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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농사 이야기

바쁜 와중에 마을 논 모내기를 하고, 우렁이를 넣다_210520 el veinte de mayo el jueves_двадцать май Четверг

마을 논 모내기를 하는 날이다. 12분이 참석해서 이앙기로 심을 곳은 심고, 너무 깊어서 기계가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12명이 손으로 모를 심었다. 힘드니까 그냥 놔두자고 했는데도 논은 비워두면 안 된다며 강행한 분들 덕분에 함께 일하고 났더니 기분은 좋다. 마을 일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 벌금을 주자고 한다. 벌금을 줄 것이 아니라 마을 일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수고비를 주자고 했다. 어제 오후에 공지하고 오늘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의 마음도 편치 않을 것이다.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의외로 강력하다. 마을 공동체도 화합하기가 참 어렵다.

 

덕분에 일을 못했다. 오후 1시에 우렁이 31kg을 받아왔다. 일 잘하는 어린 우렁이로 꽤 많이 담아 놓으셨다. 흑미 논에서부터 조금씩 뿌려 나갔다.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잠깐 쉬다가 찰벼 논의 모 때우기를 했다. 일은 힘들지만 모 때우기는 하고 나면 금방 표가 나서 좋다. 메벼 논의 물이 너무 많아서 물에 잠긴 모가 너무 많다. 물을 빼기로 했다. 우렁이를 넣을 정도로 물이 충분하게 차 있으니 웬만큼 빼도 괜찮을 것이다. 일단 모가 살아야 우렁이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9시간을 일했다. 무릎과 허리가 묵직해진다. 아직도 뒷정리할 일은 많지만 철수하기로 했다. 다음 중에 하자. 어머니는 참깨를 다시 심으시느라 힘들게 일하신다. 정말 쉬운 일이 없다.

 

무등산 계곡에 떨어진 때죽나무 꽃