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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서재

김근식의 대북정책 바로잡기_220304 el cuatro de marzo el viernes_четыре Март Пятница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살아생전에 보기 힘들 것이라는 나름의 비관적 전망 때문에 ‘평화정착’이라는 틀에서만 바라보아왔다. 한반도와 한민족 내부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영토와 정치체제의 규정에서 드러나는 적대적 개념을 바꾸자는, 윤영상의 ‘남북헌법개정론’이 실현가능한 몇 가지 정책의 하나라고 생각해 온 정도다.

 

관심이 적다보니 읽은 책이 없었는데, 이번에 김근식의 책 ‘대북정책 바로잡기’가 나왔다. 책을 사야하는 이유들이 금방 떠올랐다.

 

1) 통일문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전환점을 마련하자.

2) 김근식의 입장 변화의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성찰의 결과인지 소속 정당의 변화 때문인지를 차분하게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책의 앞부분에서 벌써 궁금했던 내용들이 해명이 된다. 김근식은 성찰과 고민의 결과라고 했다. '핵 보유국'의 지위에 오른 대 북한 정책은, 퍼주기로 일관하는 정책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햇볕 정책은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고 평가한다.

 

2009년에 그가 국회에 제출한 논문 "대북포용정책의 개념과 향후 발전방향"과 이 책을 함께 읽음으로써 그의 진심을 읽어 보자. 

 

"김정은에게 한없는 아량과 선의를 보여주고 화해협력과 대화의지를 지속적으로 견지했음에도 남북관계는 최악이고 북핵문제는 제자리 상태 (중략)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마자 김정은의 핵질주는 지속되었고 김정은과 트럼프의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15 경축사에서 전쟁 반대와 평화지상주의의 확고한 입장을 견지했다. 2017년 말 화성-15형의 시험발사 성공으로 '국가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고 나서야 김정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거만한 협상의 자세로 나오기 시작했다. 

 

(중략) 2018년 9월 평양에서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과 백두산 천지에서의 남북정상 포옹사진은 남북관계의 확고한 진전을 믿게 하는 역사적 장면이었고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기 전까지도 남북관계 개선과 북핵문제해결은 더이상 의심할 수 없는 확실한 성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의 현실은 극적으로 최악이다. 

 

기대와 설렘으로 지켜봤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감동은 한순간의 추억으로 사라졌고 김정은의 핵고집과 대남도발은 이제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중략)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한계를 극명하게 입증시켜준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현재 한반도의 변화된 개관적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데서 이미 예고되었다. 김대중 노무현 당시의 햇볕정책의 정당성과 올바름에만 집착한 채 그동안 변화된 한반도 정세와 북핵문제의 현실에는 눈을 감고 도외시한 것이 가장 큰 실패의 이유다. 변화된 현실에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책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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