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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베트남 여행

[닌빈-하롱베이-깟바-하노이] 열시간을 이동하는구나_240131 el miercoles, treinta y un de enero_Среда, тридцать один январь

06:30분 출발하는 비행기라 4시반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한다. 8시부터 잠을 자기로 했다. 소맥을 두잔마시고 듀오링고를 한 다음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10시에 잠이깼다. 최배근의 경제학을 들으며 다시 잠을 청했다. 그리미의 목소리가 들린다. 3시란다. 어, 생각보다 잘잤다. 이제는 홍차도 마시지 말아야겠다.

 

짐도 잘챙기고 교통도 좋아서 35분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도 생각보다 한가하다. 사람들이 워낙 부지런해서 벌써 짐을 다 부치고 우리가 거의 마지막이란다. 밤에 공항에서 쪽잠을 자고 출발한다고 한다. 헐.

 

하노이에서 닌빈까지 이동하는 것을 고려하면, 거의 10시간을 이동해야 한다. 쉬운 일정이 아니구나. 비상구 앞자리인데, 좌석이 뒤로 제껴지지 않는다. 비상구를 막을까봐 취해놓은 조치인 모양이다. 해외에서 원화결제를 하면 수수료가 붙기 때문에 원화 결제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고 카드사에서 문자가 왔다. 내 카드는 지난번에 한번 해킹을 당해서 해외사용을 아예 금지시켜 놓았다.

 

6시 25분에 승객들은 다 탔는데, 55분이 되도록 출발을 하지 않는다.

 

7시에 출발해서 5시간을 가는 동안 샌드위치 2쪽과 물 한병을 마셨다. 새벽의 이동이 의외로 힘들다. 뭔가 관리를 잘못했다. 비행기에 탑승해서 이륙이 완료되면 바로 식사를 하고 잠을 잤어야 했다. 지난번에는 5시간이 지루한줄 몰랐다. 자느라고.

 

공항에 내려서 짐을 찾으며 말톡 유심을 아무리 연결하려고 해도 성공하지 못했다. 손팻말을 들고 마중을 나오는 기사도 없었다. 와우, 정말 무슨 일이냐? 클룩에게 사기를 당했나? 유심을 아무리 연결하려 해도 되지 않고, 7번 기둥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어쩌냐?

 

클룩에게 사기를 당한 것으로 치고 기차로 이동할 것이냐, 그랩으로 이동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했다. 이럴리가 없는데. 그리미가 픽업 나온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라고 한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냐며 계속해서 유심을 살리려는 노력을 했다. 뭔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답답해진 그리미가 픽업 나온 사람들에게 가서 정보를 알아온다. 10번 기둥쪽에  클룩 픽업이 있다고.

 

정말로 있었다. 나를 기다리다가 왓스앱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왓스앱을 가입한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번호로 검색하면 되는가? 안내문에 이 내용이 있기는 했지만 습관이 되지 않아서 확인하지를 않았다. 베트남에서는 계속 이 앱으로 연락이 온다.

 

반갑기도 하고 화도 났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우리 일행으로 갔다. 그 사이에 장미꽃다발을 하나 얻어왔다. 그것때문에 사기 피해를 극복한 모양이다.

 

도로는 잘 닦여있는데, 2차선이라서 매우 혼잡하다. 하노이 시내를 거쳐 닌빈까지 한참을 간다.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 간단하게 쌀국수를 먹고 계속 이동. 드디어 숙소인 라리따 땀콕 리조트에 도착했다.

 

사람들은 정말 친절하고 최선을 다한다. 날씨, 온통 안개에 쌓여있는 이 날씨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침구도 모두 축축하다. 날은 더운 느낌이지만 차가운 습기 때문에 온풍기가 필요했다. 작은 냉온풍기는 매우 힘겨워 보인다. 없는 것보다는 낫다. 1시간을 쉬기로 했다. 열시간 만에 휴식이다.

 

3시 반에 일어나서 땀꼭 시내로 간다.

 

700만동을 교장으로 부터 받았다.

 

시내 레스토랑에서 볶음밥, 스프링롤, 스테이크 감자튀김, 치킨 바베큐를 시켜서 먹었다. 맥주.

베트남 보드카를 시켰더니 병에 따라서 가져온다. 헐.

 

기분좋게 마시고 합숙을 마치고 돌아가는 대학생들처럼 어둑한 하늘 아래를 걸었다. 30분. 베트남 사람들이 모여서 술판을 벌이는 흥겨운 모습이 두번이나 눈에 들어왔다. 멋지다. 너무 큰 희생을 치른 사람들에게 이런 여유가 있다니. 미국인들은 아직도 소근거리며 대화한다. 두려운 것이다, 죄지은 것이.

 

용과와 망고 귤을 샀다.

 

숙소에 도착하자 거대한 영화가 눈을 가렸다. 이것은 말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개운하고 좋았다. 맥주도 마시고 소주도 마시되, 하나도 취하지 않았다. 

양말을 빨아 널고 일기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