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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나는 밭과 정원을 관리하는 몸수다_220322 el veintidós de marzo el martes_двадцать два Март вторник

그리미의 지시대로 정원에 핀 꽃과 나무를 점검했다.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목련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산수유는 노랗게 피었다. 상사화는 만나지 못하는 꽃을 피우기 위해 잎을 가득 올렸다. 수선화가 제법 자랐다. 꽃대는 올라오지 않았다. 히아신스hyacinth가 보이지 않는다.

 

상사화는 아스파라거스 목 - 수선화과로 한국의 중부 이남 지역이 원산지다. 꽃무릇과 비슷한 꽃이다. 

 

왜 한국의 자살율이 높은지에 대해 토론을 하고 3시가 넘어서 정원으로 다시 갔다. 애플민트의 마른 줄기를 걷어내어 정원을 정리했다. 그러자 희야신스가 작은 잎을 드러냈다. 서너 송이가 늘어서 예닐곱 송이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수선화 한 뭉텅이도 더 보인다. 총 네 군데에서 수선화가 자라고 있다. 만일 심어두었던 후리지아가 살아난다면 얼마나 향이 좋을까. 그러나 후리지아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백합도.

 

밭으로 가서 '오래가는 비료'를 내려놓고 밭을 정리했다. 청소부처럼 더러운 것은 들어내고, 정원사처럼 원하지 않는 풀들은 뽑아서 밭주변에 던져 버렸다. 작년에 잘 거둔 고추대도 전부 걷어냈다. 참깨, 들깨, 콩대는 밭에다 그냥 두었다. 이제 다시는 밭에서 고추대를 태우지 않으려고 한다. 태우는 행위 자체가 위험하고,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것이다. 이제 10년도 남지 않은 위험 시간을 뒤로 뒤로 미루려면 작은 실천들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밭 끝의 흙을 걷어내어 배수로 겸 도로와의 경계를 만들었다. 흙이 채워져 있으니 밭으로 차가 들어온다. 경계가 필요한다. 겨우 여섯 수레의 삽질을 했는데도 온 몸의 힘이 빠진다. 역시 삽질은 힘들고, 겨울동안 열심히 근육운동을 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다.

 

쥐똥나무를 옮겨 심으려는 계획을 수정했다. 밭 주변에 쥐똥나무의 가지를 잘라다가 심기로 했다. 커다라 나무가 있으면 더 좋겠지만 작은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다. 살기만 한다면.

 

상사화 잎
수선화
히아신스. 하이어신스 hyacin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