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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서부여행

[ 포르투_브라가 ] 자연과 사람의 손길이 만든 아름다운 좋으신 주님의 산위교회_241223

일찍 일어나서 어제밤에 남긴 밥에 기름을 붓고, 김가루와 고추장을 비벼서 볶음밥을 만든다. 계란도 한 개 깨어 넣었다. 오늘은 멀리 나가니 혹시 배가 고플 것에 대비해 점심 도시락을 준비했다. 아침은 오늘도 샐러드와 빵인데, 힘들다. 우리가 산 빵들이 맛이 없는 것인지, 고소한 맛이 나지를 않아서 그렇다.

 

열시에 브라가로 간다. 주변 도로에 차가 가득하다. 우리가 가는 길도 공항까지 가는 길이 매우 길이 밀린다. 공항을 벗어나자 차량흐름은 매우 좋다.

 

포르투갈의 고속도로는,

 

1) 전국토가 고속도로로 빼곡하게 연결되어 있다.

2) 고속도로에서 10분 내외로 시내의 어느 곳이든 접근할수 있다.

3) 직선이 없다. 끊임없이 S자 곡선으로 이어진다. 잠시도 눈을 뗄수가 없다.

4) 도로상태가 매끈하다. 과적화물차량이 없어 보이고, 무거운 철판 등의 제품들을 운반하는 차량들이 없다.

5) 최고속도가 120인데, 추월차선에서는 150도 우습고, 추월차선에 들어가면 토끼몰이를 당한다.

 

부드럽게 흐르는 S자 곡선을 따라서 양옆으로 집들이 모인 동네들이 계속 이어진다. 산처럼 높지 않지만 언덕이 산처럼 느껴져 우리나라에 있는 느낌이다. 그런데,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 이 도로를 타다가 저 도로로 가고, 그 도로로 바뀐 뒤에 바로 저 도로로 세지 못할 정도로 도로가 바뀐다.

 

유료주차장에는 2유로 동전이 들어가지 않는다. 다른 곳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1유로로 거의 2시간 동안 주차할수 있다. 작은 도시인데도 무료주차장은 찾을 수가 없다. 

 

브라가. 매우 기대한 도시중의 하나인데, 이미 많은 도시들을 걸어온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매우 평범했다. 게다가 크고, 사람들로 붐빈다. 딱 2시간을 산책하고, 10분 거리의 산으로 가기로 했다. 이곳의 입장료와 주차료 합계가 1유로다. 성당에 들어가서 우리 여행의 즐거움을 지켜달라고 기도하며 2유로를 기부했다. 하나밖에 남지 않았던 촛불 주변으로 10개의 촛불이 더 켜졌다. 촛불이 여행을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생각은, 미신이다.

 

Santuario do Bom Jesus do Monte. 이곳을 가야한다. 좋으신 예수의 산위 교회. 이곳은 성스러운 곳이 아니다. 아름다운 곳이다. 브라가를 내려다보는 높은 산위에 있다. 아름다운 것이 성스러운 것이라면, 성스럽기도 하다. 수많은 계단이 고통스럽다면, 고통에 주저않지 않으면 가장 큰 기쁨을 만끽할수 있음을 알수 있는 곳이다. 자연스러운 것과 사람의 손길이 만들어낸 멋이 함께 있는 곳이다. 평범한 브라가를 용서한다.

 

흰동백꽃. 어디에나 있는지 알수 없으나, 장미처럼 예쁜 꽃에 늘 감동을 받는다. 한겨울의 레몬과 흰동백꽃은 포르투갈의 상징이다.

 

오늘을 포함해서 날이 너무 좋았다. 하늘이 절반의 아름다움을 책임졌다.

 

기망랑이스 Guimaraes의 역사지구에 들어서자 차들이 빽빽하다. 우연히 Bolmara라는 슈퍼마켓 주차장이 보이길래 무작정 차를 세웠다. 시간은 30분을 맞춰놓고, 1시간 이내에 쇼핑까지 끝내기로 했다. 물론 예쁜 곳이다.

 

포도주 한병, 물 6리터, 통닭 반마리, 바질 페스토를 사서 주차카드 확인을 받고 무사히 기마랑이스를 빠져 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경치 구경하느라 먹지 못한 볶음밥에 와인을 한잔했다. 잠이 잘 온다.

 

리스보아 카드를 사야할지 말지를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4박 5일은 리스본에 있을 생각이다. 천천히 걸어다니며 두곳 정도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들어가볼 계획이다. 그러면 굳이 리스보아 카드를 살 필요가 없다. 리스보아 카드 3일권을 사려고 했더니 둘이 합해서 16만원이다. 1일권 24x2=48유로니까, 7만원이 넘는다. 그 정도면 나흘동안 돌아다니며 쓸 수 있는 돈이다. 카드를 소모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남들 다 타본다는 28번 트램도 굳이 여러번 탈 이유가 없다. 우리는 걸으러 왔으니, 이 깨끗한 나라를 열심히 걸어다니면 된다.

 

라고 생각하는데도 자꾸만 검토를 또 하게 된다.

 

숙소도 아직 구하지 못했고, 렌트카도 결정하지 못했다.

 

돼지고기는 100g에 천원이고, 500g 닭 반마리에 5천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