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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뉴질랜드호주자동차여행

맥카페, 다만 이용할 뿐이다_051103, 목

Mc cafe에 가서 세수를 하고 매장을 보니 전기 콘센트가 여러 개 있었다. 컴퓨터 충전도 할 겸 일기도 쓸 겸해서 대학에 가기 전에 잠깐 짬을 내어 열심히 일기를 쓰고 있었다.


 

지나가던 노부부가 관심 있어 하기에 바탕화면에 깔린 우리 가족의 사진을 보여 줬더니 lovely를 연발한다. 어디로 가냐고 하니까 차를 가지고 케언즈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고 하면서 반갑게 악수를 청했더니 밝은 미소로 응해 온다. 언제나 Mc cafe는 사람들이 가득하고, fast food가 풍부하다. 우리는 이 좋은 장소에서 양치하고 세수하고 때로는 컴퓨터까지 즐긴다. 다만, 먹지만 않을 뿐이다.

 

그건 그렇고, 아침부터 마음이 불안했다방문이 약속되어 있는 ACU의 주소를 알지 못했고, 제대로 된 지도도 가지지 못해서였다. 일단 시내로 들어가서 지도를 구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천재아들은 아직 자고 있다. 새벽 6시니까.

 

CENTRAL역 앞에 차를 주차하고 집으로 전화를 했다. 그리미가 금방 전화를 받았다. 부천에 있는 그리미의 컴퓨터로 약 30분에 걸친 노력 끝에 브리즈번 너지 로드에 있는 대학의 주소를 알아냈다. 철도역의 역무원에게 길을 물었다. 지도를 보고 열심히 찾는 척 하더니 여기서부터 가는 법을 잘 모르겠단다.

 


 

역무원이 가지고 있는 지도는 엄청 복잡하다. 브리즈번 시내도 그만큼 길이 많다는 뜻이다. 그러다보니 이곳 사람들은 자기들이 다니는 길이 아니면 잘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 도무지 길을 설명할 줄을 모른다. 일단 방향만 잡고 시내를 빠져 나갔다. 언덕 위에 브리즈번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사진을 한 번 찍고, 봉고차를 운전하는 사람에게 길을 물었다. 그도 역시 지도를 뒤적이다가 아주 쉬운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무조건 공항 표지판을 따라가다가 너지 로드가 나오면 빠져 나가라는 것이다. 그렇지. 바로 그거야. 역시 사람은 현명해야 해.



공항 표지판을 따라서 10여분을 달리니 정말로 너지 로드가 나온다. 
그곳에서부터 학교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렸다. ACU 브리즈번 캠퍼스는 푸른 잔디언덕 위에 높다랗게 자리하고 있었다. 이메일로 만나기로 약속했던 소피아 고메즈가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녀의 이름 때문에 멕시코 출신이냐고 물었더니 콜럼비아에서 왔다고 한다. 천재아들을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방에서 놀 수 있게 한 후 소피아는 나와 함께 학교를 둘러보자고 했다.

 

주로 간호학과와 교육대학이 중심이 된 이 캠퍼스는 2천명의 학생들이 있다. 그 중 상당수가 외국으로부터 온 학생인데, 중국, 한국, 미국, 유럽으로부터 온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고, 콜럼비아, 동티모르에서도 학생들이 건너와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상당히 많은 수 - 아마도 400여명 - 의 국제학생들이 교환학생 - 특히 미국이나 유럽은 의무적으로 1학기를 외국에서 수강해야 하므로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는 호주나 뉴질랜드를 선호 - 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브리즈번 캠퍼스는 너무 깨끗해서 마치 집안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으며, 
컴퓨터실과 강의실 역시 최첨단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고, 성당까지 깨끗하고 아름답게 지어져 있었다. 역사가 오래된 학교인데, 시내 중심부에 있던 학교를 이곳으로 옮겨서 지은 지 3년 정도 되었다고 하니 깨끗하고 단정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학생 수에 비해 엄청나게 큰 건물이 안정감을 더 해 준다. 이곳 도서관도 기본 서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요한 저널들은 전자 도서 형태로 운영된다고 한다. 도서구입비가 너무 비싸서 항상 고민이라고 한다.



호주의 대학들은 특히 국제학생들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교통, 숙박시설, 여행시설 등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특히 운전자들에게 관광이나 유학을 온 학생들의 답답한 영어를 인내심을 갖고 이해하도록 계속적으로 교육을 한다고 한다. 어쩐지 엉터리 같은 내 영어를 그녀가 인내심을 갖고 잘 들어주고 있었다. 유학생들을 통한 퀸즈랜드주의 1년 수입이 무려 20억 달러라고 한다.

 




그밖에도 호주의 대학들은 가톨릭교회의 오래된 유물과 예술품들을 한 곳에 모아서 
ART GALLERY를 열고 그곳을 통해 기념품과 엽서 등을 판매해서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한다. 입장은 무료이지만 입구에 기부금을 납부하는 통만 설치하고 받고 싶은 만큼의 입장료 - 예를 들어 부담 없이 낼 수 있는 5$ 정도 -를 기부해 달라고 하면, 1$에서 20$까지 많은 기부금이 모이고, 마지막 기념품점에서도 최소한 엽서나 볼펜과 같은 기념품들을 사간다고 한다.




안되는 영어로 무려 2시간에 걸친 긴 만남의 시간을 잘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시내로 이동했다. 한적한 성당 앞의 놀이터에서 식사를 하고 시드니에서 산 깍두기 김치를 끝냈다. 

 

주) 이 글이 첫번째 글이니 밝혀둔다.

     여행하는 동안 거의 대부분 밥을 해서 야외에서 식사를 했다.

     비가 오거나 너무 늦은 야간에는 차안에서도 식사를 했다.

  

오늘 저녁에는 이곳 식품점에서 새로운 김치를 사야 한다. 일단 대형 할인점에서 전화카드와 식빵, 음료수를 사러 가기로 했다. 망고를 제외하고는 특별히 먹을 만한 새로운 과일이 없었다. 그러나 망고는 깍아 먹는 수고가 너무 커서 먹을 생각이 없었다. 새로운 쥬스를 먹어 보려고 천재아들이 오렌지 레몬 쥬스를 선택했다. 잠시 후에 우리는 그 선택을 후회했다. 오렌지 맛은 전혀 없고 레몬을 그냥 갈아 놓은 듯한 맛이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 지독한 레몬생즙을 참을성 있게 다 마셨다. 정말 훌륭한 부자다. 아들에게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이다.

 

야외에서 식사를 많이 하게 되어서 쓸만한 돗자리가 있을까 돌아다녀 보았는데, 보이지를 않았다. 아마도 해변이든 어디든 커다란 수건을 깔고 누워서 쉬는 문화 때문인지 우리와 같은 돗자리는 판매하고 있지 않았다.

 



 

이곳도 널린게 한국 학생들이라 지나가는 학생들에게 한국 식품점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시내에 있는 마이어 쇼핑센터 앞에 있다고 한다. 일단 쌀을 씻어서 밥을 하면서 시내 지도를 훑어보았다. 가야할 곳이 여러 곳 있었으나 시내는 주차료가 비싸다고 한다. 보통 2시간에 15$ 정도 한다. 그래도 일단 볼 것은 보아야 하니까 시내로 들어갔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 5시 반부터 주말까지는 주차료가 없단다. 세상에 이렇게 고마운 일이 있나. 15분 후면 5시 반이므로 아무 곳에나 주차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차를 잠시 정차하고 여행 코스를 짠 뒤에 5시 30분에 투어를 시작했다.



100여년 된 도시이기는 하나 현대 도시로 완전히 탈바꿈 되어 있어서 
몇 개의 주요 건물들만이 DOME을 가지고 있거나 장방형의 시계탑, 고딕풍의 건물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성당들은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보수되고 있었다. 안작 스퀘어라는 곳은 호주와 뉴질랜드 연합군이 1,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에 참여하여 죽은 것을 추모하는 공원이다.

 

호주가 왜 그렇게 많은 전쟁에 참여했는지는 분명하다. 이곳은 맥도날드의 나라이다. 호주에 세계에서 2개 밖에 없는 헐리웃 무비월드가 있다고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거의 미국 중심의 나라이다. 영연방 종주국인 영국이 미국의 애완견 노릇을 하고 있으니, 영국령 호주가 미국의 세계 지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러면서 호주는 세계 평화를 위해 스스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파키스탄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한 기부금을 모집하는 것, 유네스코 기금을 모금하는 것 등 여러 가지 활동이 확실히 그렇게 보이지만, 왜 자기들의 논리, 아니 미국의 논리가 세계를 지배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은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아프리카의 굶주린 어린이들이 호주와 미국의 곡물상들이 쓰레기처럼 내다 버리는 곡물가격 조정용 곡식으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런 점에서 뉴질랜드는 작지만 독특한 나라이다. 비싼 전기를 쓰면서도 핵발전소를 거부하고, 미국 핵잠수함의 영내 진입을 거부하며, 평화유지군에는 참여하지만 침략전쟁은 거부하는 키위들의 의식은 한 차원 높다고 할 수 있다.

 


시내의 매연은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볼 만한 것 보고 사진도 찍고 강변으로 나갔다. 사람들도 적고 한결 숨쉬기가 편안하다. 물론 도시가 편리하기는 하지만, 대도시는 인간을 인간 이하로 만들어 버린다. 중심부를 벗어난 곳에 아름다운 주택지를 만들어 놓은 호주인들의 생각은 옳다. 오직 불쌍한 유학생들과 여행자들만이 매연 가득한 시내에서 잠이 든다.




시내 관광 덕분에 식사할 장소를 물색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해가 지면서 모기들의 공격이 장난이 아니다.

가로등이 빛나는 어느 건물 앞  계단에서 식사를 하는 데 약간은 처량해 지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이번의 김치는 완전히 멸치 국물에 담갔다 꺼낸 그런 종류의 김치다. 맛있게는 먹었지만 허전하다.

 

식사를 마치고 ST. ANDREW 병원 응급실 휴게실에서 양치를 하고 손발을 씻었다. 병원이라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니 씻기도 좋다. 오늘 저녁은 씻기 위해서 맥카페를 찾지 않아도 된다. 시내 관광 중에 본 7인승 차량에는 4사람이 함께 여행을 하는데, 여행용 짐으로 가득해서 몸 하나 편히 쉴 공간이 없었는데, 는 편안하게 차에서 잠들 수 있을 정도니 호강스러운 여행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