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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_마이클 부스_김경영 옮김_글항아리_2018년 3월 초판 ] 처절한 패배로 모든 절대권력이 붕괴한 덴마크_240509 el jueves, nueve de mayo_Четверг, девять Может

바이킹의 후손인 스칸디나비아인은, 덴마크 - 스웨덴 - 노르웨이다.

 

핀란드와 아이슬란드를 포함해서 북유럽 - 노르딕 국가들이라 한다. 행복지수도 높고, 항우울제 치료제 복용도 많이하고, 세금과 물가가 높다. 환경보호에 열심이고, 진보정치가 힘이 세다.

 

정말로 이 나라들이 그런지 여행을 해보겠다고 한다. 참 재미있는 시작이다.

 

1장 덴마크

 

1. 와아 happiness

 

연간노동시간이 1600시간에 불과하고, 7월 한달은 온나라가 쉬며, 기업은 노동자를 해고하기 쉽고, 노동자들의 20%는 충분한 실업급여를 받고 실직상태에 있다. 휴식을 취할 별장이나 캠핌장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다. 가원, 소유든 임대든 농업혁명의 후손들인 우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생존과 와아의 조건이다. 우리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사회구조다. 어떻게 이것을 만들어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이것이 그들의 와아의 비결이라면, 우리는 영원히 그들을 이해할수 없을 것이다.

 

"덴마크인은 자국의 시스템을 유연안정성flexicurity라고 부른다. 덴마크 기업이 짧은 통보기간을 두고 거의 배상금없이 직원을 자유롭게 해고할수 있는 유연성과 노동자들이 실직기간에 넉넉한 실업급여가 지급된다는 사실을 알고 누리는 안정성 (받던 월급의 최대 90%까지 최대 2년간 / 중략) 별장은 대개 그렇듯 가구가 구비되어있고, 값싼 장식품과 (중략) 한쪽 벽은 손때묻은 문고판 책으로 빼곡하고, (중략) 차가워진 몸을 녹일 벽난로와 통나무가 있다. (중략) 하얀색 벽돌벽에는 친척파의 미술작품들이 걸려있다." (32~3쪽)

 

2. 베이컨

 

1397년 칼마르 동맹, 덴마크 중심의 스칸디나비아 연합

1520년 스웨덴 독립, 크리스티안 2세 스웨덴 귀족들에게 피살

1658년 로스킬데조약, 스웨덴에 스코네 - 블레킹에 - 할란드 할양

1814년 킬조약 , 스웨덴에 노르웨이 할양

1864년, 프로이센에 슐레스비히 - 홀슈타인 - 다네비르케 할양

1940년 히틀러, 아이슬란드를 덴마크로부터 독립. 히틀러의 애완 카나리아로 전락

 

계속되는 패배로 절대권력은 설자리를 잃어 민주주의가 빠르게 정착할수 있었고, 농업협동조합이 경제안정에 기여함으로써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비슷비슷하게 함께 살기가 자연스럽게 실천되었다.

 

"처절한 패배의 역사덕에 덴마크는 다른 북유럽나라들보다 더 끈끈하게 단결할수 있었다. (중략) 밖에서 잃은것은 안에서 찾을수 있다. (중략) 1849년 헌법이 제정되고 왕이 절대권력을 포기하면서 덴마크가 민주주의에 평화롭게 다가서기 시작한 일 (중략 / 값싼 미국수입농산물에 밀려 옥수수가격이 폭락할 때, 농업협동조합에 의해) 돈육생산을 규격화해 베이컨 수요를 맞추는 방법을 알아냈으며, 덴마크의 노동자들은 천직을 찾게되었다." (39~43쪽)

 

3. 지니계수

 

덴마크 사람들이 스스로 느끼는 와아는 세계 1위지만,

소득불평등이나 건강척도는 세계 1위가 아니다.

그들이 스스로 와아하다고 느끼는 이유를, 마이클 부스가 과연 찾아낼수 있을까?

 

22년 덴마크의 1인당 국민소득은 67,743달러다.

OECD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소득5분위배율(6.0)은,

핀란드(3.9), 노르웨이(4.3) 등 북유럽 국가들보다는 훨씬 높고, 미국(7.1)보다는 낮다. 

 

"덴마크인은 나이, 계층, 세계관과 상관없이 사이좋게 지내는 보기 드문 재능을 가진듯싶다. 평등은 그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략) 홀스트의 시구 '밖에서 잃은 것은 안에서 찾을수 있다' 처럼 (중략 / 그룬트비) '부자가 적고 가난한 사람은 더 적을때 우리 사회는 참평등을 이룰것이다.

 

(중략 / 이탈리아학자 코라도 지니는) 무솔리니 정권의 중앙통계학연구원 원장 (중략 / 1921년) 지니계수는 한 사회의 총수입중 얼마를 재분배해야 완벽하게 평등한 부의 분배를 이룰수 있는지 수량화한다.

 

(중략) 2009년 전염병학자 리처드 윌킨슨과 케이트 피킷이 공동저술한 '평등이 답이다' (중략) 가장 심각하게 불평등한 나라들에서 상위 20퍼센트의 소득이 최하위 20퍼센트의 소득보다 최대 9배 많으며, 한결같이 훨씬 더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중략 / 덴마크는) 가장 와아한happy 나라이지만, 지니계수 순위에서는 북유럽 국가들중 제일 낮은 5, 6위쯤을 차지한다. (중략) 안타깝게도 덴마크는 건강면에서는 점수가 현저히 낮다.

 

(중략 / 지니계수는) 정부가 활용할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도구였다.

 

(중략) 일단 한 사회가 어느정도 수준의 소득평등을 이루면 다른요인들이 그 사회구성원들의 와아happiness수준을 결정하는데 훨씬 더 중요해진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48~55쪽)

 

4. 스펀지칼

 

전국민의 1/4인 125만명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고, 합창단을 비롯한 사교클럽과 협회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민 내부의 신뢰와 결속을 다져 삶의 즐거움이 넘치는 사회를 만든다. 나이와 계층, 세계관의 차이 모두를 포용하여, 함께 대화하고 즐길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세상. 정말 낙원의 모습이다.

 

"서로 모르는 덴마크인 2명이 사교모임에서 만나면 평균 8분안에 서로 아는사람(을 찾아낼 것이다 / 중략) 덴마크인 96%가 어려울 때 의지할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중략) 덴마크인의 88.3%가 타인에게 높은 신뢰를 보였(다 / 중략) 도시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익명성은 책임감 부족과 신뢰부족을 낳는다. (중략) 세상에서 가장 와아한happy 사람들이 가장 사교를 잘하고, 사람을 제일 잘 믿는 것은 우연일리 없다.

 

(중략) 덴마크인의 신뢰덕분에 덴마크 사법제도는 매년 1인당 287만원을 절약하며(인구 500만명이니, 나라전체로는 14조 3천억원 / 중략) 덴마크 경제의 25% 가량을 사회 자본이 차지한다고 믿는다. GDP의 상당한 부분이다. 제법 큰 사회복지제도의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만한 비율이다. 한사회에 신뢰가 있으면 행정절차가 더 간소하고 효율이 높다는 이론이 있다." (58~64쪽)

 

5. 치킨

 

이 네가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 덴마크가 살기좋은 나라가 된것인데, 그러면 어디서 출발해서 이 네가지 요소가 완성되었을까? 해답을 내놓기가 어렵다. 우리나라는 덴마크에 비해 서로를 믿지 못한다. 세계관이 달라서라고 생각했는데, 덴마크는 세계관이 달라도 88%가 넘는 사람들이 서로를 신뢰한다. 경제력을 비롯한 여러가지 조건들이 월등해도 덴마크 수준의 사회복지제도를 만들수 없다. 그 이유는 뭘까?

 

①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 ② 신뢰 사회 ③ 사회의 결속 ④ 소득의 평등

 

신뢰가 높아야만 부의 재분배가 가능하다. 신뢰가 높지않다면 부의 불평등으로 인한 불신이 또 깊어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것이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부의 재분배를 하는수밖에 없고, 그것이 전국민의 80%에게 이득이 되는 사회소득을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최배근은 주장한다. 이런 방식의 재분배를 통해 시민들의 신뢰를 더 깊이 쌓아올려가야 한다. 이념이나 계층,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거의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계획을 짜서 실행해야한다.

 

"부를 재분배하고 싶다면 고신뢰사회가 더 쉽습니다. 국민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돈이 잘 분배되리라고 믿기때문입니다. (중략) 덴마크의 소득평등이 지난 20년간 실제로 줄어든반면, 신뢰수준은 계속 증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68~9쪽)

 

6. 바이킹

 

모든 공동체는 협력의 문화와 명예와 예의범절, 법을 지키려는 사람들에 의해서 유지되어 왔다. 바이킹이나 한민족이나 다를바 없다. 한반도는 1800년 정조가 죽은후 세도가들의 부패정치로 그 모든 규범과 협력의 문화가 깨어지기 시작했다. 세도정치(1800년~) - 일제강점기 - 미군정기 - 이승만독재 - 한국전쟁 - 박정희 독재 - 전두환 군사독재(~1987)로 이어지는 187년의 야만의 시대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날 이 정도의 신뢰문화를 만들어낸 것만해도 오랜 협력의 공동체 문화가 면면히 흘렀기 때문이리라. 그러므로 우리의 과제는, 세도정치의 청산 - 식민지 잔재의 청산- 부패정치의 청산이다. 아마도 100년은 걸릴 것이다. 천천히 깊게 오염되고, 천천히 오랜동안 정화해 나갈수밖에 없다.

 

"8세기 말부터 200년가량, 즉 바이킹이 북유럽의 상당부분을 공포에 떨게하고,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지역을 통치하며, 파리의 문을 덜그럭거리고, 북미대륙을 발견한 시대. 하랄 블루투스 Harald Bluetooth와 같은 전사왕의 시대. (중략 / 파리공략 당시) 여기있는 우리 모두가 왕이다. (중략) 용기와 명예는 남자들에게 특히 중요 (중략) 바이킹들은 법을 칼같이 지켰습니다. 법이라는 영어단어는 고대 스칸디나비아 언어에서 유래했습니다. (중략) 공동체와 연대는 대인관계를 돈독히 해주는 이익교환과 선물의 형태로 일찌감치 드러납니다. (중략 / 바이킹 유산이론은) 완전히 헛소리입니다." (71~8쪽)

 

7. 72퍼센트

 

스웨덴과 독일, 영국으로부터 대부분의 영토를 빼앗긴 덴마크 사람들은, 직간접 세금 72%를 감내하며 살고 있다. 이 세금의 위력은 대단해서 일자리, 의료, 교육, 휴가 등 모든 부문에서 걱정거리가 없다. 심지어는 빚도 죽으면서 가지고 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1%의 상위층이 덴마크 자산의 1/3을 소유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 시민들이 휴가를 즐길 작은 바닷가의 별장이 없는 것이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소득이다. 공공부문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성인인구의 절반의 소득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한다. 공공부문 외에 민간부문에서 즉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일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사회가 창의력이 넘치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재미있는 교육들로 가득하다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테지만.

 

"세금 72%는 우리처럼 부유하고 성공한 사람들한테는 일도 아니야 (중략) 덴마크인이 기꺼이 세금을 내는 이유는 우리가 특별히 욕심없는 사람들이라서가 아닙니다. 그 대가로 중요한 무언가를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가령 제대로 된 학교와 병원이 있죠. (중략) 덴마크 성인인구의 절반이상이 공공부문에서 일하거나 사회보장급여의 형태로 공공부문에서 재정지원을 받기 때문이다. (중략) 덴마크인의 평균부채는 연간소득의 310퍼센트에 이른다. (중략 / 주택가격의 급등락으로 부채가 대폭 늘었다) 덴마크인은 적자상태로 마음편히 사는데, 사실상 그게 은행돈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아닐까?" (90~5쪽)

 

8. 따뜻한 욕조에서 먹는 샌드위치

 

아이를 편안하게 낳고 따뜻한 욕조에서 가져다 주는 샌드위치를 먹는 산모로 대표되었던 덴마크의 의료제도는, 왠일인지 모르게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에게 삶의 기쁨을 제공하면서 그들은 극진한 공공서비스를 포기한 듯 보인다. 교육도 나라수준에 맞게 세계최고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사는 교육과 보통 수준의 교육을 중요시한다. 흡연율은 높고 기대수명은 78.4세로 낮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최고수준의 나라라는 기준에서 보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충분히 우수한 의료 - 건강 - 교육지표들이다.

 

덴마크는 사회복지 수준을 낮추는 사회개혁에 착수할수 있을까?

 

9. 호박벌 

 

덴마크에서 아이를 낳은 산모는, 따뜻한 욕조에서 목욕을 하며 샌드위치를 먹으며 쉴수 있다. 모두 무료다. 일을 하거나 하지않거나 생계에 필요한 돈을 기업이나 정부에서 받을수 있다. 주당 28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들 또는 자신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수 있다. 한달간의 휴가를 바닷가의 별장이나 작은 숙소에서 편안하게 보낼수 있다. 어떤 교육을 받든, 어떤 취미생활을 하든 나라의 지원을 받아 즐길수 있다. 병원도 무료고 학교도 무료다. 직장도 구해주고, 실업수당도 충분하게 준다.

 

이 정도면 지상낙원이다. 공산주의 정권들은, 지상낙원을 건설하려다가 모두 멸망하고 말았다. 공산주의로는 지상낙원을 건설할수 없다. 유일하게 남은게 중국인데, 그들은 우리가 누리는 사상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라도 살아남은 것은, 혁명이래 '착취유공론 : 자본주의 착취도 공산주의 건설에 공이 있다'과 '흑묘백묘론 : 공산자의든 자본주의든 경제위기라는 쥐를 잡을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라는 류샤오치와 덩샤오핑의 유연한 국가전략에 의해서다.

 

자본주의 국가 덴마크는 다른 차원에서 중국보다 훨씬 놀라운 지상낙원을 건설하고 있다. 20세기 이래로 200여년을 노력한 결과로 세계 최고수준의 나라가 되어있다. 지금 덴마크를 걱정하고 있는 것은, 국가경쟁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그들은 괜찮은 수준이다.

 

따뜻한 욕조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산모가 있다면, 어려운 환경에서 제대로 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낙후된 지역의 산모들도 있어서, 공공복지의 불평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72%인 세금을 더 올릴것을 고민하고 있는 모양이다. 극우들도 조금씩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2022년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을 포함한 좌파연합이 단 1석(189석중 90석)을 앞서서 정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덴마크의 지상낙원이 흔들리지 않고 유지될수 있을까?

 

"덴마크의 호박벌 경제를 설명한다. 이 전통 경제사상에 따르면, 높은 세율과 광범위한 공공부문모델이 성장과 혁신, 경쟁을 억제한다. 무겁고 공기역학과 맞지 않는 호박벌은 원래 날지 못해야 정상이라고 말하는 물리법칙처럼, 작동하지 않아야 정상이지만, 벌과 경제 모두 여전히 잘 날고 있다.

 

"강력한 동기는 성장률과 고용율이 높은 경쟁력 있는 사회, 동시에 경제로는 세계 거의 모든 나라보다 사람들사이의 격차가 적고 화합과 사회보장은 더 잘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중략)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도 가난해지지 않게 보장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중략 / 두뇌유출로 인해 국가경쟁력과 노동생산성이 자꾸 떨어지고 있는데) 세금을 조금만 낮추고, 국방비와 같은 이전지출을 줄이면, 이 모든 상황이 나아질수 있으며, 덴마크인이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을 약간 더 늘리고 미용실에서 보내는 시간을 약간 줄이는 동기를 부여할수 있다." (107~112쪽)

 

10. 데님 멜빵바지

 

사람사는 모습은 어디나 비슷하다. 굳이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사람들의 삶을 우리가 알 필요가 있을까? 자본주의 국가들 중에서 지상낙원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다. 문제점들은 부지기수로 많겠지만, 삶의 질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좋은 나라들을 연구하여, 좋은 정책과 문화들을 우리 사회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노력을 하다보면 우리 고유의 놀라운 낙원실현정책이 나올수 있다.

 

예수탄생후 천년이 지나서야 기독교가 북유럽에 비로소 전달되었다는 것과 루터가 반박문을 발표한지 불과 10년만에 종교의 자유가 북유럽에서 실현되고 루터교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 또한 놀라운 일이다. 농토가 드넓은 유틀란트반도의 남자들은 데님멜빵바지를 입고 작은 스쿠터를 타고 돌아다닌단다. 마치 우리네 농촌에서 100cc 오토바이를 타고 논밭을 둘러보는 농부들과 같다. 우직하게 오늘 해야할 일을 해내는 농부. 적어도 3대는 농부로서 지내봐야 농부에 대해서 말할수 있지 않을까? 복잡한 일들을 한가닥씩 정리해 나가는 단순해 보이는 농부들은, 질긴 사룸력으로 자연과 더불어사는 사람들이다.

 

"유틀란트반도에는 덴마크 최고의 해변들이 있고, 덴마크 최고봉(180m)과 레고랜드가 있다. 또 영국의 거석유적 스톤헨지와 이집트 기자의 피라미드를 합친, 덴마크의 유적지 (중략) 옐링스톤이 있는 곳 (중략) 두번째 비석은 블루투스왕 자신만이 아니라 덴마크 왕국의 신앙이 기존에 믿었던 이교도에서 새로 들어온 기독교로 바뀐 사실,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는 덴마크 자체의 탄생을 기념한다.

 

(중략) 루터교는 북유럽사람들의 정신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뿐 아니라 여전히 북유럽사람들의 행동방식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쯤되면 어떤 의미에서 옐링스톤은 북유럽 예외주의의 시작에 바치는 기념비라고 볼수도 있다. (중략) 당시의 가톨릭교는 문명을 향한 바이킹의 길고 더딘과정에 시동을 걸었고 유익하지 못한 몇가지 풍습을 끝냈다. 일부다처제, 노예제, 동족간의 유혈갈등 따위다.

 

(중략) 스칸디나비아에서 종교개혁은 르네상스보다 더 중요한 사회문화운동이었다. (중략) 개신교가 가톨릭교보다 신앙심을 표출하는데 관심이 적으며, 각자 내면의 양심에 더집중하기 때문이라고 믿는다. (중략 / 루터 95개조 반박문은 1517년 발표) 1527년, 덴마크와 스웨덴의 왕 모두 새로운 교리를 받아들였다.

 

(중략) 20세기 후반 세속주의가 루터교의 자리를 꿰찼다. (중략 / 예배참석률은)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약 2.5%로 떨어졌다." (115~9쪽)

 

* 스칸디나비아 : 고트어로 위험을 뜻하는 스카단 Skaðan과 섬을 뜻하는 아브요awjō가 합성된 '위험한 섬'이라는 말에서 왔다는 설과 '물이 많은 섬'(Skaðin-awjō)에서 나온 말이라는 두 설이 충돌하고 있다. (위키백과 중에서 : 발음은 아이슬란드어 발음을 따라서 적었다. 아이슬란드는 옛 덴마크 연합왕국의 일원이었고, 바이킹의 후예이며, 노르딕 국가다. 무일)

 

11. 얀테의 법칙

 

얀테의 법칙은, 아들에게 소아성애-근친상간-동물학대-중혼 등 온갖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산데모세가, 1933년에 쓴 '도망자, 지나온 발자취를 다시 밟다'라는 소설에 나오는, 얀테(덴마트 뉘쾨빙 마을의 소설속 이름)라는 마을의 속좁은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나온 법칙이다. 이 소설은 요즘 읽히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은(너는),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며, 그리 나은 사람도 아니라는 말로 요약할수 있다. 사룸은 살기위해서 무슨짓이든 하기때문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얀테의 법칙이 횡행하는 코펜하겐 이외의 덴마크 공동체마을에서는, 어떤 사람들은 숨막혀 살수가 없다고 한다. 끊임없이 겸손과 평등을 강조하는 이 법칙은, 능력주의와 홀사주의 individualism에 이끌린 현대인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에 노르웨이항공 737의 꼬리부분에 산데모세의 초상화가 그려진걸 봤다. (중략) 마르그레테 여왕은 1980년대 어느 신년연설에서 얀테의 법칙을 비난했다. 오늘날 덴마크인은 자신이 이룬 업적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삶을 성공을 누리는 사람들을 대표하여 와아해하며, 거리낌없이 성공을 과시한다. (중략 / 뉘쾨빙의) 주민들은 본인의 희망과 꿈을 억누르고 서로를 견제하며 스스로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썼을까? (중략) 미용실 이름은 거두절미하고 '헤어'였다. 펍이름은 '더펍'이었다. 옷과 신발을 파는 가게는 '옷과신발'이라는 현란한 이름으로 행인들의 시선을 끌려고 했다. 서점은 보그 한레르 즉 서적상이었다.

 

(중략) 산데모세가 이야기한 얀테의 법칙, 즉 모든사람이 서로를 억압하고, 상대방이 주변의 모든사람과 한통속이라고 믿(는 / 중략) 유일한 곳은 덴마크 언론뿐입니다. (중략) 우리가 누군가를 포용하고 싶어도 그사람이 동등한 존재일때만 가능합니다. (중략) 데마크인은 스포츠스타들이 벌어들이는 돈도 못마땅해하며(많은 선수가 탈세를 위해 외국에 거주한다는 사실)

(중략 / 선박과 석유의 왕 매키니 묄러는) 회사에 점심도시락을 싸다녔고, 매일같이 긴계단으로 걸어서 출근했다. 공공사업, 특히 코펜하게 오페라하우스에 수차례 많은 기부를 한 사실과함께 이같은 태도덕분에 묄러는 얀테의 법칙이 낳은 파장을 무사히 피해갈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122~132쪽)

 

12. 휘게

 

덴마크와 북유럽에 대해서 오직 이 한권의 책만으로 알았다고 해서는 안된다. 시작일뿐인데, 북유럽에 대해서 더 많은 책을 읽어야할 필요가 있기는 한것일까? 크루즈의 중간기착지라면 몰라도 여행할 계획도 없고, 궁금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와 피요르드-오로라는 들어봤다. 이책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이런 부분이 공감이 간다는 정도의 말만 할수 있겠다.

 

1) 휘게(편안하고 유쾌하게)는, 우리나라도 지금 서서히 만들어지고 있는 태도로 보인다. 세도정치 - 식민지 - 군정 - 분단 - 내전 - 독재 - 군사독재의 역사가, 무슨 말을 해도 맞서고 부딪히는 사회를 만들었다. 살기위해서 죽기살기로 싸워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고 희생되었다. 87년 체제로 무도한 살육행위가 줄어들었지만, 총칼이 쥐어지면 언제든 누군가를 해칠수 있는 분위기임에는 틀림없다. 휘게를 통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모두가 존중받고, 모든 생각이 존중받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우리를 지킬수 있다. 

 

"휘게는 흘러넘치는 와인과 모닥불, 촛불, 즐거운 시간 (중략) 중간합의점을 향한 휘게의 압제와 끈질긴 추진력, 논란이 될만한 대화주제는 무조건 피하려는 고집, 모든 상황을 가볍고 경쾌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필요 (중략) 사람들은 휘게를 할때 경쟁과 사회평가의 부담으로부터 서로를 보호한다. (중략 / 휘게가) 사회통제의 수단역할을 하고, 고유한 태도의 위계를 만들어 휘게를 할수없다고 간주되는 사회집단에 대한 부정의 고정관념을 암시한다.

 

(중략) 약간 과장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로 덴마크인 대부분은 사람들이 모여서 열띤 토론을 벌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중략) 그들은 작고 편평한 뗏목위에서 단결했고, 이내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는 법을 배웠다. 휘게는 논란이 될만한 주제를 피하고 불행한 기억을 숨기는데 굉장히 효과좋은 방법이다." (135~7쪽) 

 

2) 폴켈리(서민)

 

서민을 뜻하는 단어인 모양인데, 폴켈리에 대한 영국인 작가의 거부감이 대단하다. 누구나 즐길수 있는 문화를 대부분의 사람들이 즐기는 것을 보는 것은, 괴로운 일일까? 비슷한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 호기심을 끌만한 다른 무엇이 없다는 것은 재미없는 일일것이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뭔가 다른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폴켈리는, 덴마크 안에서 다른 어떤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답답함의 표현이라고 이해해 둔다.

 

"얀테의 법칙과 함께 덴마크의 순응주의를 만드는 주된 요인이 두가지 더있다. (중략) 폴켈리는 일종의 광범위한 문화대중주의로, 덴마크 주류문화전반에 깊이 스며들어있다. 폴켈리는 미다스의 손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손에 닿는것을 모두 쓸모없게 만들어버린다. (중략) 재즈가 흐르는 노천테이블의 분위기, 대개 외국인혐오가 담긴 유머, 공장에서 찍어낸 끝없는 맥주, 가공돈육제품 (중략) 덴마크 공항에 처음 도착했는데, 덴마크 사람들이 국기 단네브로를 흔들면서 친구와 가족의 귀국을 환영하고 있었다. 흔히 볼수있는 광경이다." (133~43쪽)

 

13. 레고랜드와 다른 성지들

 

레고는 덴마크의 회사고, 레고랜드는 레고가 만든 놀이공원이며, 지금은 30%의 지분만 레고가 소유하고 있고, 블랙스톤이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비싸다.

 

14. 행복하다는 망상

 

살기좋은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모든것이 충족된 사회에서 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면서 서로를 포용하고, 해결할수 없는 문제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눈을 감고, 한사람의 열걸음을 칭찬하기 보다는 열사람의 한걸음에 안도하는 세상이어야 한다. 살기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지불하는 비용은,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기위해서 지불하는 마약과 범죄라는 비용에 비하면 감당하기가 매우 쉬운 비용이다.

 

그래, 덴마크는 그렇다고 일단 편견을 가져보자.

 

"덴마크인의 이같은 너그러움을, 실수를 대하는 건강한 문명의 자세로 볼수도 있고, 아니면 무책임한 태도로 볼수도 있다. 어느쪽이든 확실히 덴마크 사회표면에 인 파문을 최소로  잠재우는데 도움이 된다. (중략 / 덴마크인으로 살아가는데 드는 비용) 야망과 역동성의 부족 그리고 가끔은 필요한 갈등의 거부, 얀테의 법칙과 휘게로 부정되는 표현의 자유가 개성의 상실이라는 면에서 (중략) 덴마크는 근면하고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 성공하거나 남보다 뛰어난 인재를 키우지 않습니다. 우리는 절망감과 무력감, 그리고 독실하고 평범한 보통사람을 키웁니다. (중략) 덴마크인 인터뷰 대상에게 덴마크보다 살기좋은 나라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을떄마다 대답은 하나같이 신중한 침묵으로 되돌아왔다." (159~166쪽)

 

2장 핀란드

 

1. 산타

 

핀란드에 대한 20쪽에 달하는 첫번째 글은 당황스럽다. 정리를 해야한다면, 핀란드는 한적하고 사람들이 술이 좋아하며, 총기소유가 가능해 범죄와 자살자들이 많지만 믿을만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다. 스웨덴에 660년동안 지배를 받았고, 그후 100년 동안은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으면서 우호관계(?)를 유지한다. 작가는 핀란드는 핀타스틱하며 헤븐싱키의 나라라고 평했다.

 

2. 침묵

 

dk

(to be continued like reading a testa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