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70포대의 퇴비를 뿌리고 트랙터를 빌려오다_220329 el veintinueve de marzo el martes_двадцать девять Март вторник

한 줄 남아있던 비닐이 너무 깊숙이 박혀 있어서 아침에 그 비닐을 제거하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게다가 밭 가장자리에 널려져 있던 온갖 덩굴들을 정리하고, 자라기 시작한 아카시나무를 제거하느라 한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일하는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 노는 시간도.

 

3시에 다시 밭으로 가서 퇴비를 뿌리는데 20포대 뿌렸더니 한 시간이 흘러가 버린다. 마음이를 몰고 농기계 임대센터로 달려가서 트랙터를 빌려왔다. 거의 1년 만이다. 겁은 좀 났지만 농원까지 30분을 무사히 달려왔다. 기계도 작동해 봤는데, 잘 돌아간다. 흙이 물에 젖어있어서 작업이 더디다. 30분 정도 작업을 해서 1차 작업의 30% 정도를 끝냈다.

 

미처 뿌리지 못한 퇴비를 다 뿌리고 70장의 포대를 정리하고 났더니 7시 20분이다. 바이올린 수업 시간에 늦어버렸다. 내일 해도 되는 일이었는데. 

 

20kg의 퇴비 포대 70개면 1.4톤이다. 이것들을 어제는 어깨에 지고 나르고, 오늘은 두 팔로 들어서 밭에 뿌렸다. 엄청난 운동을 했다. 팔다리 근육이 아프다. 이런 일만 계속하면 근육이 엄청 붙을 텐데, 다음 주부터는 쪼그리고 일을 해야 한다. 무릎관절 다 나간다. 참깨 파종은 절반은 서서 작업을 하려고 한다. 많이 걸으면서 일을 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트랙터로 갈아놓은 밭이 참 곱다. 이 평화롭고 단정한 밭이 3주만 지나도 온갖 생명들로 가득해진다. 지금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갖 벌레와 곤충, 두더지까지 다양하게 살고 있다. 농약과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니 자연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놀이터가 되기 전에 바라보는 밭의 모습은 마음을 평화롭게 만들어준다.

 

맑은 바다를 또 보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