 식탁위에 두고 나왔다. 11시 나갈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까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후기를 작성했다. 비수기에 5박을 해서 그런지 1박 8만원이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 숙소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꼭 3박이상 머물러야 할 숙소

깨끗하고, 수정궁에서 5분 거리다. 
아침저녁으로 아름다운 공원을 산책할수 있다.

상벤투역까지 30분 이내로 걷고,
가는 길에 예쁜 볼거리들이 많다.

식기와 와인잔이 특히 좋았다.
침대에서 눈을 뜨면,
정원의 레몬트리와 석류, 동백나무가 있다.

전용 주차장이 있어서 좋았다.
출입문 옆이 바로 주차장 입구이고,
리모트 키가 있어서 편리하다.

꼭 이곳에서 쉬어라.
낮에는 피리를 불면서 쉬었다.

 

수정궁 공원은 얼마나 넓은지 벌써 세번째로 들어왔는데, 오늘도 새로운 장소를 발견했다. 동백꽃 camellia 뚝뚝 떨어져 있는 아름다운 이 공원은 오래도록 그리울 것같다.

 

차를 끌고 렌트카 사무실로 돌아왔다. 대략 700km(코임브라 왕복 / 브라가 왕복)를 고속도로로 돌아다녔으니 고속도로 비용이 50유로는 나왔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고작 12유로(18,000원)다. 처음 차를 빌릴때, 운전자 명의의 신용카드가 없다고 차를 빌려줄 수 없다, 신용카드 없이 차를 빌리려면 여기에서 완전보장 보험을 들어라. 매우 불쾌했는데, 지나고 나니 다 추억이다.

 

1) 부킹닷컴에서 든 완전보장보험은 언제든 해약할 수 있어서 3일치 보험료만 내고 나머지 일정은 해약했다.

2) 차량고장에 대해서도 왓스압으로 전화나 문자, 사진전송을 통해 잘 해결해 주었다.

3) Fiat 500 하이브리드 아주 좋았다.

 

공항 바로 앞의 rede expresso. 고속버스인데, 체계는 없다. 버스표를 예매하지 않고 그냥 타려고 했는데, 큰일날뻔 했다. 버스표는 무조건 예매해야 한다. 공항에서는 어떻게 사야할지를 모르겠다. 20분이나 연착했는데도 사과 한마디 없고, 버스에 대한 정보도 없다. 늦으면 기다리고, 왔으면 물어봐서 타야 한다. 어렵지는 않은데, 설명이 너무 약하다.

 

3시간 반 동안 타야하는 버스. 버스 중간에 화장실이 있는데, 아주 좁지만 급한 일은 편안하게 해결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득 타서 리스본까지 이동한다. 22유로(33,000원)로 표를 끊었는데, 비싼 표는 30유로도 넘는다. 그 차이는 차량 상태일까? 다음 번에는 비싼 표를 끊어볼까?

 

도시를 빠져나갈 때와 들어설 때는 멀미가 날 정도로 험악하게 운전을 한다. 30분 정도를 고생해야 한다. 멀미에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나는 괜찮았다. 그리미는 호텔에 도착할때까지 매우 힘겨워했다. 고속도로는 도로상태가 워낙 좋아서 편안하게 잘 달린다.

 

오리엔테 리스본 Oriente Lisbon에 도착했다. 거의 해가 지고 있다. 그리미가 멀미로 힘들어 한다. 마지막 도시 진입과정이 특히 험했다. 주유소로 갔다. 주유소는 비상피난처다. 먹을 것과 쉴 곳이 있다. 에스프레소는 1,200원. 크로아상과 에그타르트가지 주문했는데, 3.5유로(5000원).

 

볼트를 깔고 신용카드까지 등록했으니까 별일 없겠지.

 

왠걸. 결제가 안된다. 하나페이에도 가입하고 문자확인도 해야 하고, 할일이 많다. 아, 어렵다.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불안불안한 마음으로 한참으로 결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씨름했다. 말로는 설명 불가능한 과정을 거쳐서 결제에 성공했다.

 

홀리데이인 Holliday inn express Lisbon_Alfragide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데, 불과 8유로(12,000원). 왜 이렇게 싼가 했더니, 인도에서 이민 온 노동자가 운행한다. 펀잡에서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이민 온 그는 시크교도. 이곳에서의 삶은 만족스럽다. 그리 부자는 아니지만 아이가 공부를 잘 하고 있고, 4개국어로 공부를 한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가끔 인도에 다녀온다고 한다. 펀잡이나 포르투갈이나 날이 포근해서 좋고, 포르투갈은 공기가 깨끗해서 더욱 좋다고 한다.

 

배가 고프다.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다. 그리미를 쉬게 하고 급히 걸었다. 걷는 사람은 없지만 거리는 안전했다. 더웠다. 잘 도착했으나, 들어갈수가 없다. 회원들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구글맵에 정보를 올려두었다. 구글맵의 도움을 받았으니, 나도 기여를 해야 한다.

 

다른 마트를 찾았다. 11분. 서두를 필요가 없는데도 걸음이 빨라진다. 엄청나게 큰 쇼핑몰이다. 걷는 사람은 서너 사람에 불과하고, 모두가 차를 타고 들어간다. 넓다. 간신히 Auchan에 도착했다. 포도주 한 병, 닭 반마리, 대구 한조각, 밥 두주걱, 샌드위치 하나, 직접 짜주는 오렌지주스 한병, 과일 모듬까지 20유로(3만원). 뿌듯하다.

 

호텔에 전화를 해서 시레기 된장국(오뚜기)을 끓여 놓으라고 했다. 거의 한시간 만에 호텔에 도착해서 와인을 따달라고 했다. 오케이.

 

방으로 올라와 맛있게 먹었다. 1층 식당의 테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가능한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아마 될 것이다. 호텔방에는 의자 하나, 소파 하나가 있어서 식사를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책읽고 일하기에는 좋다. 출장자에게 잘 맞춰진 호텔이다. 어쨌든 회원이라고, 2시까지 방을 쓸수 있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아침 식사를 포함해서 72유로(11만원)이다. 에어비엔비와 비슷한데, 아침식사가 무료다. 이런 호텔이 평점이 좋지않은 곳은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동비용이 든다. 우리는 좋다. 시끄럽지도 번잡하지도 않고, 주변이 녹지와 공원이 많아서 걷기에 좋다. 이곳도 그럴 것이라 기대한다. 와이파이 속도는 매우 느리다.

 

다사와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눴다. 이 동네 사람들은 이 평화로움을 지루하게 느끼는 것같다. 가족과 친구, 맥주한잔 마시고, 공원에서 산책하고 뛰는 것말고는 딱히 할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지루한 평화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이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지루한 평화야말로 뭐든지 할수 있는 환경이다. 평화는 소중하다. 어지러움을 극복하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위대해 보이지만, 위기를 미리 막지 못하는 것 또한 후진국의 상징이다.

 

고민하다가 결국 리스보아 카드 48시간권을 구입했다. 지름 20km 남짓의 리스본이지만, 포르투나 코임브라와는 달리 크다. 현지 온라인을 이용하면 8천원 정도 싸게 구입할수 있는데, 구글페이-애플페이-페이팔 모두 사용하지 않아 결제가 되지 않는다. 아무래도 페이팔은 만들어야겠다. 중국에서도 유용하게 쓸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132,000원을 48시간에 맞춰서 잘 써면 좋겠다. 무리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