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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일을 많이 하니 엎드려 책보는 것도 된다_논 김매기 10일차_210713 el trece de julio el martes_тринадцать июль вторник

네시 반에 일어나서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떼우고 다구와 함께 논으로 갔다. 메벼 논의 가장 어려운 부분을 둘이 달려들어 30분 만에 해결하고 나니 지친다. 해가 제대로 뜨지 않았는데도 벌써 덥다. 25도 내외다.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6시 반 경에 찰벼 논의 중앙으로 들어가서 작업을 했다. 두세 번을 왕복하며 풀을 정리해 갔다. 8시가 되니 지친다. 다시 휴식을 취하고 9시 반까지 작업을 했다.

 

마지막 30분은 뜨거운 태양의 열기를 hace mucho sol 그대로 받으며 일했다 trabajar. 이러다가 쓰러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철수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움직이지 않았으면 아무 일도 못하고 이야기만 하다가 끝났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와 갈비탕에 아침을 먹고 실컷 떠들었다.

 

어제(12일)는 el ayer 날이 너무 더웠다. 아침에 가족들을 모두 출근시키고 공부를 좀 하다가 농원으로 내려왔다. 2시 반부터 5시까지 뒹굴거리며 공부를 하다가 6시 10분에 논으로 갔다. 다구가 올 때까지 혼자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 보니 흑미논을 마지막으로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이면 되겠지. 아니었다. 8시 반까지 해가 완전히 져서야 논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뭔가 할 일이 남은 듯하다.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 보다는 침대에 엎드려 책을 보는 것이 leo el libro 좋았다. 잠이 올 때도 있지만 대체로 집중이 된다. 엉덩이와 허리 근육을 쓰지 않고 책을 보는 것이 더 즐거워졌다. 신기한 일이다. 아무래도 좋다. 

 

아파트 정원에 핀 매발톱 꽃. 오래된 아파트의 정원은 거닐만하다. 정성스럽게 가꾸어 주신 경비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