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에서 이틀을 머물고 세마랑에서 사흘을 더 있다가 인도네시아를 떠날 계획이었는데, 기온을 보니 세마랑은 34도가 넘는다. 그런 온도라면 걸어다닐수 없다. 그래서 말랑에서 사흘을 더 머물기로 하고 새로운 호텔을 예약했다.
말랑에서는 브로모 화산과 세우 폭포를 구경하러 가야하는데, 화산은 궁금하지 않는데 새벽부터 일어나 추운데서 잠을 설치는 것이 싫었다. 3,600미터는 궁금하지만 이미 옥룡설산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간절하지 않았고, 장엄한 일출에 대해서는 기대하지 않는다. 매일 열심히 기도하면 다음날에 반드시 해가 뜨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천개의 폭포가 만난다는 세우폭포는 가고 싶은데, 왕복 5시간을 불편한 차안에서 멍하니 있어야 한다. 자와섬의 산과 들은 이미 즐길만큼 즐겨서 그리 궁금하지 않다. 그래서 보고 싶은 폭포는 아쉽지만 포기한다. 하고 나면 후회하지 않겠지만, 밥먹고 산책하고 수영하고 책보고 음악듣고 그림 그리는 것이 좋겠다.
아침을 먹고 호텔 뒤쪽의 마을 산책을 나섰다. jalan jalan. 낡은 기와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골목길은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정성들여 가꾼 화분과 나무들이 집안팎을 가득 메우고 있고, 집집마다 예쁜 소리로 노래하는 새들을 기르고 있다.
황금색으로 화려한 마스지드 masjid를 만났다. 이런 화려한 건물에 그다지 관심은 없지만 워낙 볼것이 없는 동네라 이런 곳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오랜만에 모스크의 안으로 들어가서 알라와 모하메드에게 우리 가족의 건강과 효빈이의 공부, 처남의 안정된 생활을 기도했다. 기부금도 5만루피(4,500원)를 내고 나왔더니 더 기분이 좋다.
11시가 다 되어가니 걷기가 힘들 정도로 더워진다. 얼근 호텔로 돌아와서 마루수영장으로 가서 30분을 놀면서 몸을 식혔다. 말랑이 계속 구름에 덮여 있어서 3개의 산을 볼수가 없다. 비행기 위에서나 내려다봐야 하는 모양이다.
12시에 그랩을 불러서 어제 예약해둔 호텔로 갔다. 와, 이거 뭐지. 진입로가 끝날줄 모른다. 다.
해리스 호텔 Harris hotel은 이렇게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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