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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신들의 나라 발리 여행

[ 신들의 더운나라 발리 ] 좋은데, 산책하고 수영만 할수있어도_240305 martes, cinco de marzo_Вторник, пять Маршировать

7시가 넘어 잠을 깼다. 선잠을 잤다. 약기운 때문일까.

 

간단하게 씻고, 식당으로 갔다. 너무 소박하다. 고기 관련 요리는 전부 닭이다. 닭국물 야채국에 흰밥과 각종 야채볶음으로 아침을 든든하게 먹었다. 수영장 옆 야외식당은 파리들이 덤벼들지 않도록 랩으로 잘 싸여있다. 오믈렛이나 후라이도 해준다. 바나나는 맛있고, 수박은 싱싱한데 단맛은 덜하고, 파인애플은 그저 먹을만하다. 망고쥬스는 엄청 달다. 

 

바닷가로 나간다. 우리 숙소는 전체 큰 리조트 안에 별도의 빌딩을 하나 분배하여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경비가 철저하다. 바닷가쪽으로 좀더 근사해 보이는 숙소들도 있는데, 워낙 오래된 숙소들이라 크게 다를것이 없어 보인다. 아, 파리채가 필요하다.  

 

해변의 바다색은 너무 강렬한 태양빛에 가려 예쁘지 않다. 

산책길, 햇볕을 피해 조심조심 걷는다.

아름답다고 했는데, 아니다.

차와 오토바이가 없어서 조용하기 때문에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아침 먹은 것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으니 수영을 하자. 

다들 수영을 한다.

우리 숙소의 수영장은 적당하게 깊다. 

나혼자 쓴다. 

 

개구리헤엄을 한다. 수경을 쓰고 한다. 눈이 안아프다.

수경을 벗고 개구리헤엄을 친다. 눈이 아프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수경을 쓰지않고 수영을 해도 눈이 아프지 않도록 연습을 하자.

 

러시아 사람들이 단체로 와있다. 이건 뭘까? 물론 전쟁중에도 일상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들의 평화로운 모습이 좋으면서도 좋지않다. 개인들은 어찌할수 없을것이다. 그들도 문제의식은 있겠지만, 탄압받으니 말도 할수없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곳에서 편히 쉴수있다는 것만으로라도 만족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핵심 지역이었다. 핵미사일기지가 있었고, 거대한 곡창지대로 소련 시민들의 배를 책임지는 곳이었다. 신뢰도 커서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 지역과 합쳐서 연방을 만들어주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혈연과 먹고사는 문제로 연결되어 있었다. 누가 평화를 깨고 형제의 나라를 원수의 나라로 만들었는가. 우크라이나를 부추긴 미국과 유럽, 부추김에 춤을 춘 젤렌스키, 부추긴다고 욱해서 쳐들어간 푸틴까지 범죄자들은 분명한데, 처벌할 방법이 없다. 이래서 신을 믿지 않을수 없다. 쎄게 벌하셔서, 다시는 이런 놈들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세요. 여태까지 이 기도에 단한번도 응답을 주시지않은 신이시여. 

 

오전 1시간 반을 한국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그리고나서 좀 쉬려고 했더니, 장정 3명이 유창한 영어를 날리면 청소를 하러 들어온다. 그리미가 시트는 갈지않아도 된다고 한다. 남들같으면 무조건 갈라고 했을텐데, 그럴 필요없단다. 그래, 환경을 생각하자. 내일 갈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세탁을 전문업체에 맡긴다. 업무분장이 잘 되어있다. 물 한병을 아껴먹으려고 남겨둔것이 있었는데, 그것을 잘정리하고 한병만 추가로 준다. 앗, 나의 실수다. 결국 저녁에 큰물 한병 사와야했다.

 

오후 3시인데, 아직도 해가 뜨겁다. 다시 수영장에 내려갔다. 할머니 한분이 수영을 하다 들어가신다. 수건을 한장 받아서 해침대에 걸쳐두고 20분을 연습했다. 물고기들과 거북이를 구경하는 연습. 재미있다. 잠시후에 그리미가 내려온다. 정말 처음이다. 같이 수영을 하는것이. 오, 무더운 발리.

 

초보자니 일단 음파연습.

음파를 연습하다 빈혈이 생겨 해침대에 드러누워버렸다.

아, 갈길이 멀겠다.

일단 오늘은 수영장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는 것으로 하자.

구경하던 할머니가 한말씀하신다.

 

[ Birds of a feather ] flock together

 

고된 수영연습을 마치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다음에 저녁을 먹으러 간다. 바닷가를 산책한다. 구글평점이 좋은 식당이다.

 

7만원을 3.5만원으로 착각해서 
랍스터 셋트를 주문 -

모히또까지 호기롭게 추가.

다행히 즐거운 시간이라 1+1이란다.

 

내일부터는 나시고랭만 먹어야겠다.

 

게다가 야외라서 더웠다.

먹는동안 내내 파리들이 달려들어 동참했다.

다른 손님들은 잘 먹지않는 고급메뉴임을

파리들도 잘알고 있었다.

 

나중에 계산서를 가져온 것을 보니

서비스 차지가 18% 붙는다.

으악,

 

그리미가 말했다.

내일부터 호텔에서 주는 조식 많이 먹어둬,

저녁은 빵과 과일로 끝낼테니까.

 

너무 슬픈 나머지 일찍 쓰러져 잠이 들었다.

어떻게 환율 때문에 두번이나

이런 황당한 경험을 하느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