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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인도네시아 자바섬 여행

[ 자카르타 - 마카오 - 인천 ] 돼지고기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다 _240913~14

새벽 3시 반부터 일어나서 설친다. 어제 맥주 2캔을 마시고 4시간 정도를 푹 떨어져서 잘 잔 덕분에 눈은 좀 껄끄럽지만 견딜만하다. 3시 50분에 체크아웃을 하고, 4시에 무료 셔틀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2터미널로 가는 사람들만 잔뜩 싣고 간다. 우리는 에어 마카오를 타야하는데, 3터미널이다. 겨우 3명이서 타고 간다. 4시 반이 다 되어 도착했는데, 새벽이라 다행히 사람들이 많지는 않다. 주말 낮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이 공항을 이용해서 적어도 3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단다.

 

휴대품 검사와 출국 신고를 끝내고 게이트로 가려고 하는데, 헐, 레이저 검사대에 시계를 두고 왔다. 어떻게 하지. 사람들에게 물으니, 다시 가보라고 한다. 다시 가서 직원 같은 사람한테 물어보니까, 그냥 들어가서 찾아오란다. 뭐라고, 정말이야. 정말이다. 시계 찾으러 왔다고 했더니 들어가란다. 우리나라도 이런가? 찾았다.

 

굉장히 맛있어 보이는 샌드위치가 있기에 먹었더니, 세상에나 퍽퍽하다. 헐. 궁금증 해소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 남은 돈을 거의 다 썼다. 덕분에 비행기에서 주는 아침을 다 먹지 못했다. 이런 일도 처음이다.

 

마카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그랜드 뷰 호텔로 갔다. 방은 주변의 아파트들을 배경삼아 자리잡고 있지만, 답답하지 않고 깔끔하고, 수영장도 깊었다. 낮에는 더우니 수영을 하며 놀기로 했다. 우리 둘밖에는 없는데도, 깊이가 2미터라서 수시로 관리인은 들어와서 살펴보고 간다.

 

이곳에서 드디어 그리미가 평영을 하면서 호흡을 하는데 성공했다. 발리에서부터 시작한 기나긴 훈련이 결실을 맺었다. 떠나기 싫었지만 너무 오래 놀면 안되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을 접고 방으로 돌아왔다.

 

4시가 넘어서 햇살의 기운이 엷어져서 걸어서 신무이 굴국수를 먹으러 갔다. 역시 먹을만했다. 이곳에서는 포르투갈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데, 내 입맛에는 스파게티나 조개탕 보다는 굴국수와 맥주가 더 좋았다.

 

베네치아 호텔 구경을 하러 갔다. 가는 길에 밀크티와 돼지고기 샌드위치를 샀다. 유명한 집인 모양이다. 밀크티는 2병이나 샀는데, 한병만 간신히 먹었다. 배도 불러서 그랬지만, 입맛에 맞지 않았다. 돼지고기 샌드위치는 너무 뜨거워서 제대로 맛을 보지 못했다. 어쩔수없이 한국까지 싸가지고 왔는데, 식은 것을 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는데도 맛이 좋았다. 야채도 없고, 빵사이에 고기를 튀겨 끼워넣어준 것인데, 푸짐하고 고소하다.

 

에그 타르트를 파는 상점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결국 공항에 가서 사야했다. 세나도 광장 앞의 10달러짜리를 샀어야 했는데 말이다. 남은 돈을 전부 모아서 공항에서 사가지고 온 에그 타르트를 추석을 맞이해 모인 가족들과 나눠 먹었다. 돼지고기 샌드위치처럼 비린내도 나지 않고 고소하고 달콤하며 바삭하게 잘 먹었다.

 

베네치아 보다 숙소에서 가까운 곳이 갤럭시 호텔이었다. 땀을 흘리며 들어간 호텔은 시원하고 넓직하고 사치스러웠다. 그렇지만 걷기에 너무 좋았다. 지난 15일 동안 깨끗한 곳을 걷지 못해서 무척 아쉬웠는데, 넓은 호텔을 이리저리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해는 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더웠다. 갤럭시 호텔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지름길을 찾지 못해서 이리저리 헤매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제법 긴 수로를 따라 걸으며, 산책할만한 곳이었다. 베네치아 호텔을 중심으로 해서 파리지앵도 구경하고, 런더너의 빅뱅도 구경했다.

 

다리가 아파서 다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수영까지 했는데도 쉽게 잠들지 못했다.

 

14일 아침. 체크아웃을 하면서 보증금 문제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택시를 잡아타고 공항으로 가서, 아침으로 또 신무이 굴국수를 사서 먹었다. 역시 먹을만했다. 다음에 오면 뭘 먹을까?

 

인천으로 가는 에어 마카오는 아시아나와 공동운항을 하는지 서비스가 좋다. 게다가 난생 처음으로 비상구 좌석을 받았다. 앞이 시원하게 뚤려 있어서 4시간 반이 넘는 여행을 편안하게 마쳤다. 비상구다 보니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즐거움은 누리지 못했다.

 

기대와 달리 너무 덥기는 했지만,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그렇게 깨끗하고 조용할수가 없다.  

 

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