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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모와 함께 풀도 잘 자라고 있다_210614 el catorce de junio el lunes_четырнадцать июнь понедельник

지난주와 달리 모와 함께 풀들이 크게 자랐다. 찰벼 논의 풀들을 슬슬 뽑으며 나왔다. 흑미 논의 풀들도 눈에 띄게 자랐다. 이번 주에는 메벼 논의 모 떼우기도 끝내야 한다.

 

하루살이들이 사람을 겁내지 않고 달려든다. 내가 흘리는 땀을 목표로 달려드는 듯하다. 겁 없이 달려드니 막을 방법이 없다. 작업을 멈추고 세수를 한 번 해야 했다. 작업을 시작하자 이내 땀이 번지는 얼굴로 벌레들이 또 달려든다. 올해는 유난하다. 내 땀이 더 달콤해졌나 보다.

 

중간 논둑 하단의 풀베기 작업을 끝냈다.  얼마나 힘들지 걱정했다. 힘들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논가를 걸으며 무거운 예초기를 들어 올리며 작업을 하다 보니 그렇다. 게다가 중간에 작업을 멈추고 쉬기도 힘들다. 논물이 얼굴로 튀어 든다. 악조건이다. 논 두 개를 합쳐서 하나의 논으로 만들면 논 면적도 넓어지고 일도 줄어든다. 논 두 개를 합치는데 드는 비용은 이천 만원이라고 한다. 그냥 다이어트하는 셈 치고 열심히 땀 흘리자. 일 년에 세 번, 육일 정도만 일하면 된다.

 

찰벼 논에서 메벼 논으로 물이 흘러내리는 곳을 한 곳 더 찾았다. 구멍을 메우고 펌프를 양쪽으로 나눠 물을 댄다. 밤에는 냉해를 입을까 싶어서 물을 대지 않으려고 했는데, 좀처럼 물이 차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물을 대기로 했다. 내일 저녁까지 계속 물을 대면 드러난 흙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우렁이들이 일을 하게 하려면 물이 그득해야 한다.

 

절집 펌프와 논을 연결하는 터진 파이프를 교체했다. 지난주 초에 샀는데, 일하느라 교체하지 못했다. 오늘은 제일 먼저 이 작업을 했다. 두 시간을 목표로 하고 나왔지만 결국 세 시간을 일했다. 벤치에 누워 달콤한 휴식을 취했다. 시원하고 좋았다.

 

먹구름은 몰려 오지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모와 함께 풀이 씩씩하게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