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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천국/뉴질랜드호주자동차여행

호주자동차여행_맥카페에서의 첫 숙영(11/1, 2)

시드니 시내 중심부에서 10km 외곽의 맥카페에 숙영지를 정했다.
이곳의 공기는 유난히 맑고 깨끗하다. 모기가 달려들지 않을까
차창문을 3밀리만 열고 있다가 도저히 더워서 안되겠기에 활짝 열어젖혔는데
여전히 깨끗한 공기에 모기는 없다.

 

공항에서 차를 렌트한 것은 참 잘한 일이었다.
야간비행으로 고단한 우리에게 마치 집과 같은 느낌을 주고
짐으로부터 해방시켜주었기 때문이다.

 

3,000km밖에 주행하지 않은 TOYOTA COROLLA 수동을 용감하게 선택하여,
시드니 타워를 오후 내내 볼 수 있었고, 하버 브리지를 내가 직접 차를 몰고 건넜으며,
온 시드니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일단 한국 수퍼에 들러서 제일 저렴한 국제전화 카드를 사고,
잘 생긴 점원에게 - 워킹 홀리데이 중이라고 한다 - 한국 김치
4$ 어치를 샀다.

 

시드니 시내에서의 운전은 지옥이었다. 필요한 곳에서 우회전이 안된다.
왼쪽으로 P턴을 해야 하는데, 그런 안내는 전혀 없다.

아니, 있을지도 모르는데 눈에 띄지를 않는다.


또 한가지 황당한 것은 멍쩡하게 양방향 소통이 되던 길이 갑자기
일방통행으로 바뀌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눈 앞의 차이나 타운의 대형마켓의 입구를 찾아서 30분 이상을
돌아다녀야 했다. 그러면서 유명한 명소들은 두 번 이상씩 구경할 수 있었다.

 

호주인이 경영하는 등산용품 전문점에 들려 가스버너를 사려고 했다.
49$(4만원)이 붙어있다. 너무 비싸다고 했더니 40$에 가져가라고 한다.
휴대용 가스렌지가 28$인데 너무 비싸다고 하면서 그냥 나왔다.

뉴질랜드에서는 이런 흥정을 해 보지 않았지만 - 아니다. 모텔 가격을
10$ 깎은 적이 있다. 퀸즈타운에서 - 차이나 타운에서 사는 사람이라 그런지
상황판단이 빠르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신중한 구매자이다.

 

중국인 상점에서 멋있는 한국 아가씨 둘을 만났다. 다짜고짜 반갑다고 인사하고
앞으로 3주간 여행하는데 주의할 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밤 늦게 산책하지 말란다.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은 현금을 많이 갖고
다닌다고 알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노리는 강도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말다툼이 일어나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몰려드는 젊은애들에게 몰매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공부하는 학생들 답지 않게 모두들 자유로운 복장이었는데,

시드니에서 볼 것이 뭐냐고 했더니 하버 브리지하고 오페라 하우스만 보고 나면

혼잡하고 비싼 도시 자체이기 때문에 외곽의 해변으로 나가라고 한다.

 

어제 크라이스트 처치 헤글리 골프장에서 마지막 라운딩을 하면서 떨어뜨린 카메라를 사기 위해
중국인 상점에서 카메라를 구경하는데, 마음에 드는 것은 가격이 7~800$을 넘긴다.
큰 가게인만큼 혹시 수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물어 보았더니,
좀 먼 곳에 있는 캐논 수리센터를 가르쳐 준다.

 

주차장에서 한 친절한 중국인의 15분간에 걸친 길안내를 억지로 소화하고
미쳐버릴 듯한 대장정에 나섰다. 정말 참을성이 대단한 분이다.

지도책 5, 6장을 연이어 넘겨 가면서 안내를 해 주는데,

솔직하게 말하면 하나도 못 알아 듣겠다.

 

어쨋든 그분의 도움으로 고작 0여분 정도 되는 거리를 거의 3시간에 걸쳐 헤맨 끝에

캐논 수리센터를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수리를 맡기고 일주일 후에 찾아가거나 집으로 배달해 주겠다고 한다.

숙소도 정해지지 않은 여행에서 일주일 후에 우리가 어디 있을 줄 알고.

700불을 절약하기 위해 3시간을 투자했으나 실패다.

 

허탈한 마음으로 저녁식사를 할 장소를 찾아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