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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신들의 나라 발리 여행

[ 신들의 무더운 나라 발리 ] 과연 그러한가, 와이파이 속도가 춤춘다_240304 el lunes, el cuatro de marzo_Понедельник, четыре Маршировать

오래전에 쿤밍을 갈때 배탈로 고생해서 밥을 못먹은적이 있다. 호텔에서 주는 쌀죽으로 연명해서 여행후반에는 회복되어 무사히 여행을 마칠수 있었다. 이번에는 여행을 위해 농원일을 무리하게 정리하다가 목감기가 걸려서 말이 잘 안나온다. 다행히 5일전에 발병을 해서 오늘 아침에는 조금 나아진 기분이고, 주사까지 맞고 나흘치 약을 받아와서 마음편하게 출발한다. 어제 저녁에 코로나 간이검사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

 

사흘 연휴의 영향으로 병원과 약국에 사람이 많다. 40분 가까이 걸려서 집으로 돌아왔더니 그냥 출발해야 한다. 쓰레기를 정리하고, 간단하게 점검을 하고 나왔지만, 버스 정류장에서 시계를 차지않고 나왔다. 그렇지, 뭐.

 

공항버스가 10시 50분이 다되어 와서 제1터미널을 들려 2터미널에 12시가 다되어 도착했다. 널널하다. 샤먼항공은 더 널널해서 바로 짐을 부쳤다. 부치는 짐은 각 1개로 각 23kg을 넘어서는 안된단다. 다행히 비행기표를 두장 모두 발행해 주어서 환승이 간편할 것으로 예상한다. 꼼꼼하게 인도네시아 비자까지 확인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트렁크를 확장하고 벨트를 만원주고 사서 묶었다. 모든 시간이 널널하다.

 

환승이라고 좌석을 앞쪽에 배치해줬고, 좌석넓이도 무릎이 편안할 정도다.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않아서 어떨까 싶었는데, 만족스럽다. 승무원들도 똑똑한 한국승무원들이 거침없이 일을 처리해줘서 불편한 일이 없다. 어제 인도네시아 비자발급과정에서 빠졌던 지옥에서 빠져나올수 있었다. 여유시간도 3시간이 못된 상태로 공항에 도착했는데, 수속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프라다 매장까지 구경할수 있을 정도였다.

 

정말로 좋은 정책은 기내에 5kg 이하의 작은 가방만을 허용하는 정책이다. 캐리어를 바리바리 싸들고 올라와 기내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 몹시 불편했는데, 너무 깔끔하다. 모든 항공사가 본받을만한 정책이다.

 

이륙준비가 간단히 끝나자 바로 물과 견과류 간식을 나눠준다. 먹을 시간은 없어 보인다. 이륙을 하는데, 꽤 높은 고도로 올라가는 모양이다. 2시 반경에 점심을 주는데, 똑같은 메뉴다. 그리미가 맛있게 먹을 정도로 깔끔하다. 특히, 밥이 쫀득한 찰밥이어서 좋았고, 머핀과 얇은 쌀전병, 손닦는 종이와 커피를 비롯한 음료도 준다. 1회용품 천지라 괴롭기는 했지만, 36만원을 똑같이 내고, 짐을 추가해서 사야하고, 물한잔 주지않는 비엣젯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샤먼항공을 이용할수 있는 노선이라면 적극 이용해야겠다. 게다가 sky team이라 마일리지를 공유할수도 있다. 코로나 전인 19년 이후 5년만의 기내식이다. 게다가 공용 화면도 있어서 중국방송을 틀어준다. 듀오링고와 빅워크, 캐시워크를 했다.

 

밥 잘먹고 났더니 이번에는 중국땅인 샤먼의 임시 출입국 외국인을 위한 카드작성. 오랜만에 하는 일이라 귀찮기도 하다. 하늘에 수많은 비행기들이 떠나니는데, 이 기록들이 정말로 제대로 관리되고 있기는 할까? 보면 알겠지.

 

발리여행의 목적은 무엇일까? 규정을 했었나?

 

첫째, 가성비 높은 여행을 하고 싶다. 지난번 친구들과 환갑기념 베트남 여행이 가성비가 좋아서 동남아 여행이 이렇게 좋을수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싶었다. 특히, 국내여행을 2박 3일 다녀와도 50만원은 금방 없어져 버린다. 숙소는 10만원 이내로 하면, 정말로 그저그렇다. 잠을 자야하니 어쩔수없이 선택한 숙소다. 그런데, 발리도 10만원이면 정말로 괜찮은 숙소다. 여행을 하면서 돈의 맛을 느낀다. 한국의 인플레가 너무 심해졌다. 체감 물가는 50% 이상이 폭등한 느낌이다. 재작년 부산겨울여행에서 세탁기까지 갖춘 숙소를 5, 6만원이면 예약할수 있었는데, 이제는 무인텔도 괜찮은 것은 8,9만원이다. 이러다 자영업자들이 같이 망할수도 있겠다.

 

둘째, 편안한 산책이 가능한 여행을 하고 싶다. 하루에 두시간 정도를 좋은 경치를 보면 아침 저녁으로 걸을수 있다면 더이상 바랄것이 없다. 새벽시간과 해지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열심히 걸어다니자. 특히, 한곳에서 5일씩 머무는 일정을 짰기 때문에 - 사누르와 우붓만 확정하기는 했지만, 부디 좋은 산책로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아니면 날씨라도 좋기를 기대한다. 비가 자주 내린다고 하니, 최소한 공기는 깨끗할 것이다. 섬들을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도 결정을 못했다. 쾌속선을 타면 먼 길리섬도 90분이면 도착할수 있다. 그곳은 바다색이 예쁘고 스노클링을 하는 곳이다. 추가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이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유튜브에서는 5일 이상 강추란다. 그런데, 모두들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셋째, 수영과 자전거도 많이 타고 싶다. 도로가 좁아서 번화가에서는 탈수없지만 적어도 사누르지역과 북부의 한가한 - 모르겠다, 똑같이 번잡할수도 있는 지역에서 자전거라도 즐길수 있을 것이다. 수영은 한국에서 거의 할수없었다. 일단 수영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고, 평화스포웰빙 정도의 수질이 뛰어난 수영장을 찾을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번에 수영하는 기쁨을 같이 누릴수 있으면 한국에 돌아와서도 수영장을 다니도록 노력할 것이다. 수영도 하고, 탁구와 당구도 쳐보면 재미있겠다. 그리미는 당구에 관심이 없단다. 당구장도 일단 가보자.

 

다 좋은데, 요가는 생각이 없다. 스트레칭이나 열심히 하자.

 

넷째, 발리를 이해하자. 신혼여행의 성지에서 한달 살기의 성지가 되어버린 발리를 느껴보자. 언어도 배우고, 힌두교 성전도 보고, 힌두교 서민들의 사는 모습도 지켜보자. Hari Raya Nhepi와 전후의 축제. 우리 숙소가 우붓시내 한가운데에 있으니, 시민들의 축제 모습도 많이 볼것이다. 발리가 왜 폭탄테러의 희생자가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인도네시아는 어떤 국제분쟁에도 참여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동티모르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수하르토 이후 일단 해결되어 평화가 정착중이다. 그렇다면, 서양인들의 놀이터라서, 힌두에 대한 이슬람의 분노? 

 

북반구와는 반대로 돌면서  물이 흘러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자.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흘러내려갔지? 지구가 서에서 동으로 즉 시계방향으로 내려가는 물도 시계방향으로 따라 돌것이다. 남반구인 발리에서는 마찬가지로 시계방향으로 돈다. 엇, 내가 뭘 모르네?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역시 지구과학과 천문학은 어렵다.

 

3시간 만에 한국시간 4시 50분에 샤먼공항에 내렸다. 환승 손님들을 알아서 착착 안내한다. 환승통로도 불과 수십여미터. 입국심사를 하고 출국심사는 간단히 사진을 잔뜩 찍은 다음에 짐검사를 자세하게 한다. 라이터는 전부 빼앗긴다. 이런, 웃으면서 금연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짐검사가 끝나면 다시 승강장으로 이동하는데, 바로 옆이다. 간단하고 짧아서 좋다. 아무래도 작은 공항이다 보니 여유가 있다. 

 

6시에 타서 11시에 발리에 내리니 이번에는 5시간을 타야 한다. 핸드폰과 맥북을 충전한 다음에 샤먼 공항을 어슬렁거리기로 했다. 우육면을 한그릇 먹을까 하다가 참았다. 또 식사를 준다고 하니. 중국땅에 왔으니 고량주라도 한병 사가자. 오랜만에 하는 환율계산이라, 위안화 x 20배를 했더니, 와 굉장히 저렴하다. 그래서 만원인줄 알고 산 수정방. 나중에 작은 글씨로 쓰인 원화계산을 봤더니, 10만원이다. 

 

샤먼공항의 무료 와이파이 연결은 실패했다. 뭔가를 또 잘못한 모양이다. 회원가입을 해야하나? 운동을 위해서 탑승구 주변을 돌다보니 와이파이 사용을 위한 등록을 하는 기계가 있다. 오, 그러면 그렇지. 여권을 넣어 자료는 받았는데, 어떻게 하는지는 모른다. 돌아올 때, 해봐야겠다. 그나저나 인터넷 안되는 것이 이렇게 문제가 되나? 뭔가 중요한 것이 하나 빠진것같다. 

 

5시 35분에 탑승을 했는데, 오, 이런. 짐을 올릴 자리가 없다. 한국에서 샤먼에 올때까지는 그렇게 제한을 하더니 이곳에서 발리를 가는것은 제한이 없었던 모양이다. 아마도 가격이 다르겠지. 쾌적한 기내를 위해 제한을 좀 하자. 비행기는 비슷해서 일단 자리는 편안하다. 자리 아래에 내려놓고 간다. 우리는 이게 편하다. 언제든 가방을 열어 필요한 것을 꺼낼수 있으니. 예정보다 10분이나 빨리 비행기가 움직인다. 조금이라도 빨리 움직이면 발리의 첫날을 잘 보낼수 있을 것이다.  공항은 틀림없이 아수라장일 것이다. 

 

7시가 가까워오자 저녁을 준다. 볶음밥이다. 샤프란향일까? 괜찮다. 그리미도 맛있게 먹었는데, 기름이 너무 많다고 고추장과 김가루를 뿌려먹었다. 더 맛있다.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고, 쌀전병과 머핀도 먹었다. 간식으로 나눠준 견과류 중에서 올리브를 먹었는데, 첨가한 향이 약간 거슬린다. 그래도 둘이서 나눠서 잘 먹었다. 기류가 강해서인지 비행기가 많이 흔들린다. 비행기가 춥다. 외부기온은 영하 17도다. 

 

발리까지는 3,800km. 4시간이면 간다. 잘하면 열시경에 도착하고, 수속을 하면 11시에는 차를 타고 숙소로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유심을 좀더 속도 빠른 것으로 바꿀지 말지를 고민해본다. 

 

늑대는 개의 조상으로 개와 99%의 유전자를 공유한다. 늑대는 산에 사는 개로서 사람을 두려워한다. 그런데 왜 늑대가 사람을 공격한다는 속설이 생긴 것일까? 기독교의 영향이 큰것으로 보인다. 늑대는 사람들이 키우는 양과 염소를 먹이로 삼는다. 사람들로서는 늑대의 공격으로 잃은 양과 염소의 자신의 사룸을 훔쳐간 것처럼 생각할수밖에 없다. 게다가 예수님의 입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양이다. 말도 안되지만,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서 길을 잃은 사람들을, 늑대에 잡아먹힌 양으로 되고, 은유가 사실로 받아드여져, 늑대가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속설이 생기고 만다. 기막힌 일이지만, 사람사는 세상에서 은유가 - 거짓이 사실로 받이들이는 경우는 흔하다. 몽골의 늑대들은 매년 번식기때 500마리 정도가 사냥된다고 한다. 그때문에 사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두려워서 도망친다. 반면에 사람을 만나지 못한 늑대들은, 도망도 가지 않고 공격도 하지 않는단다. 그러니 산에 사는 개다. 

 

펭귄이 뒤뚱거리며 짧은 다리로 걷는 모습은 영상의 왜곡이다. 펭귄의 다리는 실제로 몸통의 절반을 차지한다. 왜 그렇게 짮게 보여지는 것일까? 먹이를 찾아 바다에 뛰어드는 펭귄, 그중에서도 첫번째 펭귄은 포식자에게 희생당할 위험이 크다. 펭뀐들의 전략은 희생양의 희석 전략이다. 어떻게든 많은 개체들을 불러모아서 한꺼번에 바다에 뛰어들어야 자신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 처음으로 뛰어드는 펭귄은 등떠밀렸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왜 펭귄들은 그렇게 위험한 바다, 그렇게 추운 바다에 적응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일까? 이것또한 궁금한 일이다. 펭귄들은 4초간 자고 4초간 깨어난다. 그렇게 잠드는 시간이 11시간이 넘는다. 먹이를 구하러 갈때만 잠을 자지 않는다. 놀라운 것은 30분 동안이나 숨을 참고 먹이를 찾아다닐수 있다고 한다. 개나 고양이가 설잠자는 것을 걱정했더니, 펭귄에 비하면 참으로 긴잠이다. 그러고보면 사람이 오랜시간 잠을 자면서 기억을 정리하고, 기억을 되새긴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꺠어있는 동안에 사룸과 관련된 일들을 밤사이에 계속 반복해서 되새김질함으로써 삶의 확률을 매우 높일수 있는 것이다. 

 

멧돼지는 한국에 20만마리가 있다. 그런데도 사람 사고가 거의 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은 사람을 공격하려 하지 않기 떄문이다. 멧돼지를 만났을때, 그저 가만히 있으면 제 갈길을 간다. 사람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산행을 하면, 멧돼지들은 알아서 피해간다. 무섭다고 공격하면, 오히려 공격받는다. 

 

비자와 관광세를 전부 내고 나서 일찍 나왔는데, 짐이 늦게 나와서 특별한 느낌이 없다. 그래도 자동출입국 심사다. 유심을 끼워주는데, 뭔가 엄청나게 복잡하다. 이런 상황이면 과연 이심 설치는 가능할까? 

 

클룩으로 호텔까지 잘 왔는데, 고속도로 톨게이트비용을 30k루피라고 하더니 50k를 줬는데, 잔돈을 주지 않는다. 물론 잔돈을 받을 생각은 없었지만 그냥 가니 약간 서운하다. 그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말이다. 

 

호텔 직원은 손흥민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깬다. 참 잘생긴 친구다. 

2층에 있는 객실은 우리나라 여관보다 약간 크다. 만일 이 객실을 20만원에 예약했다면 억울할뻔했다. 다행히 4만원에 예약했다. 낡은 시설이지만 깨끗하게 모양을 갖추었다.

샤워기에 정수필터를 끼우고 사용했다. 수압이 약하지만 괜찮다.

  

한석규와 김혜수가 나오는 악당과 과부라는 한국영화를 보다가 잤다. 새벽 2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