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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네덜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서부여행

[ 코임브라_아베이루_코스타 노바_포르투 ] 쏟아지는 이야기를 받아낼 능력이 안된다_241219 el jueves, diecinueve de diciembre_chtBepr, deByathadchatb dekaBpb

내가 도대체 무슨 숙소를 예약한 것이지? 누가 손님이고, 누가 주인인지 구분을 못하겠다.

가르쳐주고 먹을 것을 주고, 이야기를 시키고.

 

식당에서 바라본 풍경은 참 근사하다.

 

영어를 잘 못한다고 말해도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알아듣는척 열심히 고개를 끄덕여주고,

나도 하고싶은 말 아무거나 막했다.

 

대화가 끊기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이 숙소에서 한달만 살면, 일상회화를 할수 있게 될것같다.

 

내가 45살에 은퇴를 했다고 하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놀란다.

한국의 대기업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말해주었더니 더 놀란다.

노르웨이는 보통 65세에 은퇴하고, 비로소 자유로워진단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때문에 사람들은 '편하게 하자'고 한다.

노르웨이는 잘 살고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적단다.

반면에 아시아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것같단다.

 

노르웨이의 부인이 근처의 상점에 물건사러 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러자고 했다.

 

노르웨이에서는 걷기에 매우 가까운 거리이지만, 한국사람은 다르게 느낄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정말로 먼 거리다. 왕복 3,700걸음을 걸었다.

 

오늘 저녁은 크리스마스 파티란다. 시내로 나가서 와인 한병을 사가지고 와야겠다.

 

다시 용기를 내어 귀여운 Fiat 500에 몸을 실었다. 어제보다는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 이 차의 특성도 알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동시동켜기 기능이 있다. 수동인데도 이런 기능을 실을수 있는 모양이다. 300km 가까이 운전을 했는데도 기름은 고작 한칸을 사용했으니까, 하이브리드 차인 이차의 연비는 상상을 뛰어넘지 않을까 싶다.

 

Alma라는 쇼핑몰로 가면 주차가 무료라고 해서 파티 준비를 할겸 물건도 사고 주차도 해 두기로 했다.

중간에 네비가 안내하는 길이 공사로 없어져 버려서 한참을 돌아 알마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는 주차장 입구를 찾지 못해서 한바퀴를 더 돌았다.

뒤에서 빵빵거리기는 했지만 무려 3개 차선을 횡단하는 운전을 했는데도 무사히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휴우 ~

 

코임브라 대학까지는 40분이 걸린다고 했다. 갈만큼 가고, 힘들면 돌아오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걸었다. 고개하나를 넘고, 재미있게 걸어가는데, 대학의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야, 멋진 곳이다. 대중에게 공개된 공원이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선 멋진 나무들이 가득하다. 마침 하늘도 맑게 얼굴을 드러내서 사진도 잘 나온다.

 

해리포터처럼 귀엽게 생긴 소녀가, 
아니 처녀가 기념엽서를 나눠주며 
코임브라 전기관광열차를 타란고 한다. 

1인당 5유로이니 비싸지 않다. 

이야기를 다듣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니 아주 좋단다. 

잡으면 부서질 것같은 작은 아이다.

어떤 나무들은 잎을 붉게 물들이고, 
어떤 나무들에는 꽃이 피어있다. 
봄과 가을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다.

즐겁게 산책을 하고 
다시 코임브라대학 본관으로 가는데, 
학생식당이 있다. 

오, 먹자.

표를 어떻게 끊는지를 몰라서 헤매고 있는데,
지나가던 그녀가 또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그녀가 키오스크를 작동시키자 
신기하게도 밥표가 쏟아져 나온다.

역시 그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1인당 5유로(7,500원)에 팥소스를 얹은 밥과 
고기-생선-채소 중의 하나를 선택하고, 
과일과 스프, 빵으로 구성된 식사를 한쟁반 내어준다. 

그리미는 생선을 나는 닭고기를 선택했다. 
음식이 찬것을 빼고는 입맛에 맞았다. 
생선도 닭고기도, 가장 중요한 밥과 스프도.

 

좁은 골목길과 넓은 길을 번갈아가며 걸었다. 다리가 아프면, 카페에 들어가서 차를 한잔 마셔야 하는데, 우리는 커피를 마시지 못한다. 유럽에서 제일 평화로운 나라중의 하나가 포르투갈이란다. 누구를 만나도 경계심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곳이다.

 

알마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꽤 많이 샀다. 스파클링 와인과 맑은 포도주를 1병씩 샀는데, 5유로가 안된다. 한병은 어늘 저녁 파티에 쓰고, 다른 한병은 우리가 마시기로 했다. 30유로(45,000원). 쌀은 일주일도 더 먹을수 있을 것이고, 바켓트와 샐러드-요거트는 이틀 동안 먹을수 있는 양이다.

 

양보, 사람에게 양보를 잘하며 운전을 해야하는데, 이곳 사람들의 눈높이와는 맞지 않는다. 더욱 더 많이 사람들을 존중해야겠다.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양보하지 못했다.

 

어제밤은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200km를 넘게 아슬아슬한게 운전을 했다. Sygic이라는 스마트폰 네비의 도움이 컸다. 이 네비는 한국어로 길안내를 해준다. 1년 사용료 22,000원을 결제했다. 렌트카 회사에서 네비를 빌리면 하루에 오천원은 줘야 한다. 어제 신용카드를 받지 않아서 뜯긴 24만원을 조금씩 보상받고 있다. 정보력으로.

 

집으로 돌아와 10분 정도 쉬고 있으려니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자고 주인장이 부른다. 가겠다고 했으니 가야 한다. 18,000보를 걸은 그리미도 쉬지 못하고, 파티에 참석했다. 소박한 상차림이다. 각자 가져온 술과 앉주와 과일과 과자를 내어놓고 먹고 마시고 놀면서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고, 질문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격려를 한다. 연말을 나누기에 좋은 숙소를 잡은 모양이다. 비록 공동욕실을 사용해야 하지만.

 

우리도 2곡의 노래를 불렀다. 안치환의 '내가 만일'과 꽃다지의 '전화카드 한장'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YBuC8pIjNIdk

 

좁은 샤워실로 들어가서 물을 틀었다. 시원하게 쏟아진다. 오,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