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데이인 덕분에 아침마다 푸짐하게 밥을 먹을수 있어서 좋았고, 오늘은 누룽지를 끓였다.
김가루와 볶음김치를 반찬으로 해서 먹었다.
브뤼셀 미디역으로 가서 지하에 있는 메트로를 탔다. 1층에는 온통 기차역이 자리잡고 있어서 메트로 표를 살수 없었다. 유로스타 안내원에게 물어보니 지하로 내려가야 표를 살수 있다고 한다. 지하에 있는 메트로 역무원에게 가서 표를 두장 샀다. 2.7€(4천원). 지하에 있는 메트로 매표소에서 다시 지하로 내려가 또 두개의 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이런 지하층들을 안심하고 잘 운영하고 있다.
건들거리는 친구들이 두어명 있더니 우리를 따라 내려서 그리미의 호주머니를 뒤진다.
큰소리로 야단을 치니,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으며 메트로 역으로 도망친다.
액땜했다.
왕립미술관의 입장료는 10유로(15,000원). 10시 50시분이 넘는 시간이지만 해가 뜬지 이제 1시간이 조금 넘었다. 한가해서 좋았다. 옷을 맡아주고, .
마라의 죽음을 보다니.
마라는 몰락한 귀족의 후예인 샬롯에게 살해당한다. 20대 초반의 그녀는, 시민들의 혁명열기를 지지한 의사 마라를 죽이고,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왜? 거친 세상이었다. 혁명은, 뜻밖의 사람들을 희생제물로 삼는 일이 있다. 라부아지에도 그렇고, 조국도 그렇다. 다만, 멋진 시대를 살고 있는 조국은 부활할 것이다. 대통령직선제로 대표되는 87년 체제가 무너지고 있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마라의 죽음 위로 드리워진 짙은 어둠이 걷히기까지
100년의 세월이 필요했지만,
조국의 어둠은 그리 길지 않다.
2년은 짧다.
문제는 루이16세와 마리앙뜨아네뜨다. 시대의 흐름을 거부하고, 왕정복고를 꿈꾸던 그들은, 낡은 세력에 기대기 위해 오스트리아로 향한다. 시민들에게 등을 돌렸으니, 일이 제대로 풀릴리가 없다. 분노한 시민들의 손에 사로잡혀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다.
내란수괴 건희와 석렬이는 낡은권력에 기대어 복고를 꿈꾼다. 수사와 탄핵심판을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한다.
누구와?
루이16세와 마리를 닮아가려나 보다.
1789년 프랑스대혁명은 초기 국민의회가 정권을 잡아, 입헌군주제로 체제를 정비했다. 루이16세와 마리 앙트와네뜨도 잘먹고 잘 살았다. 3년후, 그들이 프랑스를 탈출하려고 시도함으로써 안그래도 유럽 모든 나라의 공격을 받고 있는 프랑스로서는 그대로 넘어갈수가 없었다.
1789년 7월 14일 바스티유 감옥 습격 : 입헌군주국(루이16세)
1792년 8월~9월 트륄리궁 점령 : 공화국(상퀼로트 중심 자코뱅의 국민공회, 루이16세 처형)
1793년 ~ 1794년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 -> 테르미도르 반동
1794년 ~ 1799년 지롱드파(부르조아 중심) 총재정부 : 노예제 폐지, 나폴레옹 이태리 이집트 원정
1799년 ~ 1815년 나폴레옹 브뤼메르18일의 쿠데타, 통령정부 -> 나폴레옹 1세(제1제정) ; 루이지애나 매각, 이베리아-러시아 침공 실패, 라이프니츠 전투 패배, 엘바섬 유배, 워털루전투 패배, 세인트헬레나 유배
1814년 ~ 1830년 부르봉 왕정 복고 : 루18 - 샤10 -> 7월혁명
1830년 ~ 1848년 시민왕 루이 필립 : 입헌군주제 -> 2월혁명(제2공화국)
1848 ~ 1851년 제2공화국 : 정치세력의 부재로 혼돈의 공화국
1851년 ~ 1871년 제2제정 나폴레옹3세 : 크림전쟁, 멕시코전쟁, 보불전쟁 패배
1871년 ~1940년 제3공화국 공화주의의 시대 벨에포크, 드레퓌스사건(증거를 조작한 앙리중령의 자살)
벨기에 와플이 유명하다고 해서 10€를 주고 바나나와 생크림이 얻어진 것을 하나 사먹었다. 걷기에 추웠는데, 따뜻한 가게에 서서 몸을 녹이며 먹었다. 와플은 원래 고소하고 달며, 따뜻한 과자다.
그랑팔레스에 가서는 근사한 건물들이 빙 둘러처진 광장에서 목이 잘린 신사에게 강제기부를 당했다. 사진을 한장 같이 찍더니 돈을 요구한다. 잔돈이 없어서 5유로를 줬더니 2유로를 거슬러 준다.
집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걸어가다가 생선가게를 만났다. 깔끔하게 진열을 잘해 놓았다.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더니, 주인장이 들어오란다. 어떤 것을 골라도 1kg에 27유로라고 한다.
아, 빠에야가 있다. 밥을 못먹은지가 오늘까지 겨우 사흘이다. 그런데도 밥을 보니 바로 반응이 온다. 한그릇에 8유로(12,000원)다. 흰살생선과 가오리를 500g 주문했다. 그자리에서 구워준다. 맛있겠다.
허겁지겁 숙소로 돌아왔더니, 주인장인 압둘이 인터넷공유기를 설치하고 있다. 어제 온 메시지에 오늘 설치한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는데, 정말로 설치를 하고 있다. 반가웠다. 작업을 마치는 동안 쉬다가 5시부터 밥을 먹었다. 전자레인지에 덥히고, 미역국과 북어국을 끓여서 같이 먹으니 꿀맛이다. 하루 식비를 4만원으로 계획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5만원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